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사 이야기 15편 - 독소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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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간에는 2차 세계대전에서 소비에트 연방을 독일로부터 구한, 마더 로씨아의 마스코트 T-34 이야기를 하면서 '공부'라는 거에 대해서 설명해볼까 합니다.
2차 세계대전의 정세는 대략 다음과 같이 진행됬습니다. 히틀러가 정권을 잡고 -> 독일이 야욕을 드러내고 -> 영국과 프랑스는 눈치보고 소련도 독일과 불가침을 맺으면서 같이 눈치보고 -> 독일이 공짜로 프랑스를 꿀꺽 삼키고 -> 영국 침략하려다가 지지부진해지고 -> 스탈린 뒤통수를 뜬끔없이 때리면서 독일이 소련을 침공.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과 소련의 전쟁은 이미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큰 전쟁으로 구분될 정도로 매우 격렬했으며, 사실상 독일을 패망시키는데 결정적 요인이 된 대사건입니다. 여기에서 소련과 독일은 자국의 국력을 전부 갈아 넣으면서 상대방을 끝장내려고 했었습니다.

(1941년 독일이 소련과의 불가침조약을 깨고 너죽고 나살자라는 식으로 모든 전력을 때려부우면서 발발한 독소전쟁은 수많은 인명과 자원을 증발시켰습니다.
https://www.haikudeck.com/ww2-terms-to-know-uncategorized-presentation-N3LT3xUbsu )
당시 소련은 세계적으로 급격한 경제성장과 공업화를 통해 강대국 수준의 국력을 가지고 있던 나라였습니다. 그런데 독소전쟁 직전까지 소련의 정세는 매우 불안정했고 정치적인 갈등과 숙청, 그리고 독일과의 불가침 조약으로 인한 긴장완화로 약점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독일은 전차러쉬로 프랑스를 공짜로 꿀꺽 집어삼킨 과거의 경험담을 되새기며(기출문제를 훌룽히 복습한 좋은 모습이긴 한데 소련은 프랑스와 다른 유형이었고) 기습적이고 맹렬한 속도로 소련을 침공합니다.
프랑스를 예상외로 공짜로 먹으면서 전력이 소모되지 않고 더 증강된 독일군의 공격에 소련은 맥없이 무너졌으나, 그 와중에도 최선을 다해 싸운 사람들이 있었기에 서부지역에 존재하던 공장들은 해체되어 열차를 타고 동부지역까지 이사합니다.
그런데 독일의 생각보다 소련은 너무나도 광활했으며, 겨울이 오자 추위도 문제지만 땅이 진창이되어 보급이 엄청나게 더뎌지고, 반복된 독일군의 공격을 학습한 소련군도 계속 만만찮은 저항을 이어나가면서 속전속결로 전쟁이 끝나지 않게됩니다.
게다가 얼마안가 지구 반대편에서는 일본제국이 진주만 공습으로 자고있던 거인을 들쑤셔버리면서 미국이 본격적으로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됩니다. 미국의 랜드리스 원조를 받는 소련은 숨통이 트이게되고, 독일은 단순히 일본이 편들어 싸우면서 유리하게 될 줄 알았으나 결과적으로는 소련에 숨구멍을 만들어주면서 되려 동맹국에게 엿먹은 역사의 아이러니.

(미국의 참전으로 소련에 수많은 군수품과 식량이 제공되었으며, 소련의 추위에 떨고있던 독일군의 등골을 더 서늘하게 만드는 소련군의 회심의 전차가 곧 등장합니다
http://blog.daum.net/pzkpfw3485/2243185 )
미국의 원조를 등에 업고 본격적으로 군수품 생산에 박차를 가한 소련은, 아까 말한 동부지역으로 이사한 공장들을 쉴새없이 돌리기 시작합니다.
여기에서 그 유명한 소련의 T-34 전차가 쏟아져나오게되며 독일은 독소전이라는 끊없는 소모전의 늪에 빠지게됩니다. 독일의 예상보다 소련군은 더 많았고 더 많았습니다.
특히 T-34는 소련의 뛰어난 공업력을 보여주는 좋은 예시였으며, 그동안 잘 싸워오긴 했으나 미국이나 소련에 비해 공업력이 많이 후달리던 독일에게는 점차 심한 압박을 줍니다. 이제 소련군은 전쟁 초반 끊임없이 후퇴만 하던 오합지졸의 숫자만 많은 군대가 아니라, 제대로 된 전력을 갖추고 역습까지 가하는 강군이 되어있었습니다.

