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원장의 작품 - 28. 은전 한 닢(개작)
게시글 주소: https://dev.orbi.kr/000809922
서울대학교에 추가합격되신 분들 축하드립니다. 나머지 분들에게도 2차, 3차 추가합격의 행운이 따르길 바라겠습니다.
서울대학교 추가합격발표를 기념하며...
※ 읽는이의 댓글과 평점은 쓰는이의 마음을 행복하게 합니다.
원작: 피천득 - 은전 한 닢
내가 등록할 때 본 일이다.
재수생 하나가 은행에 가서 떨리는 손으로 A4용지 한 장을 내놓으면서,
"황송하지만 이 종이가 못쓰는 것이나 아닌지 좀 보아 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은행원의 입을 쳐다본다.
은행원은 재수생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종이를 비추어 보고
"좋소."
하고 내어 준다. 그는 '좋소'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종이를 받아서 가슴 깊이 집어 넣고 절을 몇 번이나 하며 간다. 그는 뒤를 자꾸 돌아보며 얼마를 가더니 또 다른 은행을 찾아 들어갔다. 품 속에 손을 넣고 한참 꾸물거리다가 그 종이를 내어 놓으며,
"이것이 정말 서울대학교 합격증이오니까?" 하고 묻는다.
은행원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보더니,
"이 종이를 어디서 훔쳤어?" 재수생은 떨리는 목소리로
"아닙니다, 아니에요."
"그러면 인터넷에서 주웠다는 말이냐?"
"누가 서울대 합격증을 올립니까? 포샾하면 흔적이 남진 않나요? 어서 도로 주십시오."
재수생은 손을 내밀었다. 은행원은 웃으면서
"좋소."
하고 던져 주었다.
그는 얼른 집어서 가슴에 품고 황망히 달아난다.
뒤를 흘끔흘끔 돌아다보며 얼마를 허덕이며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
서서 그 종이가 빠지지나 않았나 만져 보는 것이다. 거친 손가락이 츄리닝 위로 그 종이를 쥘 때 그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얼마를 걸어가다가 어떤 골목 으슥한 곳으로 찾아 들어가더니 벽돌담 밑에 쪼그리고 앉아서 종이를 손바닥에 놓고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가 어떻게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선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누가 그렇게 완벽하게 합성해 줍디까?"
하고 나는 물었다. 그는 내 말소리에 움찔하면서 손을 가슴에 숨겼다.
그리고는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서 달아나려고 했다.
"염려 마십시오, 뺏어가지 않소."
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 하였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것은 합성한 것이 아닙니다. 인터넷에서 얻은 것도 아닙니다. 누가 저 같은 놈에게 문제를 베끼게 해 줍니까? 사탐 하나 베껴 본 적이 없습니다. 공부비법을 알려주시는 분도 백에 한 분이 쉽지 않습니다. 나는 일 점 일 점 얻은 점수에서 수 백 점을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모은 수능 점수에 내신도 일 등급 수 십 개를 오십 점 만점의 점수로 바꾸었습니다. 이것에 멈추지 않고 오천 자 쓰기를 십 수 번을 하여 겨우 이 귀한 '합격증[合格證]' 한 장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종이를 얻느라고 이 년이 더 걸렸습니다."
그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서울대에 갔단 말이오? 서울대에서 무얼 하려고?"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서울대학교에 가고 싶었습니다."
p.s. 여러분들께서는 왜 서울대학교에 가고 싶으신가요?
이제;; 이 잉여짓도 마지막인듯하네요.
