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과목 떡밥 기념 '둘(2)'의 어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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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 과목 할 때 two(2)를 나타내는 고유어 수사는 ‘둘'인데 중세에는 ㅎ 종성 체언이었습니다. 이는 단독으로 쓰일 땐 ㅎ이 탈락한 ‘둘'이 쓰였고 모음이나 평음으로 시작하는 조사와 결합하거나 평음으로 시작하는 조사와 만날 경우 ㅎ이 덧났다는 뜻입니다.
妙法이 둘 아니며 세 아닐… <석보상절>
츼유리니 우리 둘토… <월인석보>
二ᄂᆞᆫ 둘히라 <훈민정음 언해>
그런데 이미 15세기에서부터 ㅎ이 덧나야 할 상황임에도 ㅎ이 덧나지 않은 표기가 보이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둘'과 ‘둟' 모두 쓰이다가 20세기쯤 ㅎ 종성 체언이 완전히 사라지고 ‘둘'만 쓰이게 됐습니다.
하나 재밌는 점은 ‘둘'은 후기 고대 국어(LOK)와 전기 중세 국어(EMK/고려 시대)에선 2음절이었단 점입니다. 15세기 초 자료인 <조선관역어>에는 ‘覩卜二(두부얼/현대 중국어 발음)’'로, 12세기 자료인 <계림유사>에선 ‘途孛(도발)’로 나타납니다. 이는 ‘둘’이 본래 '*두블'로 발음되었다가 모음 사이에서 ㅂ이 약화되어 순경음 비읍이 되어 ‘두ᄫᅳᆯ’이 됐다가 완전히 탈락하여 ‘두을'이 되고 ‘둘'이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16세기에는 “두울히 뫼셔 셧더니(<이륜행실도>)”라는 표현을 통해 ‘두욿'이란 형태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즉 ‘두블(삼국시대~통일신라)>두ᄫᅳᆯ(고려 중후기)>두을(고려 중후기~조선)>둘(조선)'이라는 변천 과정을 상정할 수 있단 겁니다. 물론 고대 국어에서도 ‘ㅜ'였는지는 확신이 불가능하지만요.
이와 비슷한 예시로는 ‘술(alcohol)’이 있습니다. ‘술'의 옛말은' 수을'인데 여기서 ㅜ의 영향으로 ‘수을'이 ‘수울'이 되고 ‘수울'이 축약된 ‘술'이란 형태도 만들어졌는데 이 세 가지 모두 15세기부터 17세기까지 공존했습니다. 그러다 18세기부터 ‘술'만이 남아 표준어가 되었습니다.
고려 시대 자료인 <계림유사>에선 ‘酥孛(수발)’로, <조선관역어>에는 ‘數本(수본)’으로 나타났는데 이를 통해 ‘술(수을)'이란 단어 역시 ㅂ이 약화되어 순경음이 되었다 그 순경음이 탈락한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 삼국사기 자료에는 “豊夫城 夲肖巴忽”란 문장이 있는데 이는 “豊夫城(풍부성)은 본래 肖巴忽(초파홀)이다"라는 뜻입니다. 현재 豊은 ‘풍부할 풍'의 약자로만 쓰이지만 원래는 ‘禮(예절 례)’였습니다. 일단 저 기록에서 ‘豊夫’와 ‘肖巴’가 대응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고, ‘豊’의 상형을 고려하면 ‘술'과 관련이 있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肖’의 중고한어 발음은 [*sjewH]이고 ‘巴’의 발음은 [*pae]인데 당연히 고대 한국인들이 한자를 받아들일 때 모음이 변했을 것이므로 [*수블(swupul)]과 연관 지을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문헌 근거로는 “酒多後云角干”가 있습니다. “酒多(주다)는 이후에 角干(각간/서불한)이라고 불렸다.”라는 뜻입니다. 角은 ‘뿔'에 대응하는데 ‘뿔'의 15세기 표기는 ‘ᄲᅳᆯ’이며 어두자음군은 본디 모음이 탈락하면서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기에 ‘서불한'의 ‘서불'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酒多과 角干이 동일한 대상을 나타내는 말이라면 酒은 당연히 훈독자일 것이니 ‘술'의 고대 국어 형태와 ‘角(뿔)'의 고대 국어 형태가 매우 유사하게 발음됐음을 뜻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삼국사기의 표기를 통해 ‘술(酒)'과 ‘뿔(角)'이 유사하게 발음되었음을, 경덕왕의 한화 정책으로 ‘술'의 옛말에는 ㅂ 소리가 있었음을 알 수 있으니 고대 국어 시기의 형태를 ‘*수블[swupul]’로 볼 수 있는 근거가 생긴 겁니다.(물론 모음은 ㅜ와 ㅡ가 아니었을 겁니다)
그리고 이 ㅂ이 계림유사에서도 보이니 고려 초기까진 대충 ‘*수블'이었고 고려 말에 ㅂ이 약화되어 ‘수ᄫᅳᆯ’이 되고 ㅸ이 탈락한 ‘수을'이 조선 시대에 보이게 된 거라는 결론에 이를 수 있습니다.