(T-34는 그 출현 자체로도 독일군에게 큰 충격이었으나 그 숫자는 훨씬더 큰 충격이었습니다. 이 소련의 신무기에 대항하기위해 독일은 전차 끝판왕인 티거를 뽑아내지만, 단순히 수적으로 비교했을때 티거가 T-34를 10대씩 잡아줘야 했기에 전쟁의 결과는 뻔했습니다)
독소전쟁은 거대한 두 국가의 인명과 물질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벌어진 사건입니다. 소련은 처음부터 그랬지만, 독일도 후반기로 갈수록 인명과 자원을 갈아넣으면서 전쟁을 수행해야 할만큼 강한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소련이 저 많은 T-34를 뽑아내며 독일을 압박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인명을 갈아넣으면서 끊임없이 공장이 돌아가고, 무엇보다 전쟁의 승패에 직접 영향을 끼치는 군수품 생산에 총력을 기울였기에 가능했던 결과였습니다.
대충 여기서부터는 이야기가 좀 단조로워져서, 치열하게 소모전을 펼치던 독일과 소련은 결국 쿠르스크 전투에서 양측의 전차전력을 올인하여 맞붙었고, 마침내 소모전을 감당하지 못한 독일이 꺽이고 후퇴하면서 전쟁의 승패는 급격히 기울어집니다.
그래도 공부 관련된 내용은 하나 어거지로 넣을려고 다른 이야기를 하나 해보겠습니다. 만약에 어려분이 군수품 공장의 노동자라고 상상해봅시다.
오늘 상부로부터 '탱크 100대를 만들어라'라는 명령이 떨어집니다. 그럼 여러분은 늘 하던대로 탱크를 만드는 매뉴얼을 들고와서, 거기 적혀있는대로 똑같이 따라하면서 탱크 100대를 만들겠죠. 또 이 탱크 100대가 서로 들쭉날쭉하게 다르면 안되니까 최대한 비슷하고 같은 방식을 통해서 일관성있게 규격화된 탱크를 조립할 것입니다.
근데 내일은 갑자기 상부로부터 '항공기 100대를 만들어라'라는 명령이 하달됩니다. 그럼 여러분은 어제 만들던 탱크 매뉴얼 대신, 오늘 만들어야할 항공기 제작 매뉴얼을 들고와서 다른 과정을 거쳐 군수품을 생산할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건 '항공기를 만들어라', '탱크를 만들어라'라는 요구에 맞춰 매뉴얼의 종류가 서로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항공기를 만들때 필요한 부품이나 과정이 탱크 만들때와는 다르겠죠. 그런데 항공기를 만들때 탱크제작 매뉴얼을 들고왔다면 나중에 잘못된 것을 깨달을껍니다.

(탱크 만들라고 시켰는데 항공기 만들고 있으면 상사가 와서 욕하겠죠? 출제자는 자신의 요구에 적절한 대답을 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성적으로 욕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처음에 뭘 만들어야 하는지 정확히 캐치를 해야겠죠. 그래서 저는 수능 공부에서 '출제자의 의도 파악'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봅니다
https://ko.wikipedia.org/wiki/T-34 )
제가 하고싶은 말은, 여러분이 노동자가 되서 군수품 공장에서 탱크를 만드는 것이나 학생으로서 수능 공부를 하는 것이나 똑같다는 말입니다.
출제자가 여러분에게 '~~를 하시오'라고 했으면 그에 맞는 매뉴얼을 가져와서 똑같이 적힌 대로 수행만 하면 될것입니다. 출제자가 어떤 요구를 하느냐에 따라서 적절한 매뉴얼만 들고오면 문제가 해결될 것입니다.
근데 탱크를 만들라는 상부의 명령을 제대로 파악을 못하고 항공기 제작 매뉴얼을 들고 와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면, 중간에 취소도 하고 수정도 하느라 시간도 많이 걸리고 탱크 제작에도 큰 차질이 있겠죠.
결국 사고력이라는 것은 각 상황에 맞는 매뉴얼을 골라 오는 능력이었습니다. 매뉴얼을 만드는 능력이 아니라. 매뉴얼을 만드는건 예전에 이미 해뒀어야했습니다. 시험장에 가서 출제자가 뭘 요구했느냐에 따라 각각 다른 매뉴얼을 제대로 골라서 가져오면 빠르게 문제를 정확히 해결합니다.
전쟁사 시리즈
https://orbi.kr/00020060720 - 1편 압박과 효율
https://orbi.kr/00020306143 - 2편 유추와 추론
https://orbi.kr/00020849914 - 번외편 훈련과 숙련도
https://orbi.kr/00021308888 - 3편 새로움과 적응
https://orbi.kr/00021468232 - 4편 선택과 집중
https://orbi.kr/00021679447 - 번외편 외교전
https://orbi.kr/00021846957 - 5편 공감과 상상
https://orbi.kr/00022929626 - 6편 정보전
https://orbi.kr/00023174255 - 7편 실수와 인지오류
https://orbi.kr/00023283922 - 번외편 발상의 전환
https://orbi.kr/00023553493 - 8편 준비와 위기대응
https://orbi.kr/00023840910 - 번외편 비전투병과
https://orbi.kr/00024082234 - 9편 예상과 예측
https://orbi.kr/00024160983 - 10편 신뢰성
https://orbi.kr/00024418374 - 번외편 보안
https://orbi.kr/00024715925 - 11편 기출분석
https://orbi.kr/00025035755 - 12편 파일럿 교육 양성
https://orbi.kr/00025121266 - 13편 인적자원과 교육
https://orbi.kr/00025579054- 14편 설계사상
알고리즘 학습법(4편예정)
https://orbi.kr/00019632421 - 1편 점검하기
학습이란 무엇인가(11편 예정)
https://orbi.kr/00019535671 - 1편
https://orbi.kr/00019535752 - 2편
https://orbi.kr/00019535790 - 3편
https://orbi.kr/00019535821 - 4편
https://orbi.kr/00019535848 - 5편
https://orbi.kr/00022556800 - 번외편 인치와 법치
https://orbi.kr/00024314406 - 6편
삼국지 이야기
https://orbi.kr/00024250945 - 1편 일관성과 신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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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리스는 본격적인 참전 전부터 제공되고 있던걸 알고 쓰긴 했는데 서술이 마치 침공부터 시작한것처럼 이해할 수도 있겠네요.
랜드리스로 소련이 공업화에 집중하면서 부족한 식량을 채워주기도 하고 직접적으로 전차도 제공하면서 독소전쟁의 무게추를 움직였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아 제가 잘못 이해했네요 감사합니다
소련군은 내가 다 해치웠으니 걱정 말라구
늘 잘보고 있어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