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 철학에서의 '직관'
게시글 주소: https://dev.orbi.kr/00038495293
직관이라는 것은 일상적으로 '판단이나 추리 따위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대상을 직접적으로 파악하는 것'
곧 우리가 뭔가를 보고 그냥 딱 드는 생각을 일컫고
철학에서는 약간 용례가 달라지긴 하지만 대체로 '객관적으로 공유되는 주관적 판단' 정도를 가리키는 듯함.
철학이라는 학문은 일반적인 사고 너머의 사고를 하는 것이고
요컨대 우리의 직관 이상의 무언가를 해내려는 시도가 이어지는데
이게 17세기 대륙철학에서 상당히 과학적으로 접근된 것 같음.
가령 스피노자가 인간들의 목적론적 편견을 '틀렸다'고 지적한 것이나, 흄(18세기지만)의 회의주의 등등.
(특히 스피노자가 에티카에서 목적론적 편견을 지적한 내용을 보면 그냥 논리적으로 납득할 수밖에 없음)
직관, 또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인식을 비판하고 회의적으로 고찰했다는 점에서는
데카르트부터가 내가 생각하는 '철학'의 시작이라고 생각함.
그런데 이번에 심리철학 공부하면서 느낀 건데
직관 이상의 무언가를 논리로 계속 쌓아가다보면
결국 실제의 세상(이라고 추측되는 것)과는 너무 괴리된 주장이 도출되는 경우가 있음.
가령 벨만이라는 철학자는 앤스콤의 주장에 기반하여
'의도'에 대한 긴 논증 끝에 의도란 바램이 동기가 된 믿음이라고 주장함.
(여기서 바램, 동기, 믿음이라는 용어는 일상에서의 용법과 크게 다르지 않음)
그런데 실제로 우리가 무언가를 '바라서' '믿을' 수 있냐? 하면 그건 아니지 않나?
무언가를 믿고 싶어서 믿을 수 있냐고 하면 우리는 실제로 그거 안되잖아...
랭턴 등의 철학자는 이러한 결론이 '직관'과 너무 괴리되어 있음을 지적하면서
벨만의 논증 결론 부분을 여러 예시를 통해 반박함.
철학적 논증의 결론과, 우리가 일상적으로 얻는 직관이 부합하지 않는 경우는
사실 철학의 어떤 분야에서 일어나든 인식론적인 문제랑 연결되는 것인데
이는 또 '직관이란 무엇이고 우리가 얼마나 신뢰해야 하느냐'라는 구닥다리 질문으로 돌아가게 됨.
구닥다리이지만 최신 논쟁들에서도 이러한 직관의 문제가 다른 양상으로 계속해서 드러나는 것을 보면
내가 앞으로 목표의식을 가지고 계속 공부해 볼만한 주제인듯.
여담으로 수능 철학 지문에서도 '직관'을 통해서 어떤 철학적 주장의 한계 또는 의의를 강조하는 서술이 많음.
(직관과 부합하면 의의가 강조, 직관과 너무 어긋나면 한계로 서술됨)
철학 공부를 하면서 수능 국어 기출을 보다보면
물론 수능 국어 지문의 깊이가 더 얕긴 하지만, 뭔가 철학적인 영감도 계속 받는 것 같음.
철학에서의 직관에 대한 얘기는 내 스스로 어느정도 더 정리가 되면 '만점의 생각' 철학 지문 해설에도 녹여 볼 예정.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사실 저는 어제 생일이였습니다 왜 말하지 않았냐고요? "모두가 날 신경쓰는척 행동하는게 역겨우니까"
-
옯창 리스트 2 3
-
3월 더프 미적 4 1
21 22 30 틀려서 88점이네
-
과학 문제집중에 7 2
가장 어려운거 뭐임요??
-
야 신난다!
-
자꾸 간봐서 그렇긴 한데 3모 기간이 일정이 뭐가 많아서 아무도 안 볼거면 시간...
-
진지한 국어 질문 7 1
현역때 국어 안했고, 올해 3월에 처음 시작했습니다.선택은 화작목표는 6월에 3등급...
-
[이벤트] 2027학년도 Prologue 모의고사 1회 배포 19 12
OMR 링크:...
-
이제 심판의 시간이 다가왔다 5 2
더프 수학 채점해야 함.
-
아니 개어이없네... 2 0
이게 왜 정털리는데.....
-
미적 기준 뭐가 더 쉣임?
-
스블 vs n제 1 0
수1,수2 뉴분감 4월초에 끝날 거 같은데 스블 한번 더 하는게 좋나요? 아니면...
