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2) HW+SW 독해법
게시글 주소: https://dev.orbi.kr/00057479936
거미손 기본편_HW+SW 유현주T (1).pdf
(작년 이맘때쯤 썼던 글인데, 요즘처럼 고난도 국어에선
꼭 필요한 내용일 것 같아 다시 올립니다)
칼럼시리즈 2.
* 칼럼1은 아래 글을 참고해주세요.
시험장에서 구조독해는 불가능할 수 있습니다.
https://www.orbi.kr/0003759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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퓰리처상을 수상한 더글러스 호프스태더의
『괴델, 에셔, 바흐 : 영원한 황금 노끈』에서는
(Gödel, Escher, Bach: An Eternal Golden Braid by Douglas R. Hosfstadter)
" 제11장 뇌와 사고
- 내포성과 외연성
- 기호 : 소프트웨어인가 하드웨어인가? "
라는 파트가 있습니다.
책의 내용의 일부를 발췌하여 전하면,
사고는 뇌의 하드웨어 속에 실재(實在)를 표현하는 것에 의존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 두 기술이 단일한 실체를 표현한다는 점을 알게 되면, 두 기술을 통합할 수도 있다.
하나의 기술이 하나의 산물이 아니라 두 개의 산물을 표현한다는 점을 안다면,
그것을 둘로 쪼갤 수도 있다.
이러한 "기술(記術)들의 산법(算法)"이 바로 사고의 핵심이다.
그 산법은 외연적이지 않고 내포적이라고 말하는데,
그것은 기술이 이미 알고 있는 특정한 사물에 닻을 내리지 않고 "떠다닐" 수 있음을 의미한다.
라고 적혀 있는데요.
해당 파트 전체의 내용들 중 저 부분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거미손 독해법에 실었기 때문에
내용을 빌어 칼럼을 시작하겠습니다.

Drawing Hands (1948) M.C. Escher
이 그림을 기억해주세요.
1. HW+SW 독해란?
HW (Hardware) + SW (Software) 독해에 관해 묻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Hardware란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 등과 같은
전자 장치의 몸체 그 자체를 가리키는 말이죠.
즉, 물리적 장치들을 뜻합니다.
Software란 하드웨어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컴퓨터를 작동시키거나 이용하기 위한 프로그램과 기술을 통칭합니다.
말 그대로 작동시키는 프로그램을 이야기하는 것인데요.
물리적으로 보이진 않지만 실질적으로 하드웨어를 작동시켜 이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위의
괴델, 에셔, 바흐의 책에서는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나오지만, 11장 뇌와 사고 챕터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인공지능에서는 지식을
절차형 지식(procedural knowledge)과
선언형 지식(declarative knowledge)로 구별한다.
명시적으로 읽어낼 수 있는 지식은 선언형 지식으로,
사실로서가 아닌 오직 프로그램으로서만 코드화된 절차형 지식을 말한다.
예를 들어, 프로그래머는 프로그램의 소스코드를 들여다보며
"여기에 있는 이 프로시저들 덕분에,
그 프로그램이 영어 문장들을 쓸 줄 '안다'는 것을 나는 안다.
그러나 그 프로그램 자체는 자신이 그 문장들을 어떻게 쓰는지를
명시적으로 의식하지 못할 것이다."
였는데,
이후의 내용들을 아울러 핵심만 전달하자면
기억으로부터 효과적으로 정보를 끄집어낼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절차형 지식과 선언형 지식 중
어느 형태로 저장되었는지 생각하지 않고
메타지식의 일부 자체로 포함시켜 정보를 인출하거나
둘 중 하나를 골라 인출한다는 것이죠.
어려운 얘기죠?
이걸 다시 거미손에 적용하여 쉽게 얘기해보겠습니다.
오늘 제가 올린 파일은 거미손 기본편
1페이지에 있는 LFIA 키트 지문에 관한 분석입니다.
파일 다운 받으셔서 적용해보시면 더 이해가 잘 되실 거에요.
흔히 독해력이 부족하다고 여기는 학생들 중
'이것'조차 시도해보지 못한 단계에서
포기하고 점수가 안나온다고 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이것'은
[1] "HW를 떠올리는 것" 인데요.
논리적 과정을 정리하는 SW적 접근에만 치중하다 보면
실물 이미지를 떠올리는 HW를 생각하지 못하고
눈으로 선지와 지문만 반복해서 보고 있는 것이죠.
키트 지문은 아시다시피 정말 어려운 지문입니다.
문제는 더더욱 어렵고요.
