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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세요 [351906] · MS 2010 · 쪽지

2011-01-18 21:37:34
조회수 4,819

사교육에 대해

게시글 주소: https://dev.orbi.kr/000637203




저는 사교육 강사입니다.
고3을 전문으로 하고, 돈은 꽤 법니다.
구체적 액수는 말 안하겠습니다. 한 달에 억대를 버는 스타급 강사는 아니지만,
예약한 학생이 몇 달씩 기다리는 정도 됩니다.

거두절미하고 한 말씀만 드리겠습니다.
제발, 제발, 사교육으로 성적 해결하려 들지 마세요. 부탁입니다.
초딩들 학원 뺑뺑이 돌리지 마세요.
아이 망치는, 인성 적성 이런 거 다 집어지우고 성적 망하게 하는 주범입니다.
초딩 때부터 기초를 잡아야 한다구요?
공부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구요?
학원 뺑뺑이 돌려봐야 기초도 안 잡히고, 공부하는 습관도 안 듭니다.
그저 시험 문제 푸는 요령, 답 외우기만 배워올 뿐입니다.

저한테 고3들 오는데요, 정말 가관입니다.
기본적으로 독해력이 안 됩니다. 영어 독해가 안 되느냐?
헐~,
한글 독해가 안 됩니다.
문제가 뭘 묻는지, 그거 이해를 못 합니다.
문제가 뭘 묻는지를 모르는데 뭔 정답을 맞히겠습니까?
공부 못 하는 학생들 아니냐구요?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 내신 2등급 이하는 없습니다.
특목고라고 특별히 더 나을 것도 없습니다.
얘들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뭐냐면, 문제 푸는 테크닉은 뛰어난데 사고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 문장이 무엇을 말하고 있고, 이 물음에 답하려면 제시문을 어느 관점에서 봐야하고,
틀린 선택지라면 어떤 근거에서 틀렸는지,
이거 판단하는 게 꽝입니다.

그리고 학생들, 교과서 안 봅니다.
별로 중요한 게 없어서 안 본다나요? 정말 어이가 상실입니다.
교과서가 얼마나 논리적이고, 알찬 정보를 가지고 있는데,
그 기본 텍스트를 이해하지 않고 애들 들입다 문제집 풉니다.
그러니 어느 선에서는 절대 점수 올라가지 않습니다.

논술요? 교과서만 충분히 이해하면 다 쓸 수 있습니다.
대학 교수들, 교과 과정 내에서 냈다는 거 절대 거짓말 아닙니다.
제시문이 어려우니까 교과과정 벗어날 것 같지만 제시문의 주제를 정확히 파악한 다음,
사회 문화 윤리 언어의 비문학 들춰보라고 하세요.
그 안에 다 있습니다. 근데 애들은 교과서 안 봅니다.
돼먹지 않은, 학원 강사가 여기저기서 베껴낸 참고서 보죠.
그 학원 강사들이 우리나라 교과서 집필진보다 실력이 더 낫겠습니까?

말이 길어지는데요.
학부모님들, 초딩 때 놀아도 중학교에서 따라 잡을 수 있습니다.
중학교 때 못 해도 고딩 때 따라 잡을 수 있습니다.
걱정 하지 마시고, 제 충고를 들어보세요.

초딩 때는 교과서를 반복해서 읽도록만 지도하십시오.
교과서를 읽고 기억나는 대로, 자기 생각대로 공책에 한 번씩 적어보라고 하세요.
이거면 공부 충분합니다.
수학이 걱정되세요?
교과서 풀고 다른 참고서 한 권 사서 혼자 풀어보게 하세요.
채점하게 하시구요, 틀린 거 다시 풀게 하세요.
이거 하루에 10분이면 어머니들께서 체크 가능합니다.
어머니들이 풀어주실 필요도 없습니다.
맞을 때까지 다시 풀고, 다시 푸고 반복하게 하세요.
창의력 수학 수업 시키고 싶으세요?
서점 가면 "문제 해결의 길잡이"라고 있습니다.
책 좋습니다. 그거 풀어보게 하세요.
중학교 때부터는 명품 수학 추천합니다.
제가 출판사 직원 아니지만, 동료 사교육 강사들로부터 들은 얘깁니다.
어렵지만 계속 혼자 풀게 하세요.
정 모르겠으면 학교 가서 선생님한테 여쭤보라고 하세요.
학생이 물어보는데 퇴짜 줄 선생님, 아무도 없습니다.

