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의 어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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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를 빨아 먹는 '모기'의 어원을 알아보자.
현대 국어 ‘모기’는 15세기에 보이는 ‘모ㄱㆎ’로 소급된다. 16세기에는 제2음절 이하에서 모음 ‘ㆍ’가 ‘ㅡ’로 변화하는, 아래아의 제1차 음가 소실이 일어나 ‘모ㄱㆎ’가 ‘모긔’로 변화했다. 문헌상으로는 19세기까지도 ‘모긔’ 형태만이 나타난다는데 '모괴'라는 이형태도 존재했다. 근대국어 후기에 자음 뒤에서 이중모음 ‘ㅢ’가 ‘ㅣ’로 변화하는 경향에 따라 현대 국어의 ‘모기’ 형태가 등장하였고 이 형태가 정착하였다. 굳이 'ㅢ' 소리가 나지 않는데 불안정한 음가를 살릴 표기는 불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모기'의 어원은 무엇일까? mosquito와 연관을 짓는 사람들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설이다. 일단 Mosquito는 16세기 스페인어 mosquito에서 온 말인데 이 mosquito는 '작은 파리/각다귀(little gnat)'를 뜻한다고 한다. '파리' 뜻하는 지소사 mosca에서 파생된 어휘로 이를 한 번 더 분석하면 라틴어 Musca를, 고대 인구어(PIE)까지 고려하면 어근 'mu-'에서 왔다고 할 수 있다. 아무튼 스페인어에서 유래된 mosquito라는 말의 발음이 현대 국어에선 [모스키토] 정도인데 현대 '모기'의 발음과 스페인어의 발음이 같다고 유사성을 찾으려는 시도는 무의미하다. 비교할 거면 중세의 음가와 그 당시의 스페인어의 음가를 비교해야 한다. 15세기의 ㆎ는 그래도 아래아가 비음운화를 겪기 전이기 때문에 'ㅣ'와는 변별되는 음운이었다. 'ui'라는 모음이 IPA로 보면 [mosˈkito] 즉 [i]로 전사되는데 이는 [ʌj]나 [ɛ~e̞]로 추정되는 ㆎ와는 거리가 먼 발음이다. i가 아시아로 넘어오면서 발음이 변했을 수는 있으나 그렇다 하더라도 '스'와 '토'의 생략은 설명하기 어렵다. 그리고 애초에 스페인이 아시아에 진출한 시기가 16세기이고 15세기에 이미 '모ㄱㆎ'가 보이니 적어도 고려 말기에서는 '모기'에 대응하는 고유어가 있었을 것이다. 차용어라고 하기에는 근거가 너무 빈약하다.
아무튼 '모기'는 더 이상 형태소를 분석해 내기 어려우며 고대 국어까지 가더라도 어원을 찾아내기 어렵다. 모르는 것은 모르는 대로 남겨두는 것이 억측하는 것보다 나을 것이다. 아무리 상상력을 기반으로 하는 어원 추측이라지만 논리적으로 결함이 큰 어원설은 지양해야 한다. 르완다어설이나 환빠들처럼 무턱대고 믿는 사람들처럼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으니 어지간히 확신할 만한 게 아니면 하나의 '설'로 남겨 두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국어 어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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