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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신기 [378681] · MS 2011 · 쪽지

2015-09-24 07:11:11
조회수 1,438

EBS 낯선 시 꿀 해석 드려요 2

게시글 주소: https://dev.orbi.kr/0006563839

(많은 분들이 호응해주신 것에 대해 깜짝 놀랐습니다.

몇 년 전 컬럼을 여러 차례 올려본 적이 있는데,

오르비 스타가 되는 것은 처음이네요. ^.^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계속 올리겠습니다.)

 

 

김춘수 시인의 꽃을 위한 서시입니다.

(인수 문학 A35쪽 참조)

문과생도 읽어 보시고, 시 공부 같이 해봐요.

 

 

(EBS 교재에서 구분된 2연과 3연은 원래 하나의 연으로 묶여 있습니다.

여기서는 EBS 교재를 따릅니다.

이 시에 대해 여러 해석이 존재하는데, 그 중 하나로 보시기 바랍니다.)

 

 

 

나는 시방 위험한 짐승이다.

나의 손이 닿으면 너는

미지(未知)의 까마득한 어둠이 된다.

 

존재(存在)의 흔들리는 가지 끝에서

너는 이름도 없이 피었다 진다.

 

눈시울에 젖어드는 이 무명(無名)의 어둠에

추억(追憶)의 한 접시 불을 밝히고

나는 한밤내 운다.

 

나의 울음은 차츰 아닌 밤 돌개바람이 되어

()을 흔들다가

돌에까지 스미면 금()이 될 것이다.

 

........... 얼굴을 가린 나의 신부(新婦).

 

 

 

 

1. 이 시의 특징

 

이 시는 의 관계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대립적인 시어인 짐승신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마지막 5연은 하나의 행으로 처리되고 있고,

말줄임표를 통해 의미상의 간격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상을 압축하여 정리한다고 볼 수 있어요.

 

 

2. ‘시어와 관련하여 울음의 의미 파악하기

 

울음대상을 언어적으로 인식하려는 행위로 이해합니다.

이것을 시에서 파악해보기 위해서 먼저

3연의 추억의 한 접시 불을 살펴볼까요?

 

추억은 화자 개인의 과거를 돌이켜 생각하는 것입니다.

무명의 어둠을 해소하기 위해 화자 개인의 과거를 관련짓는 것이죠.

화자가 경험한 과거는 분명한 것으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3연에 나오는 울음4연에서 그 의미가 드러납니다.

3연의 한밤내라는 시어가 이것을 알려줍니다.

한밤내는 시간의 경과를 함축하고 있는데,

울음의 시간 경과가

4연에서는 차츰’, ‘돌개바람이 되어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운다는 것은 욕구 충족이 안 된 결핍의 상태,

여기서는 존재가 인식되지 않는 상태와 관련됩니다.

4연에서는 이러한 결핍의 상태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시간의 경과 속에서 울음의 변신으로 나타납니다.

, 울음 돌개바람 (탑을 흔들고 돌에 스며듬) 금으로 됩니다.

 

금이 될 것이다.’는 중의적 표현입니다.

나의 울음이 주어가 될 수 있고, ‘또는 도 주어로 가능합니다.

저는 나의 울음이 주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라는 시어는, 시적인 대상인 = = 신부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는 존재의 가지 끝에서 흔들리는 자연물로 나타납니다.

은 인공물이며 매우 안정적인 구조물이죠.

그래서 은 인간 문명을 암시하는 상징어라 생각합니다.

나의 울음이 인간 문명의 근원(=)에까지 스미면 금이 된다.’,

이렇게 4연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3. 말줄임표에 암시된 의미 반전 이해하기

 

화자는 4연에서 자신의 울음 행위가

긍정적 결과(=)로 나타날 거라고 기대하고 있죠?

 

그런데 결핍의 해소와 긍정적 결과는,

특정한 조건 상황에서만 나타나는, 미래의 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돌에까지 스미면 금이 될 것이다.’는 부분이 이 점을 드러냅니다.

만약 돌에까지 스미지 못하면 금이 될 수 없는 것이죠.

5연의 말줄임표는 이러한 조건 상황이 충족되지 못할 거라고 암시합니다.

 

그러니까 돌에까지 스미면 금이 될 것이다.’이라는 구절은,

언어로는 존재의 본질을 밝힐 수 없다는 비극성을 담고 있는,

반어적 표현으로 볼 수 있습니다.

말줄임표 외에도, ‘얼굴을 가린이라는 시어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신부여라는 시어에 주목해봅시다.

‘~라는 조사는 대상을 정중하게 부르며,

여기서는 호소와 영탄의 의미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신부는 구애의 대상입니다. ‘나의 신부여라고 하잖아요.

 

신부는 얼굴을 가리고 있지만 가까이 가고 싶은 대상입니다

언어로는 존재의 본질을 알 수 없는 비극적 성격도,

미래의 언젠가 해소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게 아닙니다.

그래서 더욱 가까이 가려는 욕망을 갖게 된다는 점을,

나의 신부여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4. 이 시의 표현상의 특징

 

의인화된 청자에게 말을 건네는 방식으로 시상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시상을 압축하고 있다’, ‘시상을 반전하고 있다고 해도 괜찮을 것 같아요.

돌에까지 스미면 금이 될 것이다.’이라고 긍정적 결과를 기대하는데,

5연에서 이를 뒤집고 있으니까요.

 

은유는 나는 ~짐승이다’, ‘추억의 한 접시 불등에서 보입니다.

상징은 ’, ‘’, ‘신부등에서 나타납니다.

중의적 표현은, ‘금이 될 것이다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5. 출제 가능한 포인트

 

출제 가능한 선택지를 같이 만들어볼까요?

 

대립되는 시어로 화자와 대상 사이의 관계를 드러내고 있다.

의인화된 청자에게 말을 건네는 방식으로 시상을 압축하고 있다.

수직적인 운동감을 통하여 긍정적 상황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돌개바람이나 탑을 흔듬에서 수직적인 운동 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대상을 영탄적으로 대하면서 안타까움을 드러내고 있다.

 

 

 

좋아요하나 꾹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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