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박완서씨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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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박완서씨 별세....
꽃피는 지난 5월의 교정에서.
박완서씨 특강을 듣기 위해
지금의 내 남자친구, 그때는 그냥 동기와
수업을 마치고 문화관으로 갔었던 기억이 난다.
늦지 않게 갔는데도
이미 사람이 바글바글...
많은 인원의 특강 형식 보다는
지병이 있어 몸이 힘드니
적은 인원의 담소 형식을 원하셨다는 박완서씨.
그때 이미 강당을 다 채워버린 인파를 뚫고
허겁지겁 의자를 가져와서 앉는 우리를 보신 분.
인사를 드리는 우리에게 미소를 지어주셨던 분.
강연 내용은 지금까지 쭉 걸어오신 인생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마치 할머니가 손자손녀들에게 이야기를 해주시는 것 처럼...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
일제시대, 625전쟁으로 불안정한 어린시절,
어머니께서는 박완서씨께
항상 선생님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고 한다.
어려운 시절에도
여자가 가장 대우를 잘받고 수입도 보장되는 선생님.
딸이 선생님이 될 수 있게 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셨다는데...
나는 이 부분이
얼마나 공감이 갔는지,, 눈물이 날뻔 했었다.
사실 다른 말씀도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셨지만
내게 가장 공감이 갔었던 이야기....
이야기 시간이 끝나고
우리에게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다.
이미 예정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지병이 있으셔서 몸이 힘드심에도 불구하고,
질문을 받아주신건
손자손녀들이 생각나셔서 그러신게 아니었을까.
나는 질문이 꼭 하고싶어서
사회자,, 비슷하신 분께
안구신호를 끊임없이 보내며 손을 번쩍번쩍 들었다.
마치 나 이 질문 못하게 하면 여기 안떠날거에요,, 라는 기세로...
질문 내용을 요약하면
안녕하세요. 국어교육과 학생입니다.
저도 부모님께서 항상 선생님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시는데요.
하지만 저는 제가 사는 지역사회의 의료계열에 봉사하고 싶어서
간호학과에 진학하고 싶었기 때문에
부모님과의 마찰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아까 들려주신 이야기에 공감이 많이 갔었는데
그때 박완서씨께서는 선생님을 강조하시는 어머니에 대한
야속함이나 반발심,,, 같은 좋지 않은 감정은 없었는지,
그리고 특별히 자식들이 되었으면 하는 직업은 없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이 질문을 들으시고
잠시 정적이 흘렀던 기억이 난다.
나는 내 질문이 이상한가, 무례한가,, 별별 생각이 다들었는데...
잠시 후 웃으시며 답변.
(요약)
그때는 시대가 하도 불안정했기 때문인지
별다른 감정이 없었어요.
하지만 내자식에게 그러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그런말 안하고 놔뒀는데 알아서 잘 하던데요?
.........
지금의 남자친구와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분.
이토록 비루한 내가
이렇게 유명하신 분께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분.
비록 부모님 말씀대로 선생님이 되지는 않으셨지만
아주 훌륭한 작가가 되신분.
내게도 아직 늦지 않았다고,
내인생에서도 기회가 더 있다는걸 알게 해주신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부디 좋은곳으로 가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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