영어 걱정되십니까?
원어민 학원 보내신다구요?
헛돈 버리고 계십니다.
서점에 가셔서 영어 동화책 두 권 사세요.
그거 외우게 하세요. 달달 외우는 겁니다.
CD나 테잎 듣고 받아쓰게 하세요.
이거면 영어는 끝입니다.
제가 말씀드린 대로 해보세요.
중딩이고, 내신 걱정 되시면 교과서 외우게 하세요.
영어 교과서 달달 외우는데 시험 왜 못 칩니까?
중2쯤 되면 문법 나옵니다. 서점에 가셔서 제일 쉬운 영어 문법책 사세요.
그걸 최소한 3번 반복해서 보게 하십시오.
어려운 문법책 절대 필요 없습니다. 요즘 문법 잘 나오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기본을 알아야 독해가 계속 늘기 때문에 하는 겁니다.

어머니들은 아이들 시간표 정해주시고, 체크만 하게 하십시오.
아이들 잘 안하죠.
직장 다니는 어머니들은 시간도 없으실 거구요.
애들 숙제 안 해놓으면 싸우게 되니까 피곤하고,
그러니까 돈 주고 학원 보내시죠.
이거 아이들 망치는 지름길입니다.
하지만 공부는 혼자 하는 습관을 들여야 나중에 효과를 봅니다.
과외, 학원 오래 다닌 애들, 고딩 되면 어느 강사의 말도 안 먹힙니다.
그거 시험 비법만 찾게 되죠.
비법 안 가르쳐주면 다른 선생으로 바꿉니다.
요령 가르쳐주면 선생 실력 있다고 하구요.
이렇게 요령만 배우려고 드니까 수능 망치고 징징 거립니다.

다른 아이들은 학원가서 내신 잘 받아오는데,
우리 아이만 집에서 빈둥거리니까 너무 불안하시죠?
중학교 때부터는 EBS 있으니까 이것만 해도 웬만한 학원보다는 낫습니다.
EBS 정말 좋습니다.
초딩 때부터 혼자 하는 습관 들이면,
힘들어도 자기가 책보며 푸는 습관 들이면 고등학교 때는 반드시 성적 나옵니다.
혼자 안 되는 아이는 학원 보내도 안 됩니다.
어떤 강사를 붙여도 안 됩니다. 모두가 다 공부 잘할 수는 없습니다.
내 아이, 공부에는 별 적성 없을 수 있습니다. 저의 아이도 마찬가지구요.
이 아이를 학원 보내서 뺑뺑이 돌리면
그저 요령만 늘고, 생각 줄어들고, 열의 없어지고 부작용만 늡니다. 차라리 놀게 하세요.

공부할 애들은 놀다가도 어느 순간에 공부 좀 해야 하는데.....하는 시간이 옵니다.
지들이, 엄마 나 공부 좀 해야 하는데 할 겁니다.
대부분은 그렇게 합니다.
과외는 그때 붙이세요.
자기가 하려고 할 때 그때 과외가 효과가 있는 겁니다.
대학 안 가려고 한다구요?
애랑 진지하게 대화해보세요. 요즘 애들 배짱 없습니다.
나 대학 안가고 고졸로 뭘 해볼래 하는 애들 있다면,
칭찬해주세요. 그 패기 정말 대단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애들 대학 가고 싶어 합니다.
공부 안하려고 하는 건, 엄마가 초딩 때부터 들볶지,
학원 매일 다니지만 성적 안 오르지,
나는 안 되는 것 같지,
그러니까 재미없지
이 모든 게 종합되어서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정말 중요한 것 말씀드렸습니다.
초딩 때부터 교과서 읽고 노트에 생각나는 대로 적어보는 것,
이거 정말 중요합니다. 그걸 자기가 읽고 뭔가 이상하다,
말이 안 된다 싶으면 다시 책 찾아서 읽어보게 하세요.
이것만 되면 공부는 됩니다.
이 간단한 걸 안 해서, 그 엄청난 돈 들이며,
효과도 없는 학원 뺑뺑이 돌리며, 애 학대하고 부모 스트레스 받고.......

수능, 공부 엄청 해서 치르는 것 아닙니다.
공부의 원리는 간단합니다.
하루에 한 시간이라도 자기가 책상 앞에서 책을 보며 읽고,
이해하고, 이상하다 싶으면 찾아보고, 공부한 후에 자기가 공부한 걸 체크해보고,
이게 답니다.
이걸 안하고 학원에서 뭘 합니까?

