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의 어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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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름'의 어휘사를 알아보자.
'소름'은 '소홈'으로 소급되는 어휘이다. '소홈'의 '홈'을 '이름'의 옛말인 '일홈/일훔'에서 찾으려고 하는 것도 있는데 '일홈/일훔'은 용언의 명사형이라는 점에서 둘의 형태론적 유사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소홈'이 '솧다'라는 어휘의 명사형일 리도 없거니와 '솧다'라는 어휘는 존재하지도 않는다.
아무튼 '소홈'의 'ㅎ'은 탈락되었는데 통시적인 모음 사이에서의 ㅎ 탈락은 흔히 보이는 현상이므로 별로 이상할 것은 없다. ㅎ의 음가는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ㅎ이 탈락해 '소옴' 정도의 형태를 상정할 수 있겠으나 16, 17세기 문헌에는 관련된 예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하며 18세기에 '소오름'과 '소오롬'의 형태가 등장하였다고 한다. '소홈>소오롬/소오름'인 건데 '오'는 ㅎ의 탈락으로 설명이 될 수 있겠으나 '로/르'의 첨가는 독특하다. 어째서 이러한 형태가 발달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만약 '소옴'이라는 형태가 쓰였다면 동음어 충돌을 회피하기 위한 시도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바위'와 '바퀴'도 둘 다 '바회'로 쓰였는데 '바퀴(wheel)'은 둘의 형태가 같아 버리니 ㄱ이 첨가되어 '박회'로 쓰이게 되었다는 견해가 존재한다. '바위'와 '바퀴'로 분화되어 둘을 구분하려 했다는 것인데 '소옴'이 그 당시에 '솜'의 옛말로 널리 쓰였으므로 둘을 구별하기 위한 시도가 아닌가 싶다. 굳이 '로/르'을 넣은 이유는 명확히 알 수 없지만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아무튼 '소오롬/소오름'으로 쓰이던 게 동음이 만나 '소'로 쓰이게 됐고 모음조화가 파괴된 '름'이 경쟁에서 이겨 '소름'이라는 형태가 현대 국어에 정착하게 된 것이다. 참고로 요즘 강조를 위해서인지 '소오름'처럼 쓰기도 하는데 근대 때 쓰이던 표기가 보이는 것이 재밌다. '무'나 '솜'도 사실 '무우'이나 '소옴'으로 쓰였다.
'소름'의 어원을 조사할 때 '소'를 '살'과 연관시키려는 시도가 보이긴 하나 잘 모르겠다.
또 하나 재밌는 건 '소름'이 문장에 쓰일 때 '소름이 끼치다'는 근대에 등장하였고 '소름이 돋다' 정도의 문장이 훨씬 더 일찍 등장했다는 것이다. '소름이 도텨'나 '소름이 돗고'와 같은 경우가 그 예인데 '끼치다'가 쓰이지 않은 이유는 원래 타동사의 용법밖에 지니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티다'로 쓰이던 '끼치다'는 '영향, 해, 은혜 따위를 당하거나 입게 하다'나 '남기다' 정도의 의미로 쓰이는 타동사였는데 의미가 확장되고 변화되어 자동사의 용법을 갖게 되어 하나로 문법화한 것이다. '소름이 끼치다'와 같은 문장은 새롭게 등장한 구성이다.

국어 어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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