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대를 회고하며, 07이 쓰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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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올해 갓 성인이 된 07 여러분,
지난 10년간 10대의 인생을 사느라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사실 초등학교 때의 기억은 많이 없습니다.
그저 허니버터칩과 트와이스 같은 단편적인 기억만 남아있을 뿐
언제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추억을 되새김질하기엔 너무나 멀리 있는 기억입니다.
다만, 그 조각조각의 맞춰지지 않은 흩어진 기억들의 퍼즐조각을
보다보면 그 어릴 적 흐릿한 기억들이
행복했던 기억이라는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2020년 첫등교라기엔 많이 따스했던 그날,
끝없는 개학연기와 입학식도 못 치르고 한 온라인 수업이 끝나고
마침내 처음으로 중학교에 등교할 때, 어색한 교복을 입고
나지막히 엄마한테 인사 건네고 나오며
막연한 긴장과 설렘, 어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입엔 답답한 마스크가 씌워져있었고,
책상엔 종이로 된 칸막이가 세워져 있었지만
쉬는시간에 얼굴을 아는 친구와 나누던 대화는
정말 재밌었던 기억이 납니다.
2학년이 되어 첫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라는 것을 경험하며
지금 되돌아보면 정말 별볼일 없는 시험이지만
나름의 긴장도 해보고, 노력도 해보며,
시험공부와 수행평가를 치룬 것이 생각이 납니다.
또 친구와 노래방도 가보고 피시방도 가봤으며,
롯데월드에 교복을 입고 가보며
틱톡에서 보던 형 누나들의 멋진 사진을 따라 찍어보려
이상한 포즈와 굳어있는 표정으로 찰칵찰칵 찍어본 사진은
아직까지 제 갤러리의 상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아침에 부모님이 없는 친구네 집에 무작정 놀러가
같은 공간에서 함께 줌 수업을 들으며
따스한 햇볕이 내리쬐는 창가 앞에서
음소거를 한 채 장난을 쳤던 추억은 아직까지 기억에 남습니다.
그때는 왜 그리 미웠던 친구가 많았는지,
그때는 왜 그리 교복을 입기 싫었는지
그때는 왜 그리 많은 것에 실망했는지
참 많은 것이 추억이 된 지금 이 순간
그때를 회상하면 가슴이 울적해지며 왠지모를 후회가 몰려오고
한편으론 그때로 되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만 듭니다.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2023년에
비슷한 생각을 한 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를 처음 들어가며 이제 진짜 어른이 된 것 같은 기분에
중학교 때 친했던 친구에게 연락을 하며
패딩을 입고갈지, 마스크를 쓰고갈지,
또 어떻게 해야 동급생 사이에서 튀지 않을 수 있을지
세상 귀여운 고민을 하며 새벽까지 잠을 못 이뤘습니다.
그런 사소한 고민들이 끝나자
가슴 한켠엔 중학생 때 아쉬웠던 기억들을 되짚으며
지금과 비슷한 상상을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2026년 20살이 되어 생각해보니
3년 전 했던 고민과 후회를 똑같이 하고있는 것 같습니다.
고등학생 때 뭐가 그리 많은 것이 불만이었는지,
뭐가 그렇게 중요하다고 그때 그 친구의 요청을 거절했는지,
그때 당시엔 나름대로 최선의 선택이었던 결정이
3년간 쌓이고 쌓여 내 뇌혈관 한켠을 차지하며
나에게 두통과 후회를 불러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것들이 제약받던 중학교 시절보다
고등학교 시절이 더 자유롭고 길었던 탓일까요
아니면 정말 다신 경험할 수 없게된 학창시절이
허무하게 끝나버린 탓일까요
3년 전 졸업을 회고하며 느낀 향수와 후회의 강도보다
지금의 감정이 약간은 더 강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나의 10대는 빛났습니다.
누군가가 나의 학창시절에 대해 묻는다면
자신있게 내가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라 자부할만큼
행복했고, 아름다웠습니다.
이 글을 쓰며 곰곰히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이 후회의 감정은
이따금 생각나는 나의 과오에서 온 것이라기 보단
나의 행복했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큰 욕망이
뭔가 다른 형태의 감정으로 표출되는 것 같습니다.
이제 저는 삶의 새로운 페이지를 펼쳐나가렵니다.
처음 후회와 향수에 갇혔던 17세의 어린 소년은
아무것도 모른채 과거 속에서 살았었지만
다시 후회와 향수에 갇힌 이 20살의 어린 청년은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된다면 분명 이 순간을 회상하며
많은 것을 후회할 것임을 이미 배웠기에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과거에 갇혀 강렬한 향수를 느끼고 신음하기 보단
현재를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교실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을 잠시 접어두고
새로운 세상의 바다로 항해를 시작합니다.
우리의 10대는 반짝이는 진주와 같았기에
얼룩지지 않게 자꾸 꺼내보지 않고
보석함에 고이 담아 간직하렵니다.
2007년에 태어난 이름모를 나의 친우 분들,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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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이분도 고1때부턴가 본 것 같은데
벌써 졸업을 하시네
시간이 참 빠르네요, 고1 때 수능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며 창호지를 뚫어 그 속을 구경하는 소년마냥 오르비에 왔는데 벌써 제가 대학에 갈 나이가 되었다니 실감이 안 나긴 합니다.
우선 글을 정말 잘 쓰시네요. 부럽습니다. 흐릿하게나마 과거를 떠올릴 수 있다는 점도요. 그리고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같은 07로써 좋은 일이 가득하시길 빕니다.
항상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06도 끼워주십시오
08도요
선생님은 이미 작년에...

나만 ask인것 같음저도 정신연령은 13세쯤 됩니다 ㅎㅎ
크 멋지다
감사합니다 :)
교실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을 잠시 접어두고
새로운 세상의 바다로 항해를 시작합니다.
우리의 10대는 반짝이는 진주와 같았기에
얼룩지지 않게 자꾸 꺼내보지 않고
보석함에 고이 담아 간직하렵니다.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제 심정과 같군요 ㅎㅎ..
한 명에게라도 공감을 줄 수 있는 글이라면
그 글은 충분히 가치있는 글이라는 말이 있죠,
인상깊게 읽어주셨다니 다행입니다.
07입니다. 그 어색함과 서툶이 있기에 10대라는 시간이 더 소증한 것 같습니다. 대학 생활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