우리 애는 머리가 안 된다구요?
고등학교에서 무슨 핵융합로 만듭니까?
고등학교 공부 머리 필요 없습니다.
자기가 가진 능력을 정확하게 쓰기만 하면 웬만한 대학은 다 갑니다.
엉터리로 하니까
시간 버리고 돈 버리는 겁니다.
이 엉터리 공부 습관 들이지 않으려면
제발, 제발 부탁인데 학원 보내지 마세요.
제 주변의 한다하는 사교육 강사들, 지 새끼 학원 안 보냅니다.
저도 아직 학원 안 보냈고요.
우리 애 중학생인데 반에서 10등 정도합니다.
그래도 영어는 자기 혼자서 하는데
지금 파올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영어번역본을 혼자 외우고 있습니다,
해리 포터 혼자서 번역하구요.
엉터리 번역 많지만 내버려둡니다.
수학 오답노트만 체크해주고 그게 답니다.
성적 별로지만 저 상관 안합니다.
요즘 우리 애는 집에만 오면 지 방에서 혼자 만화 그리느라 정신없습니다.
얼마나 좋습니까? 전 내버려둡니다.

수행, 만점 받으려고 밤새는 그런 거 저 안 시킵니다.
요즘은 수행 전문 강사도 있더군요.
정말 어이없어서...... 지 혼자 해서 10점을 받든, 20점을 받든 그걸로 만족입니다.
줄넘기 좀 못하면 어때서 그거 땜에 애 밤새우게 합니까?
우리 애는 특목고는 못 가겠죠.
상관 안합니다.
근데 외고 같은 경우,
영어 시험 영작과 듣기만 친다는 거 아세요?
지금 자제분 다니는 학원, 영작 시킵니까?
이거 학원 다닌다고 테크닉 배운다고 되는 거 아닙니다.
영어책 외우고 자꾸 혼자 번역해봐야 나중에 영작이 됩니다.
수학요? 특목고 전문 학원 그거에 속지 마세요
. 자기 혼자 수학 붙들고 끙끙거리지 않으면 특목고 문제 못 풉니다.
대학요? 연고대 나와도 지가 사고하는 능력 없으면 취직 안 되고, 취직 해봤자 입니다.
과외로 칠갑을 해서 연고대 가서 1학년 때 성적미달 받아오는 애들 많습니다.
과외 선생 없으면 리포트도 못 쓰는 애들.
이런 애들, 좋은 대학 나와 봤자 아무 것도 못 합니다.
제발 혼자 하게 좀 내버려 두세요.

재작년에 저에게 온 학생 있었습니다.
내신이 반에서 16%쯤 되니까 2등급도 안되죠.
제가 얘를 받은 건 중학교 때부터 과외를 한 번도 안 하고
(초딩 때 윤선생 영어 했다고 합니다. 그게 답니다)
혼자 했다는 말을 듣고 제가 받았죠. 인강만 가지고 공부하더군요
. 얘, 고려대 수시1 걸려서 지금 고려대 다닙니다.
논술을 잘 썼거든요.
늘 혼자 하다 보니 사고력이 있는 겁니다.

또 한 아이.
얘는 집이 어려워서 학원도 제대로 못 다닌 애였습니다.
성적은 내신 1등급이지만 수능이 안 나왔어요.
아는 사람이 부탁해서 그저 가르쳐줬습니다.
돈 많이 벌고 세금도 적게 내는데
이런 애는 그냥 가르쳐주는 게 도리다 싶어서요.
해마다 이런 애 몇몇이 있습니다.
언어와 논술 딱 석 달 시켰습니다.
이런 애들은 정말 가르치기 좋습니다.
가르치면 쏙쏙 들어갑니다. 학원과 과외에 닳은 애들은,
나쁜 습관 고치느라 진을 다 뺍니다.
얘, 자기 엄마가 가사 도우미인데요,
서울대 수시 입학했습니다.

학부모님들, 제발 오해하지 마세요.
공부 잘 하는 애들은 혼자 하는 습관에 더해서 과외가 붙는 겁니다.
과외만으로는 아무 것도 안 됩니다.
제대로 된 과외강사는
혼자 하도록 지도해주는 강사입니다.
기본을 가르쳐주는 강사,
이게 정말 제대로 된 강사입니다.
강사의 화려한 언변과
당장 수능 점수 올려주는 그 테크닉에 속지 마세요.
그런 강사들은 딱 3달 장사하고
그만하는 걸 기본으로 합니다.
계속 그런 식으로 학생들 돌립니다.

