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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 [534033] · MS 2014 · 쪽지

2015-07-18 10:3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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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사랑은 오랜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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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다

왜일까 네 품속처럼 포근한 침대에서 아침을 맞고 알지 못할 이 어색한 기분에
아무렇지도 않은 척 두어 번 철컥, 철컥-
일부러 소리내어 커튼을 열어젖히고 창문을 활짝 열었다
밤새 홀로 돌아갔었을 선풍기를 끈다
팬의 뒷면이 제법 뜨뜻하다
그 때가 겨울이었던가, 내 눈시울에서도 비슷한 온도를 느꼈었다
팬의 뒷면이 제법 뜨뜻하다
어색하지 않은 온도이다
너, 오랜만이다.

혼자서 뜨거워지느라 고생이 많았을 것이다
또 뜨거운 주제에 시원한 척 하느라 고생이 많았을 것이다
너는 나를 위해 뜨거운 듯이 되었으나
나는 그를 위해 차가운 듯이 되었으니,
아무렇지도 않은 척 커튼을 열고 두어 번 철컥, 철컥-
나도 그렇게 괜찮은 듯이 하지 않았는가,
커튼을 열던 내 눈가에 눈물이 흘렀던가,
나도 네 앞에서 눈물을 보이지 않았었다.
나도 내색하지를 않았었다
그러니 이 정도의 호의는 내게도 합당한 것일게다.

보아라
아침을 맞는 침대에서 일기를 쓴다
내 글을 보고, 내 글을 보는 너를 보아라

보아라
아침을 맞는 침대에서 일기를 쓴다
나는 분명히 너를 써 내려 갔었는데, 사랑은 왜 적히지를 않는 것인가

보아라
아침에 사랑은 오랜만이다
실로 오랜만이다

오랜만이다, 그대여



선풍기는 계속 홀로 그렇게 돌고 있어야 한다
한여름의 날씨가 어찌 무덥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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