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0일 오늘의 상식: 담배와 여성해방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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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이야 국민 건강 증진 사업이나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담배 자체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아지고
다시 담배를 피우는 여성이 잘 보이지 않는 시대가 됐지만
옛날에는 담배에 대한 인식이 괜찮았음에도 여성들이 담배를 못 피는 시대가 있었다
20세기 초반, 정확히는 1920년대까지 미국이 그랬다
남성이 담배를 피우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때로는 멋진 것으로 치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이 담배를 피우는 것은 그 자체로 '외설적인 것', '부도덕적인 것', 품위 없는 행동' 등으로 인식되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일련의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은 담배 하나 편하게 피우지 못하는 여성들을 위해, 그리고 자신들을 위해 분연히 떨쳐 일어나기로 한다
여성의 담배 피울 권리를 위해 발 벗고 나선 그들은 바로
아메리칸 토바코 컴퍼니(American Tobacco Company), 즉 담배회사다
현대 PR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에드워드 버네이스(Edward Bernays)라는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은 후일 과테말라 정권 전복에도 관여하여 수많은 사람의 지탄을 받는 거물급이 되지만
1927년에는 단지 지역 담배회사인 리겟 그룹에 다니는 마케팅 직원일 뿐이었다
그때부터 수단 방법 안 가리고 자신들의 브랜드 '럭키 스트라이크'를 물어뜯는 모습을 본 아메리칸 토바코 컴퍼니 대표 조지 워싱턴 힐
그는 버네이스에게 불쾌감을 보이는 대신 그로부터 기회를 엿보았고 그에게 웃돈을 주어 자기 회사로 고용해 온다
그리고 버네이스는 머잖아 럭키 스트라이크의 매출을 2배로 뛰어올릴 묘수를 궁리하는데
그것이 바로 여성들이 담배를 피우게끔 하는 것
다시 말하지만 당시에는 담배 자체가 터부시되는 환경은 아니었다
담배가 건강에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고 담배 피우는 것이 멋지다고 대중적으로 여겨지던 시절이다
그럼에도 여성들이 담배를 피우지 못하는 것은 오로지 단 하나의 이유, 즉 여성들이 담배 피우는 걸 나쁘게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다
버네이스의 타점은 정확했다
여성들이 사회적 시선에 의해 쉽게 담배를 피우지 못하는 상황을 '여성이 불평등한 사회로부터 억압받는 상황'으로 연출하고
이를 통해 담배를 담배 그 자체가 아니라 자유, 독립, 남성과 동등한 권리 등 이념적 가치를 띤 상징으로 제련해 냈다
심지어 이때는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여성 참정권이 차례차례 도입되던 시대라
여성의 권리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을 때였다
거기에 1929년 부활절 퍼레이드에서 여성들이 기습적으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연출하면서
퍼레이드는 순식간에 '남성 중심의 사회 구조에 반항하는 여성들의 시위장'으로 변모했고
언론으로부터 그 유명한 '자유의 횃불' 캠페인이 퍼져나갔다
결과는 대성공, 여성의 흡연율이 이 마케팅을 기점으로 급상승했고 담배는 해방의 상징으로 다시 태어났으며 (버네이스에게는 가장 중요하게도) 럭키 스트라이크의 매출이 불을 뿜었다
대중들의 기저에 깔린 심리, 사회 운동 그리고 감정을 조작하여 기업 매출에 이용한 버네이스의 마케팅
기업 입장에서는 성공이지만 이런 식의 마케팅은 후대의 사람들에게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과연 사익을 위해 사회운동과 대중의 감정을 이용해 먹는 것이 윤리적으로 정당하냐는 의문
이 사례에서는 후일 담배가 인체에 해로운 것으로 밝혀지면서 더 논란이 된 부분도 있다
그러나 어쩌겠나
우리는 이미 버네이스가 창시한 PR 마케팅의 세상에 살고 있고, 한참 유행하는 ESG나 가치 소비론도 이러한 맥락에서 벗어날 수 없다
버네이스 같은 사람을 보며 과거를 안다 떵떵거려도
우리 모두 결국 새로운 PR에 속아버리고 말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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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한국 여성 운동권들도 비슷한 운동을 했었다 들었어요 비록 몸에 해롭고 마케팅이지만 그래도 결과적으론 불평등한 사회의 시선을 완화했다는 점에서 여성운동가들에게는 박수를보내고싶습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