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탈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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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밑에 의치대 선택글에서 싸우길래 생각나서 쓰는 글이예요.
이건 의대를 진학하는 학생분들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분들도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생명이란 아주 보편적이고 고귀하며 소중한 가치이지요?
그렇다면 이러한 가치를 지키고, 행하는 사람들은
'아주 고귀한 일이기 때문에 많은 보수를 받아야 한다'
'아주 보편적이고 많은 사람이 혜택을 얻어야 하기에 적은 보수를 받아야 한다.'
무엇이 옳을까요?
작년인가 올해쯤에 본 글의 내용 중에 하나였네요.
의대에 진학한 지금은 오히려 갈등이 더 심해졌어요
의대 전공과목중에 가장 비인기과가 어느어느과인지 대충 들으셔서 아실거에요
외과 흉부외과 비뇨기과 산부인과, 내과 신경과 신경외과 안과 가정의학과 정신과 등
소아과를 제외한 모든 메이저과가 비인기과입니다. 심지어 소아과 역시 워낙 전문의 배출이 줄어 잠깐 인기 있어진 부분이 크고요. 내과가 그나마 메이저과에서 인기가 있는 마지막 보루였지만, 여러 정부 정책 등으로 비인기과가 된지 몇년 되었죠.
흔히들 바이탈을 다루는 메이저과 하러 의대 가려고 하는 게 아니면 의사는 다 돈밝히는 사기꾼 아니냐!라고 하시는데, 의사 역시 직업입니다. 생계가 보장되고 내 직업을 함으로써 보람이 있어야 할 맛이 나죠.
물론 '사명감'으로 메이저과를 다루는 과를 선택하고 싶어하는 분들도 많으십니다. 하지만 모든 의사들에게 '사명감'을 강요하는건 너무 부당한 처사예요. '사명 페이'라고 하죠. 근데 이 페이가 엄청나야 해요. 적어도 제 입장에서는 '산부인과 의사가 아무 잘못이 없더라도 분만 사고의 경우 억대의 배상을 해야한다.' '비보험 진료가 없거나 적은 과의 경우 개원비용과 개원 유지비용을 안정적으로 얻기 위해선 5분진료를 할 수 밖에 없다.'라는 현실이 매우 비이성적입니다.
후자의 경우 의사의 욕심이라고 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가 유럽 등의 국가처럼 의대 등록금이 무료이고 개원비용까지 들지 않는 이상, 10년 이상을 돈을 쓰는게 더 많거나 매우 박봉을 받으며 수련하고 평균 개원비용 6~7억을 감당해야하는 의사 입장에서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의료보험이라는 '의사를 희생하여 일반 국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제도'에 대해 일반인들, 의사가 될 분들도 이해하길 바라는 마음에 글을 썼습니다.
물론 위의 이유에도 불구하고 의사는 고소득 직업이 맞습니다. 하지만 바이탈 즉 메이저과의 '하이 리스크 노 리턴' 상황에 대하여 이해가 필요합니다.
비보험 진료를 하며 돈을 버는 의사, 5분진료를 하며 돈을 버는 의사에 대해 의사를 욕할 것이 아니라, 보험 체계를 욕할 것이 아니라 무엇이 옳은 가에 대하여 생각해보자는 의미로 글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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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어떤분께서 신경외과는 고생스러워도 전문의 보드를따면 보상이 좋아 인기과라고 하시던데 바뀌었나요?
'인기'과는 아닙니다. 페이는 괜찮은 편이기는 하지만 워낙에 수련시 힘들기 때문이죠.
신경외과는 '매니아'라고 할만한 분들이 있어요. 다른곳 안가고 꼭 저기 가겠다는 사람들...
척추 척관병원들의 줄도산과 심평원의 많은 삭감 정책으로 비인기과가 된지 1년 좀 안된걸로 기억합니다ㅜㅜ
원래부터 워낙 몸고생하는 과라서 보상이 좋더라도 인기과는 아니었는데
척추병원 몰락으로 페이가 급하락 하면서 비인기과로 진행하고 있는 중입니다.
얼마전에 본 의과대 학부생의 대자보글이 생각나네요
외과 흉부외과 비뇨기과 산부인과, 내과 신경과 신경외과 안과 가정의학과 정신과 등
소아과를 제외한 모든 메이저과가 비인기과입니다.
--> 메이저과는 내외산소 or 내외산소정 입니다. 나머지 과는 마이너입니다.
http://www.docdocdoc.co.kr/news/newsview.php?newscd=2014120400045&type=
작년 전공의 지원율을 보면 안과와 정신과는 비인기과라고 하긴 어렵습니다. 물론 전성기 때보다는 떨어지긴 했지만요.
메이저과가 내외산소라는 점은 이해하고 있습니다 단지 위에 나열해놓은 과들은 비인기과라고 생각했던 과들이예욤...
언급도 안되는 진검/핵의/병리/방종 4인방은 웁니다. ㅜ.ㅜ
+예방.... 아무래도 그쪽은 수익이 날 수 없는 구조라고 생각해서요 뭔가 임상이 아니라고 생각하기도..
'아주 고귀한 일이기 때문에 많은 보수를 받아야 한다'
'아주 보편적이고 많은 사람이 혜택을 얻어야 하기에 적은 보수를 받아야 한다.'
--> 이 딜레마에 대해서는
필수적이지만 힘든 분야에 대해 본인부담금은 적게 받는 대신 정부가 수가를 지원해줘서 국민 부담은 적지만 의사도 고생에 상응하는 많은 보수를 받게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이런데는 굉장히 인색하다는 거죠. 가끔 생색내기용 정책 한 두개를 내긴 하지만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정책은 거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도 정부 정책을 믿지 않습니다. 의대생이 전공 선택하고 해당 과목 전문의로 의료 시장으로 나가기까지는 최소 5년, 최대 10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장기적인 지원책을 내놔야 합니다.
nicewing님 생각으로는 정부가 장기적인 지원책을 내놓을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예과생이지만 저는 회의적으로 보이네요ㅜㅜ
10년 전 본과생일 때 법의학에 대해 관심이 많았고
워낙 법의학 제도가 개판이라서 10년 뒤 쯤 나아지겠지? 라는 마음에 기웃기웃 거리다가 포기한 적이 있었는데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개판인 것은 매한가지더군요. ;;; 만약 그 일을 선택했다면 일 자체는 만족했겠지만 일 외적으로 많은 것을 버려야 했을 겁니다. (지금은 둘 다 만족스럽습니다.)
정부의 다른 정책들도 워낙 근시안적이다보니, 의료 정책도 제대로 된 장기 정책을 내놓을 거라고 생각되지 않네요.
이익을 좇지말라고 언론플레이하는게 정책같기도...
법의학 분야는 이익의 문제를 뛰어 넘어서
정말 이게 선진 문명국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책이 개판입니다.
아마 OECD 국가 중 독보적인 꼴찌일껄요?
나중에 본과 다니면서 법의학 강의 들을 때 잠깐 알아보세요. 아 이래서 우리나라가 제대로 된 선진국이 못 되는구나라고 느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