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자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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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께서는 수능 공부의 본질이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질문을 바꿔볼게요. 성장과 자기발전의 본질은 무엇인가요? 내가 한 단계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대체 무엇을 해야할까요.
여기에 하나의 정답을 내놓을 수 있을까요. 내가 보컬리스트의 꿈을 가진 사람이라면 노래를 잘하기 위해 갈고닦아야 할 것이고, 체육 특기생이라면 코어 근육을 기르고 자신의 운동에 맞는 트레이닝을 해야겠죠. 내가 아직 학생이라면 공부를 잘하는 것이 곧 답이 될 수도 있겠어요. 하나 확실한 점은, 자신의 목표에 더 다가가는 사람만이 발전을 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진리는 범주를 좁혀도 단연 일반성을 잃지 않습니다. 수능 공부의 본질은 내가 어제보다 문제 하나를 더 맞출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지 결코 백 번의 문제를 더 푸는 것이 아닙니다.
공부가 메이플인가요? 재획 한 번 하면 경험치 이만큼, 이처럼 드릴 한 권 풀면 점수가 1점, 그렇게 오르는 것이 맞습니까? 만약 그런 길이 있다면 수능은 학생의 수학 능력을 제대로 측정할 수 있습니까? 그러면 공부량을 측정하는 시험이 되는 것이 아니에요?
당연히, 공부는 노동이 아닙니다. 공부는 발전입니다.
내가 오늘 이만큼의 문제를 푼다고 실력 향상에 직결되지 않습니다.
내가 오늘 인강을 다섯 개 듣는다고 그 강사의 소리와 단어가 저의 말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공부는, 제가 오늘 몰랐던 것을 내일은 알게 되는 것이고, 오늘 풀 수 없었던 문제를 내일은 풀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절대 그 과정이 무지성적 문제 풀이만으로 완료될 수는 없겠지요.
그런데 여러분 대다수는 그냥 문제를 풀고, 틀립니다.
틀렸으니 고칩니다.
고쳐서 맞으면 넘어갑니다.
못 고치면 해설 강의를 보겠죠.
인강 강사의 단어는 당신의 귀에 들어가 머리의 어딘가에 안착합니다.
안착한 소리는 그대로 묻혀서 다시 찾을 수 없게 되지요.
여러분은 아마 숫자를 조금 바꾼 문제를 만나면 또 다시 틀릴겁니다.
내가 틀린 문제의 답을 고치는 것은 ‘문제를 푸는 것’입니다. 조금 다른 것은 틀린 문제를 ‘다시’ 푸는 것일 뿐이죠. 이게 공부예요? 중요한 것은 내가 틀린 문제를 ‘왜’ 틀렸는지 아는 것입니다. 그래야 다음에는 틀리지 않아요.
이게 공부예요.
내가 오늘 격자점을 푸는 이유는 케이스 나눠서 침착하게 세는 연습을 하기 위해서여야 하는데, 1등급이 아닌, 대다수는 그냥 풀고, 틀리고, 아 여기 빼먹었네 시발 ㅋㅋ 이걸로 끝이에요. 아마 다음에도 또 실수할겁니다.
내가 오늘 브레턴우즈 해설 강의를 듣는 이유는 다음에 이런 지문을 봤을 땐 어떻게 읽어야 할지를 배우기 위해서여야 하는데, 대부분은 듣고 아무튼 이해가 됐고, 인강 강사가 풀어주는 문제 풀이를 보며 아 개깔쌈하노 ㅋㅋ 이러고 넘겨요. 거의 무조건 다음에도 또 와장창 깨지면서 오르비에 씨발 평가원 양심 터졌냐? 같은 글을 쓰고 있겠죠.
사실 이러면 안 된다는 거 알고 있지 않나요. 사실 그게 편하죠? 생각하면서 공부하는 거 싫잖아요. 근데 공부가 언제부터 쉽게 쉽게 하는 거였어요? 커리 하나를 타더라도 나한테 부족한게 무엇인지, 내가 공부를 왜 못하는지, 깊고 자세하게 통찰을 한 뒤에야 무언가를 공부해야 얻어가는 게 있고, 그게 나의 발전이고 성적의 향상이 아닐까요?
솔직히, 본 게시글의 댓글을 보고 적잖이 놀랐습니다. 수능의 본질이 왜곡되어서 n제 실모 벅벅 푸는게 맞다니요. 수능이 변해도 공부는 변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글의 내용이 n제 실모 풀지 말라는 내용도 아니었구요. 그 대신에 기출을 보라는 내용도 절대 아니었습니다. 무엇을 하든 풀기 전에 생각하고, 풀면서 생각하고, 풀고 나서 또 생각하라는 게 내용이었습니다. 그러지 않으면 무엇을 보더라도 변하는 건 없을겁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렇게 공부하지 않으면 실력에 변화는 거의 없을 거예요. 장담합니다. 2년을 더 해도 변하는 게 없을 것이구요.
제 대학은 이미 수없이 인증했으니 밝히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제게서 말만 번지르르한 사기꾼을 보았다 할 것이고 또 누군가는 도움을 얻어가시겠지만,, 생각하고 가시는 바가 있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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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봐
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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