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력이란 무엇인가 2편 - 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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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서 평소에 통용되는 예절도 그냥 아무 이유없이 생긴 것이 아닙니다. 예컨데 현대에서는 18세 미만은 술과 흡연이 금지되어있죠? 그런데 과거에는 평균 수명이 짧고 또 현대인보다 배우는 양이 적었기에 16세만 되어도 성인으로 인정하였고 결혼도 가능했습니다.
특히 흥미롭게도 담배는 고추와 함께 임진왜란을 전후로 해서 들어온 물건인데, 초창기에는 담배에 대한 예절이 없어서 할아버지 앞에서 손주가 피우는 경우도 있었고, 특별히 제한 사항도 없었고 정조 왕의 경우에는 담배를 무척 사랑했다고 합니다. 완벽주의적이고 항상 과중한 업무에 시달린 정조는 담배를 매우 좋아했고, 담배를 널리 보급해서 많은 백성들이 피우게 만드는 것을 하나의 목표로도 삼았지요.
실제로 담배의 유해성이 알려진 것은 세계 1, 2차 전후로 알려졌습니다. 그 이전에는 담배가 오히려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정신을 맑게 해준다고 의사가 환자에게 권유할 정도였죠. 한국도 과거에는 실내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이 전혀 문제가 안되었었지만 차차 흡연의 위험성과 비흡연자의 권리 보호를 위해서 규칙이 정리되었습니다. 앞선 1편의 이세돌 9단도 담배를 자주 피웠는데, 실내 금연 정책이 실시된 이후에는 아주 잠깐 밖에 나가서 피웠다고 합니다.

실제로 담배의 유해성이 밝혀진 것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그 이전에는 오히려 스트레스를 푼다고 여러 질병을 막는다고 일종의 치료제로 받아들여졌지요. 또한 의외로 히틀러도 흡연을 엄청 싫어했다고 합니다.
https://newsis.com/view/?id=NISX20170814_0015024894
사실 담배에 대한 예절, 그러니까 자신보다 윗사람과 맞담배를 하는 것이 안 좋다던지, 어린이들이 담배를 피우지 말아야 한다는 것 등은 이미 오~~래전 조선에 처음 담배가 들어오고 나서 규칙을 임의로 정하면서 시작된 것입니다. 처음 담배가 도입되었을 때는 누구나 쉽게 피었고 어디서든 장소에 구분하지 않고 즐겼습니다.
하지만 누가 보아도 좀 개판스럽죠. 그래서 당시 조정에서 흡연에 대한 예의범절을 만들었는데, 담배의 유해성을 알기 전이었으므로 건강과 관련한 규칙보다는, 당시 유교적 질서 속에서 합당한 규칙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사실 저는 윗사람과 맞담배를 하는 것이 그렇게 큰 실례인지 모르겠으나, 당시에는 윗사람과 맞담배 하는 것이 예절이 아니라고 정했고 여태껏 이어져 온 것입니다.
윗사람과 같이 피운다는 것부터 이미 유교적 냄세가 나지요. 그러니까 어떤 예절이나 예의범절이 정립되는 것은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나름의 합리성과 이유, 근거를 가지고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사실 지금 50, 60대인 분들이 청년 시절에만 해도 지나가는 사람 중에 어르신, 할아버지가 있으면 자기 가족이 아니어도 담뱃불을 껏다고 합니다. 일종의 가족 공동체라는 생각이 널리 잡혀있었기 때문이죠. 지금은 다소 이런 공동체주의가 약해졌기에 이런 모습은 보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본론으로 넘어가보겠습니다. 제가 처음 고등학교를 입학했을 당시, 사회 선생님께서 저희들에게 물어보더군요. "너희들 중에 부모님이 수저를 들기 전에 먼저 들지 않는 애들 있느냐?" 라고 했는데 몇몇 학생이 손을 들었더니, 아주 훌륭하다 예의를 갖췄다고 하더군요.