그 동안 정말 즐거웠고, 감사드립니다. 오르비는 계속 할거에요ㅋㅋㅋㅋ
※ 평가원장의 작품 목록
1. 사랑스러워(개사)
2. 라라라(개사)
3.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개작, 2편)
4. 어제보다 오늘 더(개사)
5. 어린왕자(개작, 1편)
6. 홍길동전(개작, 5편)
7. 훈민정음 서문(개작)
8. Abracadabra(개사)
9. Love119(개사)
10. 심장이 없어(개사)
11. 자화상(개작)
12. 8282(개사)
13. 별 헤는 밤(개작)
14. 역사(개작, 2편)
15. 낙화(개작)
16. 쉽게 씌여진 시(개작)
17. 강우(개작)
18. Dj Doc와 춤을(개사)
19. 원더우먼(개사)
20. 농무(개작)
21. 독 을차고(개작)
22. 간(개작)
23. 한 남자(개사)
24. 크리스마스 이야기(개사)
25. 서시(개작)
26. 외딴 방(개작)
27. 그 남자(개사)
28. 은전 한 닢(개작)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벨런스 게임 하고 가라 4 0
진짜 ㅈㄴ 골때리네
-
내신 2.4 정시로 돌릴까요? 2 0
고2모고가 3중2후2중(국영수) 나왔기에 별 생각없이 수시로 가야겠다 생각하고...
-
토요일에 고대가서 5 1
옵붕이랑 밥먹고 옵붕이 문항검토하고 옵붕이랑 데이트하고 옵붕이랑 술먹을 예정
-
오늘화장 짱잘먹엏어 8 1
맘에들어서 지우ㅜ기싫어..
-
오랜만에 코트 입어야겟다 3 0
코트를 입을 일이 진짜 없거든요
-
붱모 베타 평도 좋고 해설도 거의 끝나가니 한시름 놨네 7 2
거의 3개월 걸린 프로젝트기도하니 진짜 진짜 많이 준비했기에 이젠 쉴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하다
-
입술 잘못 뜯어서 아픔 0 0
ㅠ
-
왜 이렇게 2 1
2번 반응이 열광적이지? 이거 프사로 하면 약간 잘 안보이는데
-
내일 일찍일어나야하는데 3 0
10시에 일어나야해 지금자도 9시간도 못자네 곧 자야겠다
-
목금 연속으로 약속이군 0 0
내일 약속은 좀 기대가 되는구만
-
프사 농농한것도 해봤는데 14 0
이거 어떰? 지금 후보군 보여드림
-
근데 또 내가 완전 찐팬이고 그런건 아니라... 디오라마 이쪽은 또 내 취향 아님
-
친구가 말해준 썰ㅋㅋ 4 1
자취방 앞 건물에서 ㅅㅅ하는 커플 보고 경찰에 신고하고 잡혀가는거 실시간 관람했대ㅋㅋㅋ
-
귀여운 애니 캐릭터로 4 0
프사 바꾸고 싶어짐
-
지금 제 프사 어떰? 6 0
평가좀
-
문학이론쪽임 심지어 학자마다 평론가마다 정의나 판단이 다름;;
-
시대인재 가기 전 해야할 것 1 0
09년생이고 현재 약간 정시로 틀었습니다. 현재 대수(수1) 시발점 수분감만 끝냈고...
-
질문 3 0
에피 영어도 보나요?
-
아 이거 프사를 귀엽고 깜찍한 걸로 바꿔볼 건데 5 1
뭘 해야 할지 고민이네
-
잘자요 0 0
항시 건강하시구요
-
진짜 아무리노력해도 친구가 안생기는데 사회성장애가 있는듯
-
한달마다 콘서트 배치하기 9 0
3월 즛마 내한 (보고옴) 4월 토게토게 내한 (잡음) 5월 리라 내한 (잡음)...
-
정신병은 사실 엄청 심각한건데 사람이름에도막들어가고 그런것입니다
-
새터 어쩌고 글바메 어쩌고
-
현재 환율 상황) 6 0
이하 생략
-
원래는프사가고정이었는데 0 0
요즘그일러에살짝질려서 프사를막바꾸고잇늠
-
현역 기하런 1 0
문과고 확통하고있움. 12월부터 지금까지 학원에서 확통 개념원리+RPM하고 혼자서...
