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A형 헥사코드와 칸트의 미학론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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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 학생이 수능완성 16쪽의 헥사코드 지문과 79쪽 칸트의 미학론에 대해 잘 이해가 안 된다고 하는데 아마 그런 수험생이 많을 것 같아 간단하게 설명해보려합니다.
사실 전 수학을 주로 가르치고 음악이나 철학 전공자도 아닙니다. 단지 이러한 지문들을 처음 접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쓰는 것이고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틀린 내용이 있을 것입니다. 질문과 태클 환영합니다.
우선 헥사코드 지문에서는 G A B C D E 각각의 음에 1, 2, 3, 3.5, 4.5, 5.5의 번호를 붙여서 생각해 보면 이해가 좀 더 쉽습니다. 글에서는 B와 C 사이에서만 반음의 차이이고 나머지 인접한 음들 사이에서는 온음의 차이가 있다고 했으니 글 내용에 따라 B와 C 사이에는 0.5의 차이를 두고 나머지 음들 사이에는 1의 차이를 두는 것입니다. 그러면 B(b)라고 표시되어있는 B 플랫은 B보다 반음 낮다고 했으니까 2.5 라고 표시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30번의 문제를 풀어보겠습니다. 우선 5번째 문단에서 G, C, F에서 시작 되는 여섯 음이 헥사코드를 이룰 수 있다고 했는데 악보를 보면 G, C, F, G', C', F', G'' 에서 시작하는 음이 헥사코드를 이루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세번째 문단에서 "~나머지 음정들은 모두 온음으로 고정되어 있다." 고 했으니 2번 선지도 옳습니다. 세번째 선지가 적절하지 않은 것인데 B플랫은 F에서 시작되는 헥사코드에서만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네번째, 다섯번째 선지도 글을 읽어보면 쉽게 옳은 선지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79쪽 칸트의 미학론에 대해 설명해보겠습니다. 현대에서는 일반적으로 어떠한 사물이나 사건을 접하면 세가지 서로 다른 판단을 동시적이면서 독립적으로 내리게 됩니다. '내게 쾌감을 주는가 불쾌감을 주는가, 선한가 악한가, 아름다운가 추한가'가 바로 그러한 판단들입니다. 이러한 판단들은 밀접하게 연관되어 보이지만 근본적인 차원에서는 독립적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선하다거나 유쾌하다고 해서 반드시 아름답다고 할 수 없으며 역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전방을 지키는 군인이 나무 몇 그루 듬성듬성 나 있는 비무장지대의 깊은 계곡으로 함박눈이 내리는 것을 보면 정말 아름답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아름답다라는 판단과는 별개로 이 쓰레기들을 치워야 한다는 생각에 불쾌하다는 판단 또한 동시적으로 내릴 것입니다.
또 다른 예로는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를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주인공 개츠비는 금주법 시대에 주류밀매를 통해 큰 돈을 벌었으니 객관적으로는 악한 사람이라고 판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지에 대한 개츠비의 무망한 사랑을 아름답지 않다고 판단할 수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보통 사람, 또는 그 이하의 저열한 사람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그 사랑이 더 숭고하고 아름답게 보일 수 있었겠죠.
이 점을 염두에 두면 왜 칸트가 경험론과 합리론을 비판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이들이 오늘날과는 다르게 서로 독립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가치들을 혼동했기 때문인 것입니다. 경험론자들은 '내게 유쾌한가 불쾌한가' 라는 판단의 기준으로 대상의 아름다움을 재단하려 했고 합리론자들은 '그 대상이 선한가 악한가' 라는 기준으로 대상의 아름다움을 판단하려고 했기에 칸트는 이 점을 비판한 것입니다. 칸트에게 있어서 대상이 추한가 아름다운가의 판단은 그것이 쾌, 불쾌한가 또는 선한가 악한가라는 다른 잣대들을 모두 배제한 무관심성에 기초한 판단이어야 했고 이러한 무관심성에 기초해야 서로 다른 사람들 사이에 공통감을 바탕으로 한 소통이 가능하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롤스가 정의론에서 언급한 무지의 베일과 관련지어 이해하면 좀 더 이해가 쉬울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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