-
뛰어넘었나 0 1
궁금쓰
-
ㅈ같네 씨발씨발
-
자퇴마렵노 4 0
회화가맨날잇서
-
잘생기면 먹는거 조절하게됨 0 0
잘생긴거랑 아닌거랑 대우받는게 다르다는걸 아니깐 체중조절목적이 생기는등 잘생기면...
-
시대인재 근황.... 6 3
한국사 답안 523 투척
-
올해 화학표본은 2 1
잘함?
-
재수하는데 집안형편 4 1
하..올해 재수하는 07인데 ㅅㅂ 집안형편이 생각보다 안좋은것같은데 어캄 우연히...
-
헐 통합과학은 0 1
염색체에서 막 화학식 구하고 외계행성 물리법칙 구할려나
-
ㄹㅇ 오르비가 존나심심해짐
-
더프랑 서프가 왔는데 생각해보니 현역이라 풀 시간이 주말뿐임;;; 지금 모의고사...
-
야심한 밤의 2503 화1 9 0
엄 이게 진짜 말로 하기 뭐한데 생각보다는 어려운데? 등급컷은 잘 모르게씀...
-
근데 통합과학은 어케나온대 0 1
이게 ㄹㅇ궁금함
-
통합과학 현강은 어케함 2 3
현정훈 강준호 김연호 이신혁 막 번갈아서 들어오나 ㅋㅋ
-
13분 후 배포함 4 4
-
좋아하는 강아지가 있는데 8 2
랜선으로만 보는 애기인데도 갈수록 늙어가는 게 눈에 보여서 슬픔
-
님들은 뭐해서 돈벌것같음? 6 0
ㄹㅇ 뭐해야하지
-
ADHD 진단 받아서 울었어 0 0
대학교 졸업하고서야 알다니
-
존나행복했다
-
애니캐릭터가 그렇게 하니까. 그리고 내가 쉽게 변하지 않는 강인하고 안정된 마음을...
-
나의능력 3 0
아무도댓글를안단느능력
-
Stay on fire 개좋음 1 1
앨범에서 유일하게 좋은데 걍 좋음 캬
-
작수 39점 사문 최적 개념 0 0
작수 윤성훈 풀커리 듣고 사문 39점이고 지금까지 윤성훈 스피드 개념 +검더텅...
-
3모 전날 새르비가 8 1
폭발적이겠지?
-
전 오늘부터 3 0
혼자다니기로 했어요
-
저랑 맞팔해요 4 1
-
새르비가 되어가니깐 1 1
조회수가 줄었군
-
학교생활 망햇다 3 0
망햇다고
-
하수: 실모에 기하가 없구나 1 2
고수: 공통 모의고사구나
-
이이이이걸들르셈 2 0
동현이 랩이된다 여기서제일잘하는애야
-
내용을 아는데 문제를 틀림(?)
-
이 앨범 진짜 좋다 0 0
-
좆 0 0
학교실ㄹ러
-
단축수업 너무 야르인데 2 0
앙 기모찌
-
근데 더프나 서프 개인응시면 1 0
걍 안사고 ㅇㅂ에서 뽑아푸는게 낫나요? 일단 3덮 사긴했는데 다음부터 어케할까요?? 현역입니다!
-
N제 작년꺼 풀어도 괜찮나용 0 0
사촌형한테 책 작년 N제 몇개 받았는데 작년꺼여도 풀어봐도 괜찮겠죠? 참고로 기출...
-
무릎도 안 모이는데 안쪽이 왜 아픈지 모르게씀
-
생명 실모 양치기할까 2 1
진짜 n제 푼다고 크게 안느는거같기도하고 시간관리가 필요한데
-
나 오르비 글보면 0 0
고위관직맡게되면. 물러가라 시위도 나오겠네
내년에 해설 외적인 부분들까지 보완해서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ㅋㅋ
너무 내용이 추가되면 그냥 만점의 생각 말고 다른 책으로 낼 수도...?
본문의 말에 비하면 너무 초라한 주제긴 하지만
수능 강의들을 듣다보면 직관을 버리고 이성적이고 단계적인 사고만이 강조되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습니다 흔히 감이라는 말로 직관의 싹을 잘라버리는 경우도 있었고요
흥미롭네요
야~호x14
???:감각적으로 직관이 들어와야
???: 시이바 모르겠으니까 그냥 찍겠다는 말 아니야? 내 말이 틀렸으면 반박을 해보라고 ㅋㅋ
???: 많은 훈련끝에 오는 감각
14번 해설해주시나요?
네~ 해드렸습니다~
직관이라는게 기준이 너무 어렵네요
철학적 직관에 대해서는 오히려 실험철학에서 잘 정리를 해놓은 것 같더라고요. 싸움의 대상이라 그런지 철저히 분석을 ㅎㅎ
직관 하면 후썰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