그러니 ‘둘'도 이와 비슷한 관점에서 볼 수 있는 겁니다.
이번엔 '2일'을 뜻하는 '이틀'에 대해 알아봅시다. 한국어에는 날짜의 뜻을 더해 주는 접미사 '-흘/ㅎㆍㄹ'이 존재합니다. '며츨(>며칠)'은 '몇+흘'이고 '사흘'이나 '나흘'의 옛말에서 보이는 '-ㅎㆍㄹ'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이틀'은 '이'에 받침이 있는 형태와 '-흘'이 결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몇몇 사람들은 '잇다'로 보고 이어주는 날로 해석하곤 했지만 '잇다'의 옛말은 '닛다'였고 중세 국어 시기 ㅅ의 불파화(ㅅ이 어말에서 ㄷ으로 교체되는 현상)가 아직 일어나기 전이기 때문에 더더욱 '닛흘'이 15세기에 '이틀'로 쓰일 이유는 없습니다.
여기서 '이듬해', '이듬달', '이듭'과 같은 표기를 눈여겨보아야 합니다. '이듬해'의 '이듬'은 '올해 다음에 오는 해'라는 뜻입니다.
또 짐승의 나이를 셀 때 '하릅, 이듭, 사릅' 등이 쓰이는 걸로 보아 '-읍'이란 접미사를 도출해 낼 수 있고 '읻-+-읍'이란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듬해'의 '이듬' 역시 '읻+-음'으로 볼 수 있고 '-음'이 명파접이라면 '*읻다'라는 사어화된 용언이 존재했음을 시사합니다. 언어 관련 커뮤에서 '버곰(>버금)'이 '벅다(공시적으로는 사어)'에서 왔듯이 '이듬' 역시 '*읻다'라는 용언을 상정하게 하는 근거가 될지도 모른다는 글을 보았는데 매우 타당해 보입니다
결국 '이틀'은 '다음에 오는 날'이라는 어원을 갖고 있는 말이라 볼 수 있습니다
결론:
두블>두ㅸㅡㄹ>두을>둘
읻-+-흘>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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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종성이 있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네 둘은 ㅎ영향이 남아있는 단어를 아예 못 본것 같은데생각보다 수사에 ㅎ종성체언이 꽤 있습니다. 둘, 셋, 넷, 열 이 네 개는 ㅎ종성체언이었습니다
그러고보니 나흘 할때 이것도 그 영향인가요?
그건 아닐 겁니다. '-흘' 자체가 접미사기 때문에 ㅎ 종성 체언의 영향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살+-흘'에서 ㄹ이 탈락한 단어로 보는 견해도 있는데 나중에 글로 써 보겠습니다
참고로 '서른'의 옛말인 '셜흔'의 ㅎ은 ㅎ종성체언의 영향입니다

오 흥미롭네요"꼬부랑말.double은.두블에서.기원했다."
영어의 조상은 한국어 타닥... 타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