주변을 보고 마음 흔들리지 마시고
어릴 때부터 공부는 혼자 하는 거다,
알 수 있도록 학원 제발 보내지 마세요.
지금 고3인데 성적 안 나옵니까?
재수 1년 시킨다 생각하시고 혼자 하게 하세요.
그럼 재수 1년 해서 대학 갈 수 있지만
마음 조급해서 과외선생 들입다 붙이면
대학도 안 되고 내년에도 똑같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졌습니다. 부탁입니다.
학원 보내지 마세요.
하루에 30분만 투자해서 체크만 하세요.
가르치려 들지 마시고 체크만 하시고
칭찬 많이 해주세요. 넌 천재다,
고등되면 넌 팍팍 오른다,
칭찬 하시면서 혼자 하게 지도하세요.
공부 안 해놨을 때 절대 야단치지 마시고
안 한 것 다시 시키세요.
이것만 하세요.
6개월만 해보세요.
부탁입니다.
하루에 30분 체크
그거 귀찮아서 안하면서 입시가 어떠니,
일류 강사가 어떠니 강남 대치동 엄마들이 어떠니......에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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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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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llusionX · 70860 · 11/01/18 21:44 · MS 2004

    포풍 공감 요즘엔 사교육이 아이들의 인성과 지성을 가지고 장난치는거 같음

  • Materuru♡ · 160979 · 11/01/18 21:45 · MS 2006

    혼자 안 되는 아이는 학원 보내도 안 됩니다.
    공부 잘 하는 애들은 혼자 하는 습관에 더해서 과외가 붙는 겁니다.

    100만 % 공감합니다. 정말로. 공부에 별 대단한 비법이 있는게 아니라는걸 정말 다들 아셔야 함...
    스스로 하는 사람은 100% 성공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성공 못합니다.

  • 박하사탕... · 331514 · 11/01/18 21:46 · MS 2010

    긁읽기 귀찮아서 스크롤내리신분들은 위해 요약해드리면

    정말 중요한 자질은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과 사고력인데

    그것은 사교육으로 떡칠을 한다고해서 해결될 부분이 아니란거죠.

    잘 읽었습니다.

  • 카르시안 · 291457 · 11/01/18 21:46

    과외 관련언급은 레알임 ㅋㅋㅋ 애가 할 의사가없는데 아무리과외붙여봤자 말짱도루묵 그냥 돈만 버리는거지..
    지금초딩들보면 불쌍함 나초딩땐 맨날 놀러다니고 놀이터에서 흙이나 파고 축구하고 이랬는데 ㄷㄷ

  • Dpremed · 331199 · 11/01/18 21:47 · MS 2010

    꽤 공감가는글

    진짜 과외해보면... 참 그래요 지가 생각 안할라고 하는게 아주 찌들어있음

  • illusionX · 70860 · 11/01/18 21:51 · MS 2004

    솔직히 애들 가르치다보면 이 놈 과외시킬 시간에 기술이나 더 배워서 밥벌이라도 하게 하는게 더낫다고 학부모한테 말하고 싶음. 나중에 알아서 과외안해도 공부할 때가 올테니....

  • ReVenGer · 350141 · 11/01/18 21:53

    이글 지우지말아주세요 'ㅡ'ㅋ

  • 타란툴라 · 352787 · 11/01/18 21:57 · MS 2010

    공부는 머리도 좋으면 좋겠지만
    머리보다는 습관이 중요한듯.

    애가 공부습관이 안잡혀있고
    자율적으로는 공부할 놈 같지 않으면
    사교육을 통해서라도 억지로라도
    공부습관을 잡아놓으면 결국 도움이 된다고 생각함.

