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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후훗오호홋 [812951] · MS 2018 · 쪽지

2018-11-17 10:2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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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국어 법률지문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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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지난 6월 모의고사에서도 그랬지만 올해 수능에 출제된 법률지문 역시 내용상, 서술상 엄밀하지 못했다. 단어 선택이나 법률에관한 지문이 교육과정 상 출제하는 것이 타당한지도 의문이나 이 부분은 내가 임의로 판단할 바는 아니기 때문에 생략하겠다.

아래의 비판은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내용들이 많지만 설렁설렁 쓸 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서 양해를 구한다. 


2. 본론

해당 지문은 민법의 가장 기초인 계약의 효과와 이행불능의 효과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다.


먼저, 계약의 이행 방법과 관련하여 서술하고 있는 4번째 문단에서 법원에 강제집행을 신청할 수 있고 강제집행이란 국가가 물리적 실력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서술하고 있다.

문장 자체에 오류가 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강제집행을 실행하는 주체를 ‘국가’라고 서술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다.


민사집행법 제5조(집행관의 강제력 사용)  
①집행관은 집행을 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채무자의 주거·창고 그 밖의 장소를 수색하고, 잠근 문과 기구를 여는 등 적절한 조치를 할 수 있다.


법원조직법 제55조(집행관)  
①지방법원 및 그 지원에 집행관을 두며, 집행관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소속지방법원장이 임면한다


위 법률의 규정에 따라 볼 때, 강제집행을 실시하는 집행관은 법원의 소속이라고 보아야 하고 일상적인 용어로 사용하는 ‘국가’에 과연 법원이 포함되는지는 의문이다. 더욱이 이 시험은 법학 시험이 아니라 수능 국어 시험인데 굳이 ‘법원 소속 집행관’이나‘법원’이라는 단어가 아니라 ‘국가’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문제에서는 법원을 통해서 강제집행이 이루어진다는 선지의 정오를 판별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시험을 위해 의도적으로 국가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의문이 든다.


그 다음으로 지문은 계약의 원칙들을 설명한 후 계약의 목적물인 그림A가 멸실된 경우를 이야기하며 채무불이행의 효과로서 계약해제권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매도인의 귀책사유로 인한 목적물 멸실이라는 점을 설명하기 위해서 그랬던 것인지 이행불능의 원인을 ‘을의 과실로 불이 나 그림 A가 없어졌기 때문이다’라고 단정적인 표현으로 서술하고 있다.

물론 매도인 과실로 목적물이 소멸된 것을 표현하기 위한 점이란 것은 알겠으나 ~~한 상황을 가정해보자 등으로 서술을 하는 것이 더욱 적합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또한 지문에는 나와있지 않으나 그림 A가 소멸된 것이 곧바로 이행불능이 되는 것은 그림 A가 ‘유일한 물건’으로서 특정물이라는 조건이 필요하다.오히려 그림 A가 유일하지 않은, 예를 들어서 얼마든지 복제가 가능한 컴퓨터로 그린 웹툰 그림과 같은 물건이라면 비록 불이 나서 그림이 없어졌다고 하더라도 매도인은 새로 프린트를 하던지 해서 매매목적물을 갖추는 조달의무를 지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지문은 불이 나서 목적물이 후발적 사유로 소멸되었다고 이야기하면서 바로 이행불능이고 채무불이행이 된다고 설명하고 있는 바 엄밀하지 못한 서술이라고 생각한다.

이와 같이 단정적인 서술은 마지막 문단에서도 ‘갑은 계약을 해제하였다’라고 써 있는데 매도인의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매수인이 해제권을 행사하는 것이 단독행위라 하더라도 적어도 매수인의 해제의 의사표시가 매도인에게 도달해야 해제의 효과가 발생하는데 이러한 의사표시의 도달조차도 필요없는 것으로 읽힐 수 있기 때문에 너무 단정적인 서술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계약 해제권이 발생하는 것에 대해서 ‘사건에 의하여 법률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라는 표현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화재라는 ‘사건’에 의하여 채무불이행의 유형 중 이행불능이발생하면 매도인에게 계약해제권이라는 권리가 그 효과로서 발생하는 것으로 서술되어 있다. 그런데 엄밀히 말하면 계약해제권은 이행불능시에 ‘법률’에 의해서 발생하는 것이다.


민법 

제546조(이행불능과 해제)  채무자의 책임있는 사유로 이행이 불능하게 된 때에는 채권자는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계약 해제권이란 법률에 의해서 발생하는 것으로 ‘사건’에 의해서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실제 민법을 공부할때도 이와 같이 채무불이행시의 계약 해제권을 ‘법정 해제권’이라는 이름으로 배우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계약 이행이 불가능 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민법은 더이상 계약을 유지하지 않아도 될 수 있게 상대방에게 계약 해제권을 부여하고 있다’ 이런식의 서술을 했다면 더 좋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왜냐하면 채무불이행 시에 계약해제권만이 유일한 법적 효과는 아니고 손해배상 등의 다양한 법적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3. 결론

사실 위에 적은 문제점들은 문제를 푸는데 결정적인 부분은 아니고 오히려 출제위원들이 법 지문을 만들면서 학생들의 수준과 내용을 조화시키기 위해서 고심한 부분이 아닐까 느껴진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이 의외로 지문 독해에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거나 법에 관한 잘못된 지식을 심어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법학이란 학문이 단어 한끗 차이로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엄밀한 서술을 하거나, 고3 학생들의 수준을 생각해서 엄밀하게 서술할 수 없다면 이와 같은 지문은 출제를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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