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이야기 1편 - 일관성과 신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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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시리즈를 새로 연재하기에 앞서 당부드릴 것이, 삼국지는 낭설과 설화, 기록과 사실이 대단히 혼재되어 있으며 어떤 매체는 연의(재미를 더 추구한 소설)와 정사(연의보다는 객관적 역사 기록을 지향)의 다양한 이야기를 토대로 재구성되어 출판되어 있습니다.
필자 또한 모든 사실과 가능성에 대해서 확신을 할 수 없으며, 되도록 사실을 추구하면서도, 가상의 이야기 또한 우리에게 교훈을 준다면 다루어 볼 것입니다.
삼국지의 대략적인 큰 스토리는 아주 유명하게 잘 알려져 있기에 세세하게 걸고 넘어가지는 않겠습니다. 저는 단순히 사실을 전달하고 가르치는 칼럼보다는, 제가 나름 고민하고 다른 사람을 통해 습득한 가치있는 관점을 소개하는 장이 될 것입니다.
사람들은 살면서 저마다 가치관과 인생관을 정하고 삽니다. 어떤 사람은 딱 필요한 만큼의 노동만 하며 나머지 시간을 즐거운 여가에 투자하는 사람도 있고, 누구는 물질적인 성공을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고 집중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또 누구는 쓸데없이 싸우는 것을 싫어해서 언행을 항상 조심하기도 하고, 이 외에도 다양한 가치관이 존재할 것입니다.
삼국지에서도 내로라하는 영웅과 장수들에게도 일정한 가치관을 찾을 수 있으며, 각자 인물들은 자신의 신념에 따라 최선의 삶을 살고자 노력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촉나라와 위나라를 비교하며, 인물로는 한국 학생들에게 선망이 되는(워낙 똑똑하니까) 제갈량을 들어보겠습니다.

(제갈량은 유비의 신하를 대표하는 인물로 뛰어난 수준의 행정능력을 보여준 인재입니다. 엄청나게 똑똑하다고 알려져서 웬만한 학생들이 선망하며 필자 또한 그랬었습니다)
제갈량은 유비를 따라 젊은 나이에서부터 동고동락하며 삼분지계라는 큰 틀을 제시했고 실제로 실행에 옮겨 익주에 '촉'이라는 국가를 세우게 됩니다. 이 촉이라는 나라는 조조에 의해 몰락한 한나라(유방이 항우와 싸워 건국한 나라)의 계승을 표방하는 명분으로 세워지게 됩니다.
삼국지의 초기에서부터는 한나라는 쇠퇴한 국력으로 제후들과 신하들에게 심하게 흔들리는 나라였고, 점차 강성한 제후들이 국가를 세우고 나눠지게 되면서 결국 멸망합니다. 정확히는 조조의 아들 조비가 한나라를 무너뜨리고 위나라를 건국하게 되죠.
한나라 황실의 후손을 자처한 유비는 이러한 행태를 역모라고 생각햇으며 한나라를 다시 일으키고 부흥시킨다는 이념으로 익주를 점거합니다. 그리고 위나라와 촉나라 외에도 오나라 또한 건국되어 중국 대륙은 3개의 국가로 균형을 이룬 형태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영토의 넓이로만 볼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국력이나 생산력, 자본력은 위나라가 압도적으로 강했으며 촉나라는 쉽게 말해서 조금 비옥한 시골을 차지한 정도였습니다. 때문에 제갈량은 국력 차이를 극복하고, 더 나아가 명분으로 내세운 한나라의 부활을 위해 지속적인 북벌을 감행합니다.