  • oric · 340707 · 11/01/18 22:13

    고모한테 이 글 보여드리고싶네

  • SPECIALIST。 · 209331 · 11/01/18 22:19 · MS 2018

    문제해결의 길잡이 정말 오랜만에 듣네요ㅋ
    초딩 때 수학경시 준비할 때 풀던건데ㅎ

  • 손선생 · 336856 · 11/01/18 22:25

    스크랩할께요. 글 지우시면 앙대요 ㅠㅠㅠㅠㅠ

  • 부처 · 348363 · 11/01/18 22:42 · MS 2010

    근데 아이러니 하네요 자신이 사교육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사교육 업계에 종사한다는게

  • illusionX · 70860 · 11/01/18 22:47 · MS 2004

    먹고는 살아야져 글고 첨부터 사교육에 비판적이였다기보다 사교육 시장에서 구르다보니 깨닫고 보이는 것들을 쓰신거 같음..

  • 아기중독자 · 161354 · 11/01/19 13:24 · MS 2017

    사교육 강사 중에 사교육 안좋게 보는 사람도 엄청 많아요 ㅋㅋㅋ
    근데 현실은 사교육을 원하잖아요.
    자기 소신은 소신이고 밥벌이는 해야하니깐 ㅠㅠ

  • ☞하라남편☜ · 123456 · 11/01/18 22:49

    구구절절 옳은 이야기입니다. 지우지 말아주세요~

  • 팀탐 · 34541 · 11/01/18 22:50 · MS 2003

    잠시 제 경험을 말씀드리면....제가 수리를 참 못했는데요. 정말 못했습니다. 고1때 처음 친 평가원에서 4등급나왔으니까요. 외고에서 말입니다....중3때 벼락치기로 영어만 공부하고 수리는 포기했으니까요(사실 원래 중학생때부터 못했습니다;;) 아무리 해도 따라갈수가 없고 주위 애들은 다 1등급에 만점맞고 하는데 저는 항상 60점...진짜 힘들었죠 고1때. ㅎㅎ 정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시작한게 초등학생용 경시대회책이었습니다. 어려운 기호나 단어 안나오는데 참 어렵더군요. 푸는게...생각하는게 참 어려웠습니다. 내신도 포기하고(내신이 모의고사보다 어려워서 따라갈수가 ㅠㅠ) 1년간 그 경시대회 책을 보면서 잠자면서 헛소리할때까지 풀고 또 풀고 생각하고 그리고 펴든게 정석이었죠. 정석 걸레가 될때까지 보고 또 보고 풀고 또 풀고 하다보니깐 어느순간부터 아 이거였구나!! 하는 순간이 옵니다. 신기하죠....그러기까지 2년이 걸렸습니다. 다른 과목 다 포기하구요. 고3부터는 성적이 오르더군요. 이제는 수리에 자신이 붙고 다른 과목을 공부할 여유도 생겼습니다. 1년간 다시 미친듯이 공부해서 수능 잘 봤습니다 ㅎㅎ 3군 모두 합격하고 장학금도 받았으니...수능 때 수리는 만점받았는데 감동해서 울었어요 ㅎㅎ


    요약 : 다른건 몰라도 수리는 반드시 혼자서 생각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는 것...

  • 타란툴라 · 352787 · 11/01/18 23:07 · MS 2010

    제가 공부하면서 느낀건
    그렇게 혼자서 생각하고 공부한다는것 자체가
    이미 실력이에요

    그런걸 아무나 하는게 아닌듯...

  • 별★빛이내린 · 326461 · 11/01/18 23:13 · MS 2010

    맞는말이네요

  • 해치지않습니다 · 274268 · 11/01/18 23:22 · MS 2009

    저도 사교육 종사자인데 정말 심히 공감합니다
    학원에 보내서 뭔가 비약적으로 점수를 올리고자 하는 부모님들을 일컬어 '자원봉사자' 내지는 '기부천사' 라고 부릅니다..
    진짜 학원와서 얻어가는 건 가치로 따지자면 수업시간에 나눠주는 A4 프린트지만도 못하면서 다달이 수십 만원씩 갖다 바치니까요...

    사실 이걸 천직으로 삼을 생각도 애초에 없습니다만... 가끔, 아니 자주 부끄러운 생각이 듭니다...
    정말 이게 이정도의 페이를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지 의구심이 들거든요...

    만원원짜리 강의를 가지고 10만원에 광고하면 기꺼이 100만원을 가져다 바치는 학부모들,...
    떳떳하게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같지만.. 사실 이바닥은 그게 구조적으로 불가능한 세상입니다..

    홀로 앉아서 스탠드만 켜고 펜을 굴리며 얻어야만 하는 소중한 경험들을.... 사실 사교육 일번지라는 이동네 아이들.. 부모님들은 너무나도 쉽게 현금과 교환하려 하고 있습니다..

