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소식

애기만두 [954250] · MS 2020 · 쪽지

2021-09-05 21: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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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생전.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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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생은 안암골에 살았다.

곧장 개운산 밑으로 시계탑이 서 있고, 공전을 향하여 문과대가 있는데, 그곳 학생들은 자의 반 타의 반 씨파와 로스쿨에만 관심을 두었다.

그러나 문생은 한문학 공부만을 하고 그의 아비가 요양병원 야간 당직을 하여 입에 풀칠을 했다.

하루는 그 아비가 몹시 배가 고파서 울음 섞인 소리로 말했다.


- “너는 스카이 간판을 걸고도 고시를 보지 않으니, 책은 읽어 무엇하느냐?”

이에 문생은 울며 대답했다.

- “나는 피샛을 조져 벼슬길이 막히었소.”

- “그럼 한문 교사라도 하지 못하겠느냐?”

- “임용고시도 기약없는 시험일 뿐인데 어떻게 하겠소?”

- “그럼 로스쿨은?”

- “경꽈 이중으로 학점이 박살나고, 리트마저 110점 언저리를 맴도는 걸 어떻게 하겠소?”

부는 왈칵 성을 내며 외쳤다.

- “밤낮으로 한문 고전만 파더니 기껏 ‘어떻게 하겠소?’ 소리나 배웠단 말이냐? 변호사도 못한다, 학교 선생도 못한다면, NCS라도 못 보겠느냐? 아예 9급이라도 못해먹겠느냐?”

문생은 읽던 맹자를 덮어놓고 일어나면서,

- “애석하다. 내가 당초 문학 박사의 포부를 품었는데, 목구멍이 포도청인 나에겐 허황된 꿈이었구나…….

하고 한의대나 갈까 하여 개운사길 종로학원으로 휙 들어가더니 다시는 나오지 못하였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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