이걸 시간 내에 정확하게 풀어내려면
HW를 떠올리며 독해를 하셔야 합니다.
실제로 제가 가르치는 최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이 부분을 정확하게 해내는 경우가 많은데
문과 학생이거나 해당 과목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는
지레 겁을 먹고 포기하곤 합니다.
제가 말하는 하드웨어는 실제 실물의 키트가 아닌
정보를 물리적으로 구현하여 이해하는 것이에요.
키트는 실물이미지와 동일하게 그려내지 않아도 좋습니다.
다만,
키트지문을 읽으며
1) 시료패드 ▶ 2) 결합패드 ▶ 3) 반응막 ▶ 4) 흡수패드
라고 글자를 써놓고 정보들을 거기에 끼워맞춰서
독해해야하는 것이죠.
지문에서 'LFIA 키트는 가로로 긴 납작한 막대 모양인데, ~'라고 하면
되도록 저렇게 그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예쁘게는 필요 없고요. 지문이나 보기에 그림이 없다면
꼭 그려주세요. HW와 관련된 문제가 출제되니까요.
특히 그 다음 문장인
'~ 시료패드, 결합 패드, 반응막, 흡수 패드가
순서대로 나란히 배열된 구조로 되어 있다.' 라는 워딩에서는
위의 1~4)의 글자가 순서대로 나열되어 써있었어야 합니다.
이후,
'~키트의 반응막에는 항체들이 띠 모양으로 두 가닥
고정되어 있는데, 그중 시료 패드와 가까운 쪽에 있는 가닥이 검사선이고
다른 가닥은 표준선이다.'
라는 문장을 보면서는
1) 시료패드 ▶ 2) 결합패드 ▶ 3) 반응막 ▶ 4) 흡수패드
검사선 ㅣ ㅣ반응선
으로 글자도 추가해서 배열했어야 하죠.
이걸 문과의 학생이, 생물 비선택 학생이 텍스트로만 이해하려 한다?
저는 효과적인 독해 방법이 아닐거라고 봅니다.
분명히 여러번 읽다가도 이해가 안돼서 계속 시간을 허비할 것이고
그러다 위양성 위음성 단락에선 아예 독해를 포기하겠죠.
이런 식으로 실제로
'~~게 생겼다, ~~이런 구조이다, 구성이다. 좌우전후'
등등의 워딩이 보이면 바로 크게 HW라고 써주시고
그 정보들은 이미지화시켜놓고 정보들을 모아서 이해해주세요.
이것이 눈알만 몇 번씩 굴리는 것보다 훨씬 시간이 절약됩니다.
그리고, 제가 이 지문을 좋아하는 이유는
SW를 잘 보여주기도 하기 때문인데요.
[2] "SW를 정리하는 것" 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4문단의 키트의 정확성에 관한 부분입니다.
3문단까지 하드웨어의 정보 위주로 물리적 정보들을
확인하는 것에 집중하였다면
4문단부터는 소프트웨어의 정보 즉, 논리적 정보들을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목표성분의 존재를 판정하는 데에 오차가 없는 상태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위양성과 위음성 상태가 존재하게 되고
이건 눈으로 떠올릴 수는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순서대로 독해를 하다가는 3번 문제를 풀면서
실수하게 될 수 있습니다. 지문은 양성/음성 구분에서
진양성/위양성을 설명하는 순서로 되어 있는데,
문제에선 진양성/위양성 개념을 통해 양성/음성을
정확히 이해해내야하는 순서로 쓰였기 때문이죠.
그래서 분류 방식으로 내용구조도를 그려
논리적 정보의 위계를 잡은 것이고,
이런 과정들이 유기적으로 융합되어야 정확한 독해가 가능해집니다.
독해력이란
이런 것들을 자유자재로 해내는 능력이지
배경지식을 많이 쌓는 것이 아니에요.
배경지식이 있어 유리한 것은
바로 HW를 떠올리는 데 더 정확하고 수월하기 때문인 것이죠.
키트 지문 자체에 관한 해설은
제가 첨부한 파일에 상세히 써놨으니 참고해보시고,
독해에 꼭 적용해보세요.
이제 맨 위의 에셔의 그림이 다시 보이시나요?
2차원의 정보를 3차원의 정보로 연결하고,
또 그것이 끊임없이 이어져야 하는 것.
그것이 제가 HW+SW 독해를 떠올린 핵심이었습니다.
정확하고 효율적인 독해를 위해
앞으로도 종종 칼럼 쓰도록 하겠습니다.
문의있으시면 개별 연락은 받지 않기 때문에
댓글로 남겨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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