  • 물리Ⅱ · 21508 · 11/01/18 23:37 · MS 2003

    고등학교 윤리교과서 내용이 참 좋았습니다. 이과라 써먹을 일은 없었지만..

  • 이성국짱짱0557 · 338297 · 11/01/18 23:50 · MS 2010

    매우 공감합니다..

  • aneane · 345859 · 11/01/18 23:57 · MS 2010

    정말 좋은 글 오랜만에 읽은 것 같습니다..

  • Trap · 17810 · 11/01/19 00:01 · MS 2003

    전 수능 공부할 때도 대학 다닐때도 이걸 몰랐는데 고시공부하면서 확실히 깨달았어요

    어릴 때부터 학원에 의존한 애들은 고시공부도 학원에 의존하고 혼자서 책 읽는 걸 잘 못하더군요

    명문대생들인데도요.

    끝까지 학원에 돈 퍼붓고 강사에 매달리다 불합격합니다.

    그리고는 강사와 학원을 욕하고 다른 강사와 학원을 찾아 돈 퍼붓고 다시 매달립니다.

    또 불합격합니다... 무한 반복..

  • 복학생오빠 · 337810 · 11/01/19 00:24 · MS 2010

    진짜 전 요새 초등학생들 학원만 뺑뺑이 다니는게 제일 이해 안됨
    그땐 그냥 공부 안해도 집에서 재미로 책읽고 밖에서 뛰놀아야 하지 않음??
    초딩땐 게임도 좀 해보고 어린애답게 놀아야지
    맨날 학원만 여러개 다니다보니 다들 비실비실하고
    지네딴에 스트레스 받는다고 일찍부터 술담배하고
    진짜 막 학원 끝나는 시간에 차로 데리러 가서 그다음 학원 태워다주는
    어머니들 보면 너무 답답함ㅜㅜ

  • 골드문트 · 43358 · 11/01/19 00:34 · MS 2017

    개인적으로, 해당 글은, 단지 대학입시나, 고시를 떠나서, 현재 좋은 대학을 합격한 많은 분들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수능이라는시험 제도 자체가 오래되었기때문에, 문제에 대한
    요령과 접근방법과 중요한 포인트는 이미 나와서, 충분히 견실한 사교육을 받으면 헤쳐나갈수있는
    관문이지만, 문제는 "그 이후"입니다. 근래에 대학에 들어와, 학회나,같이 공부하는 기회가 있으면,
    정말 대부분의 대학초년생들은, 스스로 혼자 무언가를 생각하고 고민해서 자기만의 방법으로
    자신의 생각 을 "표현"하는 법을 모릅니다. 제가 흔히 이런 증상들을 "앵무새 현상" 이라고 생각
    하는데, 왜 아무리 "너희만의 생각, 너희들만의 표현, 너희들만의 사례 를 보여줘라, 책을 가지고
    와 유명한 사람의 말을 인용하는 그 사람들의 사상과 의견을 그대로 따라하는 앵무새가 되지마라"
    라고 말해줘도, 결국에는, 선배가 도와주세요. 하면서, 더 쉽고 더 간단하게 설명해달라고 합니다.
    그럴때마다, 이 아이들이 원하는것은 같이 고민하는 동무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어렵고 난해한 개념도,가르쳐주고 이해시켜주는 "또 한명의 과외선생님"을 요구하고 있구나 란
    생각이 듭니다. // 대학에 들어가든, 혹은 그 이후이든 간에, 저는 현재 20대 초년생들에게
    가장 요구하고 싶은 힘은, 점수를잘 따는,문제를 잘푸는 이런 능력이 아니라, "고독을 견디는 힘"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혼자 책을 열고 낑낑대며,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환경에서 스스로 길을
    개척해나갈때 이뤄지는 자기성취는, 순전히 얼마나 많은 외로움을 스스로 버텨낼수있느냐에
    결정됩니다. 외로워할 힘이 없으면, 절대 자기만의 성취는 이루어지지 않는데,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런 외로움 자체를 견뎌내지 않습니다. 트위터다, 싸이다, 페이스북이다. 언제든지 연결될수있고
    인터넷으로 얼마든지,찾아낼수있는 정보보다 중요한 것은 그 정보를결합해내는 능력이고,
    이런 네트워킹이 되지 않는 사람이 과연,무엇을 하든지간에, 창조적인능력을 발휘할수있느냐?
    의문입니다. // 사교육이든,뭐든, 자기스스로의 힘으로 무언가를 해내지 않고 언제나 남의 도움으로
    성과를 얻으려 하는 그 태도 가 유지된다면, 그 사람은 언제나 자신의 욕망이 아니라,타인의 욕망을
    이루려 애쓰는, "꼭두각시 인형" 밖에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 고독을 견디십쇼.

