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6월 2일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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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네시 십일분
여느 때와 같이
적막뿐인 방에서
벽에 머리를 기대어 앉은 상태로
생각을... 하던 도중
기록...으로 남기는게 좋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이렇게 노트를 꺼내고 몇 자 적어본다
눈을 감고 앉아 무슨 생각을 했었던가
내가 했던 생각의 시작은 뭐였던가
오늘뿐만 아니라 몇주전부터 여러 얘기들이 오갔지만
지금 이 생각의 시작은
너무 한심하게 살아왔지만
앞으로도 이 한심한 모습이 바뀌질 않을 것 같다
라는... 내가 나한테 하는 말로 시작됐다
잠시 주석을 달아보자면...
얼마전부터 내가 나한테 하는 말들이 들린다..고 해야하나
나는 나에게 말을 건네지 않는다
오히려 그놈이, 내가 나한테 말을 걸어온다
활자로는 전할 수 없는 이 상황이 서글퍼질 뿐이다
지금으로선 정확하게 표현했다 생각하지만
훗날, 다시 보게될지도 모르는 상황...을 위해
더 자세히 적어볼까..
현재 펜을 잡고 있는 나와
머릿속에 내가 아닌거 같은, 나의 인지 상위에 존재하는,
그렇지만 부정할 수 없는 나..가 존재한다
굳이 풀자면 폐인으로 살고있는 현실의 나를
매정하게 몰아세우는 이상 속의 나..인가...
나들은 말다툼하지 않는다
앞서 말했다시피 내가 나한테 말을 건넨다
나는 변명을 할 수도 반대의견을 내비칠 수도 없다
그건 분명히 나니까
주석이 좀 길어진 느낌이 있으니 이쯤해볼까
아무튼 요새 내가 빈번하게 말을 걸어온다
말을 걸어온다기보단.. 일방적 독설일까
며칠전까지도 내가 나뉜 것에 대해 의문을 품지 않았는데
이 글을 쓰다보니 이유를 알 것만 같다
몇년전만해도 나는 나였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
내가 가장 정신적으로 온전히 존재한다고 믿었던
내가 있었다 그때까지는 나뿐이었다...
그런데 얼마전부터 내가 나뉘게 된 까닭은
내가 나에게 실망했기 때문인가
나는 나를 더 이상 동일시 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젠 내가 본인이 아님으로 취급하여
내가 나뉘게 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앞서 주석에도 말했듯이
망가진 현실 속의 나와
빛났던 이상 속의 내가
지금 내게 존재하는 것 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어제였던가...
내가 나한테 말을 한다
한심하게 살아왔는데 넌 바뀔 것 같지 않다고
나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오히려 그 의견에 서서히 동화될 뿐
... 내가 무슨 얘길 하려고 했던가
주석을 너무 많이 달았나
나가 나여서 나니 어쩌고 저쩌고
무슨 얘기로 펜을 잡으려 했는지 기억조차 안난다
지금은 네시 사십이분
새소리가 들려온다
곧 나올 매미보단 훨씬 낫겠다 라는 생각이 들 무렵
문득 그 매미들이 가여워진다
본인들이 괴롭혔던 것도 아닌데
난 아직 땅속에서 나오지도 않은 애들을 향해
저주를 퍼붓고 있었던거다
그 아이들은 울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걔네들한테 나는...
하지만 걔네들도 우렁차게 울며 나를 괴롭힐 것이다
그러면 미리 저주를 퍼부어도 된다는 거냐?
눈을 뜨고 있을때는 자책에 빠지고
생각에 지쳐 눈을 감겼을 무렵
나를 다시 이 세상으로 불러오는건
어머니의 퇴근 소리다
싱크대에 냄비가 세 개 있는 것을 보고
오늘에서야 자각했다
몇주를 며칠을 라면만 먹었던 것 같다
밥이 없었느냐.. 그건 아닌데
뭔가 힘들다
사실 식욕도 없을 뿐더러, 모르겠다...
사실 라면을 의식하며 먹진 않았는데
생각해보니 몇주동안 하루 한끼 정도로 라면만
먹고 지낸 것 같다
어미가 싱크대에 설거지 안된
전부 라면만 끓여먹는 냄비 세 놈을 본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지 조금은 궁금해지기도 한다
나에 대한 연민을 가져주길 바라는게 아니라
인간적인 순수 호기심인 것이다
아 슬프다
이 기록을 쓰기 시작할때
굉장히 짜임새 있는
내 생각들을 정리했는데
병신 같은 내가
이 글도 망쳐버렸다
이런 일상적인 것들도
기록으로 높게 평가하기에
꿋꿋이 썼는데
도저히 병신 같아서 더는 못해먹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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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선생님도 6모 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