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삼각함수의 위상자(Phasor) 활용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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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을 공부하다 보면 위상자(Phasor)라는 녀석을 만나게 됩니다. 대표적으로 파동광학의 회절 파트에서 위상과 밝기가 다른 여러 빛을 합성하는 데 사용되고, 전자기학의 교류 파트에서도 I, V 등을 위상자로 표현하죠.
물리에서 위상자를 먼저 배운 후 삼각함수의 각변환과 덧셈정리를 접한 입장에서, 수학에서 이 위상자가 얼마나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지 간략하게 써보겠습니다. (수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위상자에 대해 정리해 놓은 자료가 거의 없어 기록용으로라도 정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1. 위상자의 기하학적 의미
위상자는 대충 이렇게 생긴 녀석인데, e^{jwt}는 오일러 공식 e^{ix} = cos x + i sin x에서 나왔고, x축의 \mathbb{R}과 y축의 j\mathbb{R}은 각각 실수축과 허수축을 뜻합니다. 복소평면인거죠. (전자기학에서는 전류 i와의 혼동을 방지하기 위해 허수 단위를 j로 표기합니다.)

하지만 수학을 하는 입장에서는 이런 것들은 전혀 몰라도 무방합니다. 물리를 한다면 알아야 하겠지만, 적어도 고등과정 내에서 위상자를 접하게 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위상자의 기하학적 의미는 위와 같은 sin함수의 위상을 회전하는 벡터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정현함수를 2차원 벡터로써 복소평면상에 도시한 것이라고들 하지만, 위 gif를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2. 위상자의 응용
위상자를 실제 문제풀이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조금은 다른 해석이 필요합니다. 굳이 복소평면을 사용할 필요가 없으니, 대신 x축을 sinθ의 위상, y축을 cosθ의 위상으로 보는겁니다. (복소평면에서 정의된 위상자의 거동을 생각해보면 당연합니다.)

위와 같은 좌표계가 정의되기 위해서는 위상의 기준이 되는 각 θ가 필요하고, 그 기준각 θ에 대해서 위상자 벡터의 길이는 그 위상에 대한 삼각함수의 진폭, 즉 계수가 됩니다. (기준각이라는 말은 공식적인 용어가 아닌, 이해를 돕기 위한 부연설명입니다.)
가령, (1, 0)에 해당하는 빨간색 위상자는 sin축의 양의 방향으로 길이가 1인 벡터이므로 sinθ를 나타냅니다.
3. 위상자의 회전
위상자의 진가가 발휘되는 순간은 위상자를 회전시키거나 합성할 때 입니다. 기준각 θ에 각도 φ를 더하면 위상자는 각도 φ만큼 회전하게 되어, sin(θ+φ)는 곧 sinθ 위상자를 반시계방향으로 φ만큼 회전시킨 위상자가 됩니다. (수학, 과학에서 각도는 항상 반시계방향이 양의 방향입니다.)
즉, 위에서 설명한 (1, 0) 빨간 위상자를 시계방향으로 π/2만큼 회전시키면 이는 -cos 축과 일치하고, 길이가 1이므로
- cosθ 위상자가 됩니다. 삼각함수의 각변환에서 sin(θ-π/2) = - cosθ이니 합당한 결과죠.
sin축과 cos축만 머릿속에 그려 놓으면, 삼각함수의 각변환을 일일이 외우지 않아도 cos(θ+3π/2)는 얼마인가? 라는 질문에 바로 sinθ라고 답할 수 있을겁니다. cos축에서 반시계방향으로 270도 회전시키면 sin축이니까요.
4. 위상자의 합성
위상자는 벡터이므로, 이를 합성할 때에는 벡터의 합성을 하듯이 평행사변형법을 이용하여 합성하면 됩니다.

