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TO 감축 얘기가 나왔길래 좀 끄젹여 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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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관련 글도 써보고 쪽지도 많이 받아보는데
제가 항상 강조하는 얘기 중 하나는 병원 TO입니다.
여기 있는 분들 뿐 아니라 대부분의 의사들은 전공의 과정을 밟게 되어 있고
거기서 딴 전공 과정을 의사 생활 평생 밟게 되기 때문입니다.
(몇몇 과는 나와서 전공을 살리기 어렵긴 한데 그래서 비인기과가 되는 겁니다.)
~과 의사로 불리는 경우가 많지
~대학 출신 의사, ~ 병원 출신 의사는 부차적인 호칭일 뿐입니다.
흔히 하는 얘기 중 하나가 아무 지방의대 나와도 서울에 있는 대형병원에서 트레이닝 받기 쉽다
이게 예전엔 맞는 말이었습니다.
2000년대 초반엔 수도권 대학병원들이 미친듯이 병원을 키우고 짓고하면서
전공의 TO가 엄청 늘어났습니다.
어느 정도였냐면 전공의 TO > 의대 졸업자 수인 말도 안되는 상황이 벌어진 겁니다.
의대 졸업자 수는 90년대 후반 마지막 의대가 생긴 뒤로 소소한 변화가 있었으나
큰 증감이 없는 반면 수도권 병원 전공의 TO는 급증한 결과는 뻔한 겁니다.
(서울대만 하더라도 예전엔 졸업자 수가 훨씬 많아서 아산, 삼성병원에 많이 나갔지만
분당서울대 병원이 생기면서 졸업자수보다 인턴 정원이 더 많아졌죠.
가장 극적인 것은 가톨릭의료원인데 인턴 많을 땐 300명을 뽑았고
모교 졸업자로는 반도 못 채우는 상황이 벌어진 겁니다.
졸업자 수 자체가 적은 아산 / 삼성 병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서울 병원 중 가장 많은 인턴/레지던트를 흡수하는 곳이 소위 Big5
서울대/연세대/아산/삼성/가톨릭병원인데
제가 인턴/레지던트할 때 전후로는 5군데 중 한군데는 돌아가면서 빵꾸가 날 정도였으니
지방의대에서 서울쪽 병원으로 입성하기가 그리 어렵진 않았습니다.
(많이 뽑을 땐 5군데가 다 합쳐 900명 정도 뽑았으니
의대 졸업생의 30% 가까이를 흡수했습니다.
자교생은 500명 정도 졸업한다고 치면 타교생을 400명 가까이 흡수할 수 있었죠.)
그리고 인턴만 하고 레지던트 때 우수수 잘리면 누가 그 병원 가겠나요?
(특히 남자면 군대까지 끌려가야 하는데...)
그래서 특히 자교 출신 비율이 반도 못 채우는 아산/삼성/가톨릭병원은
몇몇 과를 제외하고는 타교 의대 출신도 시험 경쟁으로 들어갈 수 있었고
가톨릭은 기회의 땅이라고 불릴 정도로 타교생도 인기과 진입이 가능해서
가대 출신들이 모교 보호 잘 안 해준다고 말이 나왔던 적도 있습니다.
아산 삼성의 경우에도 내과 자체가 워낙 많은 인원을 뽑고
내과 인기가 좋았기 때문에 타교 출신들에게 인기 많았습니다.
(반면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서울대, 연세대는 선호도가 다소 떨어졌으나
이 두군데도 점차 타교에게 오픈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례로 예전엔 서울대 의대 출신이 서울대병원 인턴 떨어지는 일이 거의 없었으나
제가 졸업하기 전후로 최하위권 학생들은 인턴 떨어지는 일이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지 않고는 인턴/레지던트를 채울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까요.)
문제는 그 결과 지방의대는 인재 유출로 자교 TO도 채우기 어려워졌습니다.
최상위권 학생들 중 일부는 인기과 TO를 노리고 남기도 하지만
대부분 중위권에서 상위권 학생들은 서울 쪽 병원으로 날라갔습니다.
중하위권 학생들도 성심, 백, 순천향급 병원 TO가 흡수해줬고요.
전공의 TO가 넘쳐나니 인기과로만 몰리고 비인기과는 만년 인력난에 시달렸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칼을 빼들었죠.
http://thinknow.tistory.com/486
제가 레지던트 할 때 부터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는데,
이번 1년차부터 TO를 줄이기 시작했고 4년 간 거쳐서
인턴, 전공의 TO를 대략 20% 정도 줄이게 되었습니다.
Big5만 해도 대략 200명 정도의 정원이 감축될 것이고,
중하위권 의대생들을 흡수해주던 성심, 백, 순천향급 병원도 100명 정도 줄 겁니다.
더군다나 지금까지는 졸업생: 인턴/전공의 TO가 1:1로 맞아오던
한양대나 경희대 같은 인서울 의대 출신들도 더 많이 외부로 나올 수 밖에 없게 되며
이들이 지방병원으로 내려가진 않을테니
수요 (인턴/전공의 정원)는 감소하는데
공급 (지방의대 정원은 그대로고 새로 나오는 수도권 의대생)이 증가하는 상황이 벌어질테니
지금보다 지방의대생이 수도권 병원 들어가기란 어려워질 게 뻔한 겁니다.
