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 어휘에 대하여
게시글 주소: https://dev.orbi.kr/00063557465
특수 어휘는 주체 또는 객체를 높일 때 사용되는 단어인데 어간에 ‘-(으)시-’를 붙이는 일반적인 활용법과 달리 특수한 단어가 오게 된다. 그러나 ‘시'가 포함된 특수 어휘는 그 ‘시'가 선어말어미인지 아니면 어간의 일부인지 헷갈릴 수 있다. 특수 어휘인지 논의하기 위해선 기본형을 보아야 한다. 사전에 ‘시'가 포함된 형태를 검색하였을 때 한 단어로 등재됐다면 그것은 하나의 특수 어휘이고 그렇지 않다면 용언의 활용형이다. 예를 들어 ‘드시다'를 표준국어대사전에 검색하면 결과가 나오지 않으니 ‘드시다'는 ‘들었다'와 마찬가지로 용언의 활용형임을 알 수 있다. 즉 어간은 ‘들-’이고 어간 뒤에 선어말어미 ‘-시-’, 그리고 어말어미 ‘-다'가 결합한 것이다.
‘모시다', ‘계시다', ‘주무시다', 자시다', ‘잡수시다' 등은 하나의 단어로 등재되었는데 모두 ‘-시-’를 선어말어미로 처리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1) ‘시'를 제외하였을 때의 형태가 현대 국어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고 2) 이미 사전에 등재됐으므로 ‘시'를 굳이 어미로 볼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이유-1은 ‘잡수시다'의 경우 제외되어야겠지만 이유-2가 있으므로 ‘잡수시다'의 ‘시'를 선어말어미로 볼 필요가 없다. 이미 한 단어로 굳어졌으니 어간은 ‘잡수시-’이다. 만약 여기서 ‘-시-’를 선어말어미로 분석하게 된다면 ‘잡수시다'는 기본형이 아니라 어간 ‘잡수-’ + 선어말어미 ‘-시-’ 즉 ‘잡수다'의 활용형이 되는 것이므로 기본형을 등재한다는 사전의 기본 원리와 충돌한다. 따라서 선어말어미로 보려야 볼 수가 없다.
그러나 재밌게도 ‘모시다'를 제외하면 어원적으로는 이들 모두 선어말어미 ‘-시-’와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일단 ‘모시다'는 객체높임 특수어휘이니 주체높임 선어말어미인 ‘-시-’가 붙었다고 보기 어렵다. ‘모시다'의 옛말이 ‘뫼시다'와 ‘뫼ᅀᆞᆸ다'였다는 점, 그리고 ‘-ᅀᆞᆸ-’은 선어말어미란 점에서 ‘*뫼다'란 형태를 상정할 수 있어 ‘뫼시다'의 ‘시'를 선어말어미로 보는 견해가 일부 존재한다. 그렇지만 ‘시'가 선어말어미라면 모음어미가 결합한다면 ‘뫼셔'가 아니라 ‘뫼샤'가 되어야 할 것이다. ‘뫼샤'로 나타난 용례가 거의 없고 ‘뫼셔'가 거의 항상 쓰였으며 ‘뫼시ᅀᆞᆸ다'란 형태도 존재했단 것은 ‘시'가 어간의 일부라는 뜻이다. 즉 ‘뫼시다'의 ‘-시-’는 어원적으로 선어말어미라 볼 수 있다. 반면 ‘계시다'와 ‘자시다'의 옛말은 ‘겨시다'와 ‘좌시다'인데 ‘시' 뒤에 ‘-어'가 올 환경임에도 활용형이 ‘겨샤'와 ‘좌샤'란 점에서 ‘*겨다'와 ‘*좌다'를 상정할 경우 ‘시'를 선어말어미 ‘-시-’로 판단할 수 있다. ‘주무시다'는 그 용례가 근대국어부터 등장하고 형태가 ‘즘으시다(한청문감)'라 기본형을 상정한다면 ‘*즘다'가 되는데 다른 특수어휘의 어원에 빗대어 본다면 ‘으시'를 선어말어미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잡수다'와 ‘잡수시다'는 함께 보자. ‘잡수다'의 옛말은 ‘잡ᄉᆞᆸ다’인데 여기서 ‘ᄉᆞᆸ’은 누가 봐도 객체높임 선어말어미이다. 