(단순히 영토 넓이를 보면 비등비등한 것 같으나 아직 오나라가 차지한 강남은 개발되지 않은 낙후지역이었고, 촉나라 또한 험한 산세로 둘러싸여 방어에는 유리하나 명백한 국력의 한계가 존재했습니다)
그러나 지속적인 북벌로도 위나라의 국력차이는 어쩔 수 없었으며, 위나라 또한 제갈량에 버금가는 뛰어난 인재(사마의)를 중용하여 방어합니다.
이미 실질적으로 제갈량은 촉나라에서 가장 강력한 실권과 책임을 지고 있었으며 훗날 지나치게 몸을 혹사하여 과로사하였다고 알려져있습니다. 그만큼 제갈량이 뛰어났기도 했으며 촉나라에는 다소 인재가 부족했습니다. 특히 유비를 이어 촉나라의 2대 황제가 된 유선은 능력은 다소 뒤떨어지는 군주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갈량은 충분히 유선을 몰아내고 더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었으며, 이미 강력한 실권을 쥐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도 왜 제갈량은 유선을 몰아내지 않았을까요? 단순히 충성심이 강해서? 그런 점 또한 있겠지만 저는 더 중요하게 생각한 점이 있습니다.
바로 촉나라가 건국된 명분과 이념 때문이었죠. 아까 말했듯이 촉나라는 한나라의 부흥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건국되었으며, 한나라를 멸망시킨 위나라를 역적으로 생각해서 공격했습니다. 반면 위나라의 건국 논리는 촉나라와 달리 합리주의였습니다. 강력한 사람이 황제가 되는 것이 당연하며, 쇠퇴하고 약한 국가는 멸망하는 것이 당연한 분위기였습니다.
아까 말했듯이 국력은 분명 위나라가 더 강했으나 촉나라는 대의명분을 통해 지속적으로 북벌을 감행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제갈량이 유능하고 더 강한 실권을 쥐었다는 이유로 촉나라를 꿀꺽하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는 촉나라의 건국 이념에도 맞지 않을 뿐더러 내부적으로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더 나아가 결국 힘의 논리에 따라 위나라에 굴복해야 한다는 모순에 직면합니다.

(실질적인 위나라와 촉, 오나라의 국력차이는 압도적이었습니다. 위나라는 대세와 합리, 힘의 논리에 따라 세워진 나라였고 이런 질서 속에서 촉나라와 오나라를 먹으려고 했습니다
http://gezip.net/bbs/board.php?bo_table=horror&wr_id=20493 )
위나라는 강대했기 때문에 결국 촉나라를 멸망시키고 점령합니다. 그러나 위나라는 힘의 논리로 흥했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힘의 논리로 망합니다. 위나라 황제로 아주 어린 나이의 조방이 황제가 되었으나 외척과 신하의 권력에 휘둘렸고, 결국 이는 사마의의 아들들이 위나라를 먹습니다.
사마의의 아들들이 위나라를 먹은 후 다시 그 아들이 위나라를 멸망시키고 진나라를 건국했으며, 마침내 오나라를 멸망시켜서 삼국통일을 이루게 됩니다. 그러나 이 진나라도 삼국통일을 완수했다는 성공에서 긴장이 풀려서 그랬을까요,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민족에게 다시 중국 대륙이 침탈당하고 5호 16국이라는 불지옥 카오스가 열립니다.

(결국 삼국지의 승자이자 천하통일의 주인공은 위나라도 촉나라도 오나라도 아닌 진나라였다는 아이러니. 힘의 논리에 따라 진나라도 위나라를 멸망시켰으며 또 진나라 스스로도 힘의 논리에 따라 이민족에게 나라가 뜯깁니다)
이 세상에는 다양한 가치간과 인생관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으며, 각자 자신의 성격과 생존 방식을 확립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각자 환경의 영향을 받아 고유의 가치관을 정립하고 생존과 안정에 유리한 사고방식을 체택합니다.
그런 면에서 필자의 친구들이나 스승님들은 저와 전혀 다른 가치관을 지닌 사람들도 존재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들에게 강요를 한다던가 그 가치관을 폄훼할 생각은 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각자의 논리에 따라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이죠. 논리의 우수성 보다도, 논리의 '일관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무력으로 강한자 무력으로 망한다'라는 말처럼, 결국 일관된 논리에 따라 자신이 성공하기도 하며 반대로 실패하기도 합니다. 무력을 통해 성장하고 나라가 세워진 위나라는, 마찬가지의 논리로 더 뛰어난 사람에게 권력을 빼앗기고 멸망했죠.
만약 상황에 따라서 신념이 뒤죽박죽 바뀌어 버린다면 이익은 챙길 수 있겠으나 누구도 신뢰하고 신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융통성 또한 중요하지만 결국 큰 틀이자 기준이 되는 신념은 튼튼해야 안정됩니다. 이는 국가적 차원에서 보아도 개인적 차원에서 보아도 마찬가지인것 같습니다.
저는 여태 학습이론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일관된 풀이전략이 필요하다고 하였는데, 좀 더 확장해보면 역시 이 일관성이라는 것은 중요한듯 합니다. 내로남불, 이중잣대를 신뢰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 얼마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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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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