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공 일기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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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재수를 할 적에, 오르비에서 플래너를 인증하고 오늘 하루를 돌아보는 글을 매일 써내려갈 때가 있었습니다. 누군가 봐주길 바라던 이유도 있었지만, 공부하다가 나를 스쳐나간 무한한 생각들을 잊고 싶지 않았던 이유도 있었지요.
어느날, 누군가가 내 글에 그런 댓글을 달더군요.
'당신은 철학가가 아니라 수험생이라서, 이런 글을 쓸 시간에 공부 한 시간이라도 더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지금 돌이켜 생각해봐도, 꽤 날이 서 있는 듯한 말인 듯 싶습니다. 그 날카로움에 대한 강력한 보호 기제 때문인지는 몰라도, 난 아직까지도 그 생각은 '잘못됐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맞습니다. 수험생이지요. 하지만, 그 이전에, 삶이라는 하나의 거대한 무게감을 지닌 '실존'입니다. 그 실존이 자신만이 가질 수 있는 방향성을 고민하는 것이 잘못일까. 아니,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인간'다울 수 있는 이유일 것입니다.
'실존'은 불안을 전제로 해야만 존립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던가. 갖가지 고민과, 두려움 속에서 우리는 우리를 캐물을 권리가 있기에 '세계내부적' 이 아닌 '세계 - 내 - 존재'가 되는 것이지요. 하이데거에 따르면 말입니다.
난, 수험 생활이라고 하는 것이 결국 이 스펙트럼 내에 있는 시공간이라 굳게 믿는 사람입니다. 입시 공부 이외에, 자신의 삶에 대한 제반적 고민과 반성이 부재하다면, 좋은 결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좋은 수험'은 결코 아닐 것입니다. '재수'라는 것이 '닦을 수'를 쓰지요. 자기 자신을 닦는 것이야말로, 제1의 공부임이 틀림없기 때문입니다.
깊게 묻고, 깊게 답해야 합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될 지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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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편안한 밤 되십시오.

자기전에 잠시 들어왔는데 잘 들어온거 같네요 ㅎㅎ저라면 무례한 말에 꽤 화가 났었을 수도 있을거 같은데,
그 말에 대해 지금 이렇게 좋은 글로 남겨주셔서 감사드려요 컴공주님
화이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