  • 순간의몰입. · 68161 · 11/01/19 01:20 · MS 2004

    멋진 댓글이네요. 고독을 견디는 힘.

  • Sora · 34278 · 11/01/19 00:53 · MS 2003

    고등학교 공부가 뭐가 머리가 필요하나요?

    공부는 엉덩이로 하는겁니다. 머리로 하는게 아님.

    머리 좋은 애들은 애초에 님들이랑 같이 경쟁 안합니다.

    다 고만고만한 애들끼리 경쟁하는거 그냥 궁둥이로 공부하는놈이 승리함.

  • S.H. · 359727 · 11/01/19 01:18 · MS 2010

    제 경험 생각나네요..

    초등학교때는 공부했던 기억이 아예 없고

    그나마 중학교때는 시험기간에 조금

    그것도 컴퓨터게임 할거 다 해가면서 조금 한 기억이 전부입니다.

    이런 자식이면 요즘 부모님같으면 학원같은거 보내실만도 하시건만

    제가 안가겠다 하니 정말 안보내시더군요..ㅋㅋ

    지금껏 학원이나 과외 한번 없이 여기까지 왔습니다..

    덕분에 전 저 나름대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자기 나름이라는게 얼마나 중요한지 고등학교 와서 알게되더군요.

    저도 제 자식은 이렇게 키워야겠습니다.

  • 마마마마맘마 · 273544 · 11/01/19 02:03 · MS 2009

    아오 과외 아줌마한테 이 글 외우라고 하고싶다.

  • 한석원선생 · 355599 · 11/01/19 09:57 · MS 2010

    정준영 씨가 쓴 "수학 내신 5등급 서울대 가다"인가..
    그 책에서 소개된 일화론
    필자분이 강남의 학부모 한 명을 만나보고
    그 뒤 강남의 학원강사의 말을 인용했지요.

    "강남에서 사교육은 이미 일상이 되었다.
    어릴 때부터 사교육에만 의존하다 보니 사고력이 유리처럼 취약해져 있는 경우를 자주 본다"
    (기억에 의존해 옮기다 보니 세세한 부분은 틀릴 수도 있지만 요지는 맞는듯..)

  • ㅁㅇㄴㄴㄹㅇ · 276507 · 11/01/19 11:23 · MS 2009

    정말 공감되네요
    저도 여태까지 과외 한 학생만 15명정도인데
    이미 과외를 시킨다는 자체부터 그 학생의 수준은 알만합니다
    (일부 상위권 제외.. 근데 상위권 학생들 과외 많이 안합니다)
    딱 이래요 애들은 '아 나 과외한다. 난 공부를 위해 무언가를 하고있다'
    엄마들은 '난 애들을 위해 무언가를 시켜주고 있다. 난 부모의 역할을 하고있다'
    이것뿐입니다. 전부 다 이래요 스스로 공부하라고 하라고 해도 절대 조금도 안합니다
    계속 혼자 할줄모르면 솔직한 말로 걔네는 전부다 가망없죠 저한테 돈바치는겁니다.
    친척동생들도 공부 지지리도 못하는데 학원비 150만원씩 낸다더군요
    그런 꼬라지보면 집이 넉넉치 못해서 학원을 못보내주신 우리 엄마아빠께 절이라고 하고싶습니다
    그 덕에 전 대부분 혼자 공부했고 그게 당연한줄 알고 했으니깐요

  • 디체일리 · 278027 · 11/01/19 13:37

    정말 이 글에 동의하는데,,
    제가 아직 수능만 경험해봐서 딴건 모르겠지만, 적어도 수능에 있어서는
    괜찮은 선생님. 사교육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은 듭니다.
    초딩떄부터 이 글에 나온대로 혼자 고민하는 습관을 가진 아이야 상관이 없지만,
    그냥 학원 1, 2개 다니는 보통의 과정으로 자란 학생들에게는 혼자 공부하는 습관 뿐만아니라 올바른 방향성을 잡아줄 사람도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