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소식

고려대학교 [647248] · MS 2016 · 쪽지

2016-09-14 00: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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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대숲문학.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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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숲 #47937번째 외침:

2016. 9. 13 오후 4:32:24

...이번에도 고려대가 쌈을 붙여 놨을 것이다. 바짝바짝 내 기를 올리느라고 그랬음에 틀림없을 것이다. 고놈의 고려대가 요새로 들어서 왜 나를 못 먹겠다고 고렇게 아르릉거리는지 모른다.

나흘 전 송도 건만 하더라도 나는 저에게 조금도 잘못한 것은 없다. 그놈이 신촌에 놀러 가면 갔지 남 기숙사 사는 데 쌩이질을 하는 것은 다 뭐냐. 그것도 발소리를 죽여 가지고 등뒤로 살며시 와서,

"얘! 너 인서울 아니니?"

하고 긴치 않는 수작을 하는 것이다.

어제까지도 저와 나는 이야기도 잘 않고 서로 만나도 본체 만 척하고 이렇게 점잖게 지내던 터이련만 오늘로 갑작스레 대견해졌음은 웬일인가. 항차 호랑이만한 대학생이 남 일하는 놈 보구…….

"그럼 연대가 서울이지 어디듸?"

내가 이렇게 내배앝는 소리를 하니까,

"너 송도가 좋니?"

또는,

"헌내기나 되거든 오지 벌써 신촌캠에 얼쩡대니?"

잔소리를 두루 늘어놓다가 남이 들을까 봐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는 그 속에서 깔깔댄다. 별로 우스울 것도 없는데 연고전이 다가오니 이 놈이 미쳤나 하고 의심하였다. 게다가 조금 뒤에는 제 집께를 할금 할금 돌아보더니 과잠바의 속으로 꼈던 바른손을 뽑아서 나의 턱밑으로 불쑥 내미는 것이다. 언제 구웠는 지 더운 김이 홱 끼치는 오대빵이 손에 뿌듯이 쥐였다.

"느 집엔 이거 없지?"

하고 생색 있는 큰소리를 하고는 제가 준 것을 남이 알면은 큰일날 테니 여기서 얼른 먹어 버리란다. 그리고 또 하는 소리가,

"너, 봄 반수가 잘된단다."

"난 반수 안 한다. 너나 해라."

나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일하던 손으로 그 빵을 도로 어깨 너머로 쑥 밀어 버렸다. 그랬더니 그래도 가는 기색이 없고, 뿐만 아니라 쌔근쌔근하고 심상치 않게 숨소리가 점점 거칠어진다. 이건 또 뭐야 싶어서 그때에야 비로소 돌아다보니 나는 참으로 놀랐다. 우리가 이 송도에 들어온 것은 근 오 년째 되어 오지만 여태껏 가무잡잡한 고려대의 얼굴이 이렇게까지 크림슨처럼 새빨개진 법이 없었다. 게다가 눈에 독을 올리고 한참 나를 요렇게 쏘아보더니 나중에는 눈물까지 어리는 것이 아니냐. 그리고 오대빵을 다시 집어들더니 이를 꼭 악물고는 엎어질 듯 자빠질 듯 안암으로 횡하게 달아나는 것이다.

어쩌다 과 선배가,

"너 얼른 군대를 가야지?"

하고 웃으면,

"염려 마서유. 갈 때 되면 어련히 갈라구!"

이렇게 천연덕스레 받는 고려대였다. 본시 부끄럼을 타는 애도 아니거니와 또한 분하다고 눈에 눈물을 보일 얼병이도 아니다. 분하면 차라리 잠실에서 농구로 한번 모질게 후려쌔리고 달아날지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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