위 그림에서 파란색 위상자는 길이가 sqrt(3)이고 cos축과 평행하므로 sqrt(3) cosθ입니다. 이 파랑 위상자와 (1, 0) 빨강 위상자를 합성하면 (1, sqrt(3))의 보라색 위상자가 되고, 이는 2sin(θ+φ)와 일치합니다. 삼각함수의 합성을 아주 손쉽게 할 수 있다는거죠. (sqrt는 루트입니다.)
그리고 역시나 이 보라색 위상자를 반시계방향으로 90도 회전시키면 2sin(θ+φ+π/2) = 2cos(θ+φ)가 됩니다.
5. 기타 삼각함수의 위상자
삼각함수의 각변환을 생각해보면, 일반적으로 양변에 역수를 취해도 등식은 성립하므로 위 그림에서 sin을 csc로, cos을 sec로 바꾸어도 각변환은 여전히 성립합니다. sec(θ+π/2) = - cscθ로 생각할 수 있다는거죠. 하지만 이는 엄밀하게는 위상자가 아니므로 섣불리 합성을 하면 안 됩니다. 사진의 합성 식의 sin을 csc로, cos을 sec로 바꾸면 실제로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됩니다.
tan 함수에 대한 위상자도 만들 수는 있으나, tan는 주기가 π이므로 2차원상에 도시하기가 상당히 애매합니다. 그래서 저는 x, y축의 (+) 부분만 살려 아래 그림으로 외웠습니다. x, y축은 각각 tan축과 -cot축에 해당하지만, 이때는 예외적으로 빨간 tanθ 위상자를 시계방향으로 회전해서 파란 위상자가 되었을 때 회전각을 3π/2가 아닌 π/2로 측정합니다. 어차피 주기가 π이니 π/2로 측정해도 똑같긴 하겠지만요.

6. 위상자를 이용한 공식의 증명
위상자를 이용하면 아래 공식들은 모두 증명 가능합니다.


(1)의 각변환과 (7)의 합성은 사실상 위상자의 회전, 합성과 동일합니다.
(2)의 덧셈정리 증명을 해보면,

기준각 θ인 위 위상 평면에서 sin(θ+α)는 빨간색 위상자로 표현됩니다. 이 이 함수의 진폭(계수)는 1이므로 빨간 위상자 벡터의 종점은 중심이 원점인 단위 사분원상에 존재하고, x축의 양의 방향과 빨간 위상자가 이루는 각도가 α이므로 이 위상자는 길이가 cosα이고 위상이 sinθ인 위상자와 길이가 sinα이고 위상이 cosθ인 위상자의 합으로 분해할 수 있습니다. 이 둘을 합하면 곧 sin의 덧셈정리가 증명됩니다.
또한 (5)의 공식들은 기준각을 α 또는 β로 설정한 후 위상자들을 도시하면 증명이 됩니다.

위 그림은 기준각 α인 위상평면에 sin(α+β) (빨간색)와 sin(α-β) (파란색) 위상자를 도시한 것으로, 이들을 합성하면 sinα축 방향으로 길이가 2cosβ인 위상자가 되므로 sin(α+β) + sin(α-β) = 2sinαcosβ가 되어 증명이 완료됩니다.
이와 비슷한 방법으로 (2), (5), (6)의 나머지 공식들도 모두 증명이 가능하나, 여백이 부족한 관계로 일단 생략하겠습니다. (기준각이 0인 위상 평면에 (예를 들면) sinθ와 sin(-θ)를 도시하여, 그 sin축 성분과 cos축 성분을 각각 비교하는 것으로 삼각함수의 기우성을 판정할 수도 있습니다.)
7. 위상자의 곱셈
삼각함수의 덧셈정리와 달리 배각공식을 위상자를 이용하여 증명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sinθcosθ와 같이 기준각에 종속인 위상자들이 곱해진 경우, 함수의 진폭이나 주기 자체가 바뀌므로 이는 기준각이 θ인 위상 평면에 도시할 수 없습니다. 위상자가 복소평면으로 넘어가게 되면 복소수의 곱셈처럼 편각의 덧셈으로 해결이 되지만, 위상자 자체는 진폭, 위상, 주기가 시간에 대해 불변인 정현함수를 도시하는 것이므로 불가능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무심코 위상 평면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 미분방정식을 풀 때 해석하는 그 위상 평면과는 관계 없습니다. 그냥 직관적으로 기준각에 대한 위상을 도시하는 평면의 뜻으로 사용했습니다.
8. 참고 자료
Phasor(위상자) : https://en.wikipedia.org/wiki/Phasor
Phasor Algebra : https://en.wikiversity.org/wiki/Phasor_algebra
(물리학에서 다루는 위상자를 켤레복소함수를 이용하여 곱하는 방법이 Phasor Algebra 페이지에 소개되어 있긴 합니다만, 결과적으로 위상자 자체의 곱셈은 동일한 위상 평면에 나타낼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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