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소식

dsfadsfa [613598] · 쪽지

2015-11-05 03:17:13
조회수 491

연대생 여고생(1)

게시글 주소: https://dev.orbi.kr/0006740716

옛날에 연세대 커뮤니티에 올라왔었던 글인데
너무 재밌게봐서 그냥 자기전에 잠깐 짬내서 보시라고 올려봅니다~
아 참고로 실화를 바탕으로 썻다하네요!!





Prologue.




내가 그때 지갑을 가지고 있었더라면, 그래서 PC방을 갔었더라면, 그녀를 평생 보지 못했을 것이다.





#1. 첫만남.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날씨가 매우 더웠다. 아마도 2006년 6~7월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4시쯤일까. 수업을 마치고 연희관을 나와서 동주시비쪽으로 걸어가는데 반 친구한테서 문자가 왔다.



[야 오늘 혁주 생일이다ㅋㅋ 6시까지 대학약국 앞으로 와!]



6시라...아직 2시간이나 남아있다. 어디서 시간 죽이고 있기에는 애매한 시간이다. 나는 잠시 고민한다.



'그냥 애들 불러서 PC방에 잠깐 가있어야 겠다. 잠깐...이런!'



나는 그제서야 지갑을 놓고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릴없이 창서초 근처에 있는 하숙집으로 걸음을



옴긴다.



늘 지나가던 길이다. 동주시비를 지나면 백양관이나오고, 백양관을 지나면 중도가 나온다. 그렇게



죽 걸어가다보면 별다른 특징없는 교문이 나올테지. 교문 옆에는 늘 그렇듯 중국식 호떡을 팔고



있을테고...



내 앞에서 나와 마찬가지로 신입생으로 보이는 여학생들이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재잘대며 걷고 있지



만 나는 무관심하고 심드렁 할 뿐이다. 똑같이 반복되는 생활이 무료하다는 생각이 든다.



운동권 총학에서 걸어놓은 플랜카드를 무의식적으로 바라보면서, 나는 무의식적으로 사람들을 따라



교문을 나서고, 사람들을 따라 교문앞 횡단보도를 지난다. 오늘도 어김없이 회색할머니는 굴다리 앞에



서 구걸을 하고 있다. 다행이다. 나는 안경을 쓰고 있으니.



대학약국 사이 골목으로 들어간다. 페스티벌 노래방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튼다. 내 하숙집을 찾아



걸어가는 그 길은 그다지 운치있지 못하다. 나는 언제나 그랬듯 똑같은 포즈로 똑같은 색깔과 모양



을 하고 있는 하숙집 대문을 열고 들어갔다.



대문을 열때만 해도, 나는 식상함 그 자체였다.



'앗 깜짝이야!'



늘 똑같이 반복되던 일상이었지만, 그때 그 장면만은 정말 의외였다. 신선했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



내앞에서 어떤 이쁘장한 여고생이 열심히 담배에 불을 붙이려고 하고 있다. 나는 깜짝놀랐고 그 여고



생도 깜짝 놀라는 눈치다. 어느새 놀라움은 사라졌지만, 그 빈자리를 민망함과 어색함이라는 녀석이



채운다.



"저,,, 여기 아저씨 집이에요?"



헉....! 아저씨라니..나는 재수하긴 했지만 06학번 신입생이라는 말이다! 하기야 나이들어 보인다는



소리도 그닥 새로운 소리는 아니로군.



"내 집은 아니고, 하숙하는 집인데,,,,여기서 뭐해?"



"아,,! 그럼 여기서 담배 하나만 피우고 가도 상관없죠? 하나만 피우고 갈게요."



여자가 담배라니.....나는 여자가 담배피우는걸 진짜로 싫어했다. 게다가 고등학생. 내 시선이 그다지



고울리가 없다. 그런데 그때 나는 이 여학생의 행동이 뭔가 어설프다는걸 발견한다.



"아씨.......왜 불이 안붙지. 불량품인가."



입에다 담배를 물고 연신 라이터불을 붙이고 있지만 담배에 불이 붙지를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담배 필터 부분을 깊게 빨아줘야 불이 붙는데 저 여고생은 입에 물기만 한 채로 불을 붙이고 있다.



나는 그 모습이 웃겨서 큭하고 웃고 만다. 그러고 보니 별로 노는애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담배피는거 처음봐요? 왜 웃어요?기분나쁘게."



"아 귀엽다. 너 담배 처음 피지? 고등학생인거 같은데? 어린애가 왠 담배야. 남의 하숙집 앞에서"



아마도 '어린애'라는 말에 그 여학생은 발끈한다.



"담배 원래 피우고, 나이 들만큼 들었거든요? 아저씨 그냥 빨랑 지나가시면 안돼요?"



나는 왠지 이 상황이 재미있다. 나는 손을 뻗어 그 여학생한테서 던힐라이트 한갑과 라이터를 뺐는다.



여학생이랑 어울리지 않게 생각보다 중후해 보이고 비싸보이는 라이터다. 나는 재수할때 담배 피우던



기억을 살려서 담배를 하나 빼물고 불을 붙였다.



"불량품이기는, 담배는 이렇게 피우는 거야? 오케이? 그리고 고등학생이 왜 담배를 피워? 당당하게



피우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몰래 남의 하숙집 앞에서... 이건 그냥 내가 압수할게."



나는 담배를 끄고 유유히 하숙집으로 들어갔다. 여학생이 화가난 표정으로 뒤따라온다.



"뭐야! 아저씨 지금 장난해요? 빨랑 줘요 그거!"



나는 뒤도 안돌아보고 하숙집 문을 닫고 들어갔다. 창문으로 바라보니 여학생은 어쩔줄 몰라하며



하숙집 앞을 서성거리다가 그냥 단념하고 돌아간다. 아마도 주변 사람들 붙잡고 내 라이터랑 담배를



어떤 아저씨가 뺐어갔으니 찾아달라고 말하기는 쑥스러웠던 모양이다.



나는 담배랑 라이터를 서랍에다 대충 넣어두고 지갑부터 챙긴다. 여섯시가 되려면 아직 1시간도 넘게



남았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dsfadsfa [613598]

쪽지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