그러나 ‘잡ᄉᆞᆸ다'는 17세기에 등장하였고 이때 객체높임 선어말어미는 점점 높임의 의미를 잃어가며 단순히 화자의 진술을 겸양하며 나타낼 때 쓰는 일종의 상대높임의 기능을 하였다. 그러면 우린 ‘*잡다'를 상정할 수 있는데 ‘좌시다'의 ‘좌'가 ‘자'로 단모음화한 것이 16세기란 점에서 ‘*잡다'는 ‘자ᅀᆞᆸ>자ᄋᆞᆸ>잡'의 변화를 거친 것이라 판단할 수 있다. 실제로 17세기 중후반 문헌인 역어유해와 첩어신해에서 ‘자ᄋᆞᆸ-’과 같은 활용형이 보인다. 모음축약으로 ‘잡'이 된 것이다. 뒤에 ‘ᄉᆞᆸ’이 붙어 ‘잡ᄉᆞᆸ다'가 되고 그러나 ㅂ이 탈락하고 아래아가 ㅜ로 바뀌며 ‘잡수다'가 된다. ‘잡수시다'란 표기는 19세기에서야 등장하는데 ‘-시-’는 선어말어미 ‘-시-’가 맞는다.
그러나 선어말어미란 어간에 결합하는 필수적이지 않은 형태소이므로 선어말어미를 제외한 형태 역시 성립해야 한다. 현대 국어에 ‘모다', ‘계다', ‘주무다', ‘자다'는 존재하지 않으니 ‘-시-’를 별개의 형태소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특수어휘의 ‘시'를 공시적으로 어휘 내부에 있는 것으로 분석하기는 힘들어 주체높임의 선어말어미 ‘-시-’가 아니라 어간의 일부로 보아야 한다. 이때의 ‘시’가 어원적으로 존칭의 ‘시’와 관련이 있더라도 통시적인 관점과 공시적인 논리는 항상 일치하는 것이 아니니 학교문법에서 ‘시'를 어원적으로 접근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잡수시다'는 ‘시'를 빼도 단어가 성립한다. 그렇지만 선어말어미를 제외하면 성립한다는 조건만 보면 위험하다. 선어말어미 ‘-시-’의 결합 이후 그 단어가 굳어졌다면 선어말어미에서 유래됐더라도 공시적으로 선어말어미로 볼 이유가 없다. '잡수시다'가 '잡수다'와 별개의 단어로 인정되어 '잡수시다' 자체를 특수어휘로 보아야 하며 ‘잡수시-’가 어간이다. ‘시'는 어미가 아니다.
즉 ‘돌아가시다', ‘드시다'는 그 자체가 특수어휘가 아니라 특수어휘 ‘돌아가다', ‘들다'에 선어말어미 ‘-시-’가 붙은 형태이고, ‘잡수시다'는 그 자체가 하나의 단어이므로 ‘시'를 선어말어미로 분석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 - - - - - - - - - - - - - - -
언어학적 관점에서 특수어휘의 사용은 보충법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 '잡수다/잡숫다/잡수시다'의 어원이 궁금하면 아래 링크 참고 바람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수학 4등급만 받으면 2 0
쫀득하게 인서울 할 수 있는데
-
엘든링 왜 자꾸 멈추지 1 0
컴퓨터 좋은건데 씨발
-
목 졸라줘 5 1
켁켁켁 숨막혀 ㅜㅜ
-
시험지에 따라서 난이도가 가장 극단적으로 달라지는 번호같음....