저의 경우에는 오히려 부모님이 먼저 빨리 먹으라고 양보해주는 편이었고, 과연 부모보다 연장자보다 수저를 먼저 드는 것이 그렇게 큰 잘못인가 궁금해서 선생님께 물어보았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의 대답이 가히 충격적인게, "그건 당연한거지" 하면서 저를 못배운 놈 취급을 하시더군요.
물론 당시 사회 선생님은 학교에서 유명한 돌팔이, 무식한 선생님이었습니다. 스스로를 훌륭하고 완벽하다고 여기면서, 당연한 것에 의문을 가지는 것을 멍청하다고 보는 무식한 작자였습니다. 처음에 그따위 이야기를 듣고 굉장히 모욕적이었는데, 알고보니 그 선생님이 지독한 수구 꼴통에다가 일도 못하면서 능력도 부족한 사람인 것을 알고 나서는 다행히도 그냥 무시하고 넘길 수 있었습니다.
이 질문을 제가 항상 같이 토론을 즐기는 과외 선생님들께 이야기를 했는데, 제가 바라던 식의 답을 해 주시더군요.
아마 과거에는 항상 식량이 부족했을 것입니다. 하버 보슈법으로 질소 생산이 대량으로 가능해지기 전에는 항상 먹는 것이 부족했고 굶어죽는 사람이 쉽게 발생했습니다. 그러니까 항상 밥상에도 적은 양의 음식이 올라왔겠죠.
그런데 나이가 들고 늙으신, 힘이 부족한 분들은 몸이 빠르지가 않습니다. 야생에서 동물들이나 아니면 반려동물을 키워본 분들이라면 잘 알겠지만, 동물들에게 먹이가 주어지면 아무 생각없이 최대한 빨리 챙겨먹어야 합니다. 안 그러면 다른 동물에게 뺏길 위험도 있거든요.
지금처럼 풍요롭지 못한 시기에는 항상 음식이 부족했을 것이고 빠르고 힘이 센 사람이 더 많은 음식을 독차지 할 수 있었을텐데, 그 와중에 노인과 같은 약자를 위해서 먼저 수저를 들기 전까지 기다리다 보니까 그런 예절이 생겨난 것 아닐까 하는 의견을 듣고 수긍할 수 있었습니다.

요새는 오히려 이런 수저 예절들이 연장자들에 의해서 파괴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장 저도 할아버지나 부모님 앞에 있으면 예쁜 손주, 자식 먼저 먹으라고 하는 경우가 훨씬 많았습니다.
http://www.lifeinkorea.com/food/f-mannersk.cfm
이렇듯 매우 '당연하게' 통용되는 예의범절에 대해서도, 생각이 깊은 사람인가 얕은 사람인가, 사고력이 강한 사람이냐 약한 사람이냐에 따라서 전혀 다른 반응이 나옵니다. 이 세상에 결코 '당연한' 것은 없습니다. 항상 깊이 파보면 나름의 이유과 배경이 있습니다. 그것이 모인 것을 우리는 '전통'이라고 하지요.
비슷한 일이 제가 예전에 교수님을 만날 때 발생했었습니다. 저희 학과 교수님과 어렵게 처음으로 면담 일정을 잡게 되었는데, 반갑고 존경의 의미에서 제가 먼저 악수를 청했습니다. 그런데 그 교수님은 "원래 나이가 많은 윗사람이 먼저 악수를 청하는 것이다"라며 제 악수를 받질 않으시더군요.
사실 제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런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전까지는 부모님이든 학교에서든 먼저 악수를 청하면 선생님들께서 받아주셨고, 저런 악수 예절이 있다는 것을 한번도 들어보거나 본 적이 없었거든요. 또한 이미 이 전에도 다양한 교수님을 만나뵙었는데, 한 분도 저런 식으로 문제제기를 하면서 제 악수를 거부....(크으읍) 하신 적이 없었습니다.