만약 수도권 입성이 불가능하다면 모교 병원에라도 남아야 하는데
모교 병원 TO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면
지금까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더라도
지금 신입생들이 들어올 때 쯤엔 큰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이 점 꼭 명심하도록 하시길 바랍니다.
대부분의 지방대 의대들도 큰 특징이 없긴 해도
자교 졸업생을 다 수용할 수 있는 곳이 있는 반면
반도 수용하기 힘든 곳도 있습니다.
지금까진 워낙 서울권 병원이 블랙홀처럼 빨아들여서
삼룡의처럼 특출나게 TO가 많지 않은 이상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전공의 감축이 끝나면 지방대 의대 끼리도 차별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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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 의과대학은 어떤가요??
천안에 새로 지을병원은 엄청좋아보이던데 예과1년반이 아산에있다는거랑 병원따라 매년 이사다녀야되는게 단점같아요
병원많고 원하는과갈수있는건 장점인듯?
원하는 과를 할 수 있다는게
병원 수가 많아서 그런건가요?
저는 나중에 정형외과나 안과쪽을 하고 싶은데 학교 성적이 어느정도는 되야될까요
정형외과는 경쟁이치열하지않으니 순천향대병원에 남는다면 중위권만해도 충분하겠죠 안과는 인기과니 좀더 잘하셔야될듯 근데 글에서 적어주신대로 서울에있는 병원으로 가는사람이 많으니 역시 학교에 남으면 좋은과를 갈수있겠죠
아아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감사해요
안과는 요즘 추세로는 예전만 인기가 못 합니다.
어느 병원을 가도 인기과를 하려면 열심히 해야 하지만
100명 중 1명을 뽑는 곳과 100명 중 3명을 뽑는 곳이 있다면 후자가 난이도가 훨씬 낮겠죠.
순천향이 TO가 적어서 걱정할 병원은 아니죠
제가 이번에 순천향
학생부교과를 넣었는데
내신이 1.1정도?되고
최저 4과목합5인데 이것도 맞췄어요
붙으면 좋겠는데 가능성이 있을까요?
전 입시계를 떠난지 10년 넘어서
점수는 잘 모르겠습니다.
Fait medicine을 구입해 주세요.
(깨알같은 광고...)
제가오르비온지 얼마안되서 그러는데
fait medicine라는게 뭔가요!ㅣ?
http://ipsi.orbi.kr/timeMachine15/intro
12월 2일부터 구입 가능하답니다...
경부전의대는 to충분한편인가요?
저도 각 병원 상황을 일일히 알지 못하지만 전공의 감축이 끝나면 지방 국립대도 TO가 여유 있진 못할 겁니다.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병원 TO가 해당병원 인턴 TO 뿐 아니라 통합해서 뽑는 병원 TO도 있고, (자잘한 지방의료원들이 큰 병원에 TO를 위탁해서 정원을 채웁니다.)
전통이 오래된 대학교의 경우 자교생들에게만 알려져 있는 브랜치 병원이 존재합니다. (비공식적인 브랜치죠. 예를 들어 xx병원은 xx대생 위주로 뽑는다라는 식으로 말입니다. 서울대만 해도 서울대출신 위주로 받아주는 숨겨진 TO가 꽤 있었습니다. 부산의 x병원 x과는 xx대 출신 뽑는다든지...)
그래서 정확히 말씀드리긴 어렵습니다.
솔직히 의과대학에서 배우는 내용은 별 차이 없는데....ㅠㅠ
중대는 사정이 어떤가요?
본교 병원에 가지 않는 분들은 대체로 어디로 .....?
중대 어떻게 아셨어요ㅋㅋㅋ
중대 선배분들 한림대로 많이 가시던데. 한때 수련병원이었기도 해서요 ㅋㅋ
강남성심병원이 예전에 중대 수련병원인 적도 있고 해서 중대생들이 가긴 했었습니다...
중대도 용산 병원 날라가고 나서는 새 병원 지으려고 하긴 하는데 여의치 않은 듯 하더군요.
잘 모르겟어요ㅋㅋㅋ제 주변이 좁아서요...ㅎㅎ
병원 TO가 더더욱 중요해지는 예민한 문제네요... 고맙습니다.
님은 수능 잘보셨나요? ㅋ
어.. 의전글 때문에 기억하시나요 ㅋㅋ 원서질 전에 덕이나 좀 쌓아볼라고요 ㅡㅡ ㅋㅋㅋ
인하대 의대는 어떤가요??
병원이 크진 않아요.
제가 병1신이라 그러는데 글쓴이님 한자 한글로 뭔가여..?
악화살
인하대와 경상대는 to 어떤가요? 둘 중 어디가 더 우위에 있나요?
인터넷에 전공의 TO로 검색하면 나옵니다.
전북대 전남대같은곳 지거국도 to 많이 부족해질까요ㅠㅠㅠ
TO가 넉넉한 곳은 아닙니다.
수시로 연세대 붙었습니다.
궁금해서 그런데 연대 성대 가톨릭대 중에서는 역시 연세대가 가장 (전망, 환경이) 좋겠죠?
3군데 중 가라고 하면 연세대죠.
근데 전망이나 환경은 어차피 본인이 하기 나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