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살에 대학 붙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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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만족할만한 대학에 가게 되면 꼭 수기를 적어서 올려야지, 생각했는데 그 날이 이렇게 왔네요.
아주 긴 수험생활을 이제 마치게 되었습니다. 제가 2022년부터 오르비를 했으니 새삼 시간이 참 많이 흘렀다는 게 느껴지네요. 생각해보면 저는 공부를 열심히 해 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수능 공부를 열심히 해 본 적이 없습니다.
전 하고 싶은 게 정말 많은 학생이였어요. 좋은 대학에 가려면 수능 공부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히 알고 있었지만, 결국 저는 무엇 하나도 포기하지 못하고 전부 발을 담그며 지냈습니다. 고등학생 때는 글 쓰는 걸 좋아해서 글을 참 많이 썼던 기억이 나고요, 동아리 활동도 정말 열심히 했네요. 그 당시에는 게임 개발이나 소프트웨어 기획 쪽에 관심이 많았어서 그쪽 분야 대회에 나가고, 상도 몇 개 받았고요. 정말 열심히 살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수능을 열심히 준비한 건 아녔으니 자연스럽게 논술 6광탈 후 재수를 하게 됩니다. 그때는 최저도 못 맞췄네요.
재수 때는 수능에만 집중해보나 싶었는데, 결국 대회 나가는 버릇은 못 끊어서 게임잼에 한번 나갔다 왔고요ㅋㅋ 가족 문제나 그 당시 하던 알바 등 여러 문제가 있어서 수능은 항상 뒷전이였던 것 같아요. 이때 수능에만 집중하는 게 참 어려운 일이라는 걸 깨달았네요. ADHD가 있다는 걸 깨달은 것도 이때였어요.
재수 때 붙은 대학은 동아방송예술대 뉴미디어콘텐츠과였습니다. 원광대학교 경찰행정학과도 함께 붙어서 둘 중 고민하다 동방예대에 진학하게 되었어요. 전공은 저랑 정말 잘 맞았던 것 같아요. 과 이름이 좀 특이해서 뭐 하는 과인가 싶으실텐데... 코딩을 살짝 가미한 시각디자인학과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전공에는 만족했지만 학교에는 전혀 만족하지 못했기 때문에 결국 3수를 결심하게 됩니다.
제가 나이로는 4수인데 실제로는 3수라는 글을 몇번 썼던 것 같아요. 1년이 붕 떠버린 이유는 사실 제가 정신병이 많이 심해서, 부모님께서 대학은 아무래도 좋으니 일단 정신병부터 치료하자고 말해주셨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지금은 많이 완화되었네요.
그렇게 26수능에 발을 들이게 되었는데, 전 정말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들어왔어요.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알바와 수능 공부를 병행한다는... 말도 안 되는 선택을 했기 때문에... 정말 하루하루 죽을 것 같았어요. 저만큼 열심히 산 사람 찾기 되게 힘들지 않을까요? 그러나 열심히 산 것과 수능 공부를 열심히 한 건 다른 이야기니까요. 많이 부끄럽지만 저는 수특 못 펴본 과목도 있고, 개념을 끝까지 못 돌린 과목도 있어요. 거짓말이 아니라 정말 그럴 시간이 없었어요. 수능 직전 일 쉬는 2주동안 기출 겨우 보고... 제발 국어는 2라도 나와주면 좋겠다(원래 1~2 왔다갔다 했으니), 영어는 3만 받으면 좋겠다(9모때 3이였으니). 그렇게 싹싹 빌었던 기억이 나네요. 결국 국어는 3 뜨고 영어는 4 떴습니다.
뭔가 쓸데없는 말이 되게 길어졌는데, 제가 쓰고 싶었던 말은 딱 하나예요.
수능 공부를 열심히 한 사람이 대학에 잘 가는 건 당연한 일이겠죠.(대부분의 경우에서요! 열심히 했는데도 미끄러진 건 언젠가는 꼭 보답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꼭 대학이 아닌 다른 분야라도, 열심히 한 경험은 어떻게든 보답으로 돌아와요.)
그렇지만 수능 공부가 아니더라도, 좋아하는 것들을 열심히 하면서 산 사람도, 대학에 갈 수 있다는 걸... 꼭 말해주고 싶었어요. 세상엔 정말 다양한 전형이 있으니까요. 당연하겠지만, 열심히가 무조건적으로 전제되어야 합니다.
제가 고등학생때부터 쭉 하고 있는 알바는 과제대행인데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일이에요! 여러 전공을 체험해보는 느낌이라 재밌는 것 같아요. 아무튼 다양한 논문들을 읽고 정리하는 일을 하는데, 저는 그게 논술 시험이랑 굉장히 유사하다고 느꼈어요. 이게 제가 논술 합격을 할 수 있었던 이유 아닐까요.
그리고 사실 대학은 늦게 가도 상관없잖아요. 몇 살이든 누구나 대학 갈 수 있어요. 50살때 가도 돼요.
그러니까 수능 공부가 너무 힘들고 적성에 안 맞는 것 같으면, 다른 일들 열심히 해 보면서 적성 찾고 해 보면 좋겠어요. 의외로 대학이 필요 없는 분야가 적성에 잘 맞을 수도 있고, 아직 다들 어리니까 많은 선택지를 생각해보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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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해여
축하드리고 수고 많앗삼이에요,.
축하합니다

축하드립니다!!성불 ㅊㅊ
난 대학은 덜컥 붙어놨는데 내가 좋아하는 일이 뭔지도 모르겠고 하고 싶은 일도 하나 없이 나이만 먹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