-
나 지금 외모 정병 왔음 7 0
말 걸지 마셈
-
누가봐도 멀쩡해보이는데 걍 잠시 생각 많아진거가지고 개나소나 정병이라면서 찡찡거림...
-
얼마나좋을까
-
요 이모티콘 너무 귀여움 6 0
-
영듣 어려운 번호 0 1
생각보다 영듣 칼럼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영어듣기 뷸안하신 분들이나 틀리시는...
-
지금이순간에도 3 0
나는실시간으로도태되고있는거임
-
외대 Lai >>>>> 고공 5 1
인정합니다
-
쿼티 볼 꼬집기 1 0
그래서 쿼티님은 정체가 뭔가요
-
존잘 찐따남이 되고 싶다 9 0
ㄹㅇ로… ㅠㅠㅠㅠ
-
우리처럼,,
-
청년 드립 넘 좋음 4 0
~했음 청년 이거 귀여움요 ㅋㅋㅋ
-
이태원 생각해서 그런다는데애초에 안전하게 돔이나 체육관 빌려서 하면 되는 거 아닌가..?
-
고평도 상당하네요 4 1
만만히 봐서는 안되겠습니다
-
구몬 수준 문제가 한 단원당 100문제 있고 2점~ㅈㄴ 쉬운 4점 100문제씩...
-
초 가구야 공주 보셈요 4 0
진짜 꿀잼 고트 애니
-
그냥 술자리 싫음 청년 7 3
그 뒤지게 시끄러운 곳에서 말도 제대로 안들리는데 처음 보는 사람하고 어색하게...
-
근데 더프 수학선택 범위 좁은건 3모대비라하면 이해되는데 4 3
투과목 << 얘넨 3모에도 안나오는데 전범위로 하면 될걸 왜 꾸득꾸득 초반부만 넣는거임
-
알림창 개폭력적이네 9 6
-
개강 3주차...아직 후배 얼굴도 본적없음
-
시발 뭘 할 수가 없네 9 1
친구 없어도 그래도 고대 왔으니 합응까진 갈까 했는데 허리 이 시발롬 좆도 안낫고 더 아파짐 아오
-
음주체스숙취수학 1 0
왜효고ㅓ좋냐
-
옾붕이들은 영어듣기 잘하나요 9 0
듣기 살면서 한번도 안툴린 사람 많으려나영듣칼럼 쓰려 하는데 수요 있으려나...
-
와 시벌 이게 얼마만인지 모르겟다 한달만에 같이 밥먹는거같은데 두달인가?
아 눈물...ㅠㅠ 님은 진짜 오르비 대(大)문학가세요!!! 옛날 가리사니님을 생각나게 하네요.
감사합니다ㅋㅋㅋ
가리사니형 얼마전에 군대갔어요 ㅋㅋ
아 너무 슬프다...... ㅠㅜ
진짜 글 잘쓰신다.... 감동의 물결이네요! 박수를 보냅니다
작년이나 올해나 논술에서 얼마나 떨었는지 몰라요 ㄷㄷ;;
감사합니다ㅋㅋㅋㅋ
이런 분을 보면 우리나라에도 노벨문학상이 멀지 않은 듯....
축축축......
담주 새터 잘 다녀 오세요.
멋진 시도 읊으시고......
노벨문학상이라니ㅋㅋㅋㅋ 고맙습니다!!
아 글 진짜 잘쓰시네여..ㅋㅋ
잼잇게읽엇음~
앞으로도 종종할까요?ㅋㅋㅋㅋ
ㅋㅋㅋㅋ 잘읽었습니다
서울대 그이름만 들어도 설레여라 ㅋ 평가원장님 김성열 평가원장님 며칠전에 사퇴하셨어요 이제 평가원장 김성열 아닙니다 수정 ㄱㄱㄱ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