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트와 들뢰즈 (2013 LE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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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지적 전통에서 법은 오랫동안 선에 비해 부차적인 것,
혹은 선을 닮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으로 이해되었다. 법은
신들이 버린 세계 속에 있는 선의 유사물이자 최상의 원리인
선의 모조품이었다. 플라톤 식으로 표현하면, 선의 이데아를
따르기 위해 현상계의 인간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선의 모방이
었으며, 구체적으로 이 모방은 법을 따르는 것이었다.
법과 선의 이와 같은 고전적인 관계는 전통적으로 존재의 본
질과 연결된 자연법론의 형태로 정당화되었다. 그러나 자연
법론은 존재의 본질에 대하여 어느 정도 동질적인 이해가 확
보된 조건하에서만 유용할 수 있다. 만약 서로 다르고 모순적
인 세계관들이 충돌하게 되면 자연법론은 보편적 적용 가능
성을 얻는 대가로 끊임없이 그 내용을 포기해야만 하는 운명
을 피하기 어렵다. 근대적 법 이론가로서 칸트는 인간의 실
천이성에 선험적으로 내재하는 도덕법칙에 주목하여 법과
선의 관계를 재규정함으로써 자연법론에 닥친 위기를 돌파
하고자 했다. (중략)
근대적 법 이론가로서 칸트는 인간에게 스스로의 내면에서
실천이성이 명령하는 법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복종하라고
요구한다. 그러나 들뢰즈에 따르면, 칸트의 기획은 법에 대
한 엄격한 복종을 통해 인간에게 죄의식을 증대시키는 과
정인 동시에 인간의 자유의 토대인 인격적 자율을 훼손하
는 과정이기도 하다. 법의 실행을 다르게 이해하지 않는 한,
우울증적 법의식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은 칸트의 기획을
거부하는 것뿐이다. 이제 인간은 법을 주군의 자리에서 끌
어내어 선의 주변부로 돌려보내고 다시 선을 주군으로 삼
아 법을 다스리게 해야 할지도 모른다.
출처: 2013학년도 LEET 언어이해 [30~32]
칸트와 들뢰즈 (2023 수능완성 국어 p 217) 관련하여 검색
해보니 LEET 기출이 있네요. 수완 내용과는 조금 다르지만
관심 있는 분들은 찾아 보셔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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