-
개쉽게 풀리는데 이거 맞나
-
정시로 갑시다 8 0
내신반영을 노려서 내신 깡패 정시러
-
나왔어 12 0
다시감 근데 저게 왜 이륙햇냐
-
갑자기생각난썰 1 1
고1 2학기 학급회장선거때 후보가 2명이엇는데 그 친구들 둘이 합의하고 한명이...
-
그만하고 잘까 1 0
흐름이 끊겨버렷네
-
세기말 수능 1 1
200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
강은양t 0 0
현역 고3이고 작년까지 모고 3~4등급 나왔는데 지금부터 강은양t 들으려고 합니다....
-
2시열차 1 0
출발
-
지금 강민철 현강 다니고 있는데 저랑 너무 안맞는 느낌이 심하게 들어서...
-
뭘 해야하나요 0 0
이번에 고등학교 2학년 된 이공계 지망하는 지방 일반고학생입니다. 생기부를 제대로...
-
이게 오르비를 재밌게 오래하려면 10 4
수험생활을 지속해야 함
-
에ㅔㅔㅔㅔㅔㅔㄴ들리스레인ㄴㄴ 0 1
폴온마이헐트 코코로노 키즈니ㅣㅣㅣ
-
내 이상형 중단발에 속눈썹 1 0
-
우와 보추야동 많이떴다 2 2
보다자야지
-
심심한데 무물보 5 0
응애 나 아가학생
-
본인 물1 점수 꼬라지 0 1
3모 48점 (99) 5더프 47점인가였는데 시험이 어려웠어서 전국석차 30등쯤...
-
오후8시부터자다가깼더니 1 0
다시잠이안오네.. 비상..!!
-
생각나는구나
-
ㅇㄴ근데 0학점 패논패과목을 오ㅑㄹ케 빡세게시켜 0 0
그냥 좀 봐주면 안되나
-
시발점 한 다음 스블 0 0
고2이고대수 개념원리, 쎈, 고쟁이 했습니다개정 시발점 사놓은 게 있어서...
-
러셀 외부생 더프 성적표 0 0
문자로 발송되나요?? 아님 직접 찾으러 가야햐나요??
-
원래 사람은 별을 쫓아 달려갈 때 가장 빛나는 법이여설령 닿지 못할지라도적어도 내...
-
저걸 어케 함 진짜 와.. 원과목 중 생1만 수능공부로 안해봤는데 안하길잘한듯
-
시발 나 개폐급임 2 1
조별과제 하는족족 내것만 교수님 피드백 나오고 술처먹다 팀원들한테 자료 제출 개늦게하고 자퇴마렵다
-
딱 한 마디만 하고 자러감 9 3
미쿠 ㅈㄴ 예뻐어~~~~~~~~~~~~
-
중앙대 가기 59일차 3 1
안녕하세요 중앙대29학번 부산사나이 이동현입니다 음 오늘이 벌써 59일차군요...
-
이제 좀 자보실까 11 1
음음
-
리젠존나느리네 1 0
오르비망함?
-
너무멍청해짐 1 0
ㅜㅜㅜㅜㅜ
-
생윤 진짜 1도 모르는 쌩노베인데 누구 듣는 게 좋을가여
-
15살과 엄마 그 사이는 2 0
뭐라함 급함
-
대신 연세대 가겠다 선언
-
작년 10모 20번 0 0
이렇게 푸는거 맞나..?
-
위키하우 도움 ㅈㄴ 안되네 6 0
ㅗㅗㅗㅗㅗㅗ
-
새르비 할수록 4 0
헛소리가 늘어가는듯
-
아니 난 신라면 쳐돌이라 5 0
신라면만 먹는데….
-
내가사실은생명과학을좋아함 1 0
수능말고 그냥생명과학
-
. 11 1
-
님들 최애 과목 말해보셈 7 0
난 국어
-
님들 최애 라면 말해보셈 10 0
난 신라면
-
라면이랑 과자 안먹은지 6일차 2 0
후후
-
자지 버섯 4 0
나는 자연인이다에 나온 버섯입니다
-
통합사회 미녀 선생님 0 0
최성주 쌤 보고 의대 가겠습니다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