제가 나름 생각을 하고 다른 교수님이나 심리 상담 선생님과도 이런 예절에 대해서 토론을 해 보았는데요, 일단 심리 상담 선생님은 그 분이 교수보다는 직장인에 가까우신 것 같다고 평가하셨습니다. 실제로 교수가 학생과 면담을 할 때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이나 언어에 대한 메뉴얼이 있다고 책을 옆에서 꺼내서 보여주시더군요. 확실히 그 문제의 교수님은 일본 유학 + 삼성 경력이 있었기에, 이런 깐깐하고 보수적인 위계질서의 예절을 많이 따지실 듯 하더군요.

토나온다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bbalsong&logNo=220056279552
그러나 악수를 거절하는 것은 누구나 보기에 당연히 기분 나쁜 행동이죠. 그래서 사실 해당 사건이 있고 난 이후 굉장히 큰 스트레스를 받았고, 이후에는 그 교수님은 보지 않습니다. 원래 제가 교수님들과 이메일로 연락을 주고 받거나 면담하는 것을 굉장히 즐기는데, 그 문제의 교수님은 '사고력'이 부족하다고 느꼈고, 제가 윗사람으로 대할 필요가 없다고 느꼈습니다.
제가 만약 그 교수의 입장이었다면, 조금 언짢더라고 일단 악수는 받아주었을 듯 합니다. 아, 이 학생이 날 모욕하는게 아니라 요새 악수 예절이 그닥 강조되지 않으니까 몰라서 그렇겠구나. 하고 편안히 받아들이고 면담이 끝날때 즈음 해서 살짝 충고를 했을듯 합니다. 특히 최근에 tv에서도 이런 악수 예절을 따지는 윗사람들을 '꼰대'라고 지칭한다고 최근의 분위기를 설명해주더군요.
만약 그 교수님이 좀 더 사고력이 풍부했고, 속이 깊었다면 적당히 잘 넘어갈 수 있었을 문제입니다. 이 학생이 내 기준의 예절과 맞지 않는다고 꾸짖을 것이 아니라, 그냥 편안히 받아주고 만약 기분이 나쁜 부분이 있었다면 살짝 충고를 주어서 학생도 무안하지 않게끔 배려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교수님의 사고력이나 학생을 배려하는 마음, 학생을 대하는 태도는 부적절했고 사고력이 조금 부족했습니다. 분명 똑똑하시고 삼성까지 나오신 인재는 맞고 젊은 나이에 교수도 달으셨으니 능력은 있지요. 그러나 제가 생각하기에 제가 모시고 앞으로 쭉 배울만한 깊이의 사고력을 가지지 않으셨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저도 사실 자존심도 쎈 편이기도 하고 ㅋㅋ
이렇게 일상생활을 하다보면, 사고력이 부족한 사람과 깊은 사람, 적절히 문제를 문제 없이 잘 해결하고 넘어가는 사람과, 굳이 지가 부족한 것을 티를 팍팍 내는 사람이 있습니다. 전 이런 일상의 단순한 태도나 습관에서도 평소 사고력이 잘 보여진다고 생각합니다.
사고력이라는 것이 별로 특별한 용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전 이런 사고력이 추상적이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잘 표출되는 부분이자 사람의 그릇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요새는 앞서 말한 예의범절이 급격히 변하는 시대이기도 한데, 그런 변화 속에서 사고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정말 빨리 적응한다고 느껴집니다. 근데 그렇지 못한, -꼰-도 있죠.
그래서 저는 '젊은 꼰대'라는 말이 틀린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꼰-은 나이가 많은 사람을 비하하는 용어가 아닙니다. 단지 생각이 굳었고 자신이 맞다고 남에게 강요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젊은 사람도 언제든지 자기 확신에 빠져서 남을 배려하지 않으면 그 순간 -꼰-이 되는 것이죠.
요새 직장에서도 젊은 꼰대들이 많다, 정치인 중에서도 젊지만 꼰대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데 어쩌면 사람들이 '사고력'이나 '편견'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용어를 부정확하게 쓴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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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편 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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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은글감사합니다생각을 깊고 넓도록 하게 하는 글이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