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계 수리논술 문제유형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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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르비 논술팀에 합류하게 된 인문 수리논술 강사 조영탁입니다.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많은 학생들이 수리논술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건국대 (상경), 경희대 (사회), 중앙대 (상경), 한양대 (상경), 고려대 등 많은 학교에서 수리논술 문항을 출제하고 있는데요. 인문논술 실력에는 자신이 있지만, 수리논술이 걱정되어서 해당 학교 및 학과에 지원하지 않는 학생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인문/사회 계열의 수리논술 문제는, 수학 실력을 평가하는 문제라기보다는 수리적 사고를 통한 "추리" 능력과 "논증" 능력을 평가하는 "추리논증" 유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수리영역 성적과, 수리논술에 대한 풀이능력이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습니다. “수리”라고 해서 미리 거부감을 가지실 필요는 없고요. 지금부터 주요 대학에서 출제되고 있는 수리논술 문제의 유형을 간략하게 살펴 보겠습니다.
"추리논증" 유형은 크게 3가지 정도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1. 자료분석형
이 유형에서는 주로 통계자료를 그래프, 도표 등으로 던져 주면서 많은 양의 Data 중에서 문제풀이에 필요한 Information 을 찾아내는 능력을 평가합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인문/사회계열 수리논술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유형이었으나, 최근에는 비중이 많이 감소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자료에서 주어진 많은 수치 중에, 문제풀이에 필요한 정보는 극히 일부분입니다. 중요한 정보만을 걸러내서 자료분석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과정이 필요합니다.
1) 요구사항의 정리
- 문제에서 요구하고 있는 내용을 정확하게 파악해야만 합니다. 사실 당연한 이야기라고 볼 수도 있지만, 제한된 시간 안에 모든 data를 분석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과정입니다.
2) 주어진 자료의 특징 파악
- 다양한 특징을 가진 통계자료가 제시됩니다.
- 부분과 전체가 서로 다른 의미를 가지는 역설적 유형의 자료가 주어지는 경우도 있고, 인과관계 또는 상관관계를 파악해야 하는 자료가 주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부분의 특성과 전체의 속성, 자료 간의 관계와 그 안에 존재하는 변수 사이의 우열관계 등을 다각도로 분석하여 특징을 파악해야 합니다.
3) 문제 해결에 필요한 정보 해석
- 앞서 말씀드렸듯이, 문제풀이에 필요한 정보는 일부에 불과합니다.
- 걸러낸 중요 정보를 문제에 맞게 재해석하여, 나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쓸 수 있도록 적절히 정리해야 합니다.
4) 자료의 수치를 토대로 한 구체적 근거 제시
- 해석한 정보를 나만이 제시할 수 있는 해결책의 근거로 적절히 활용하여 답안을 작성해야 합니다.
-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정보더라도, 어떤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사용했느냐에 따라 점수는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비율"에 대한 이야기를 드리겠습니다. 자료분석형 문제에서는 "비율", "비중"을 물어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범죄율, 이혼율, 특정 계층의 소득비율, 실업률 등이 자주 나오죠.)
비율을 계산하실 때. 분모에는 뭐가 들어가야 하는지, 그리고 분자에는 뭐가 들어가야 하는 지 잘 생각하셔야 합니다. 무슨 당연한 얘기를 하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예를 들어, 현재 우리나라의 범죄율을 계산할 때. 합리적으로 분모에는 뭐가 들어가야 할까요?
우리나라 총 인구?
15세 이상 64세 이하의 인구?
20세 이상의 성인 인구?
간단한 예지만, 여기에도 여러 가지 기준이 있을 수 있고, 문제에서는 이걸 노리고 함정을 팔 수도 있습니다. 총 인구로 계산하면, 0세에서 14세, 상대적으로 범죄를 저지를 능력이 없는 인구가 포함되어서 범죄율 전체를 작게 표시하게 되는 효과가 있겠죠. 20세 이상의 성인 인구를 대상으로 하면, 너무 나이가 많아서 범죄와 무관할 가능성이 높은 노인인구가 포함되어서 역시 범죄율을 낮게 표시하게 될 것이고요. 무엇이 맞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고, 분모/분자에 뭐가 들어가는지에 따라 우리의 분석대상이 상당한 차이를 보일 수도 있음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2. 상황판단형
이 유형에서는 문제가 되는 상황을 던져주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요구함으로써 문제해결능력을 평가합니다. 회계학적/경제학적 비용-편익 분석, 매몰비용과 기회비용의 구분, 기대수익/기대손실의 계산, 주관적인 판단기준 설정을 통한 의사결정 등의 문제가 자주 출제됩니다. 상황판단형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과정이 요구됩니다.
1) 내가 내려야 할 결정의 내용이 무엇인가 & 제한조건은 무엇인가
- 문제에서 요구하고 있는 결정의 내용이 Yes / No 의 판단인지, 혹은 새로운 해결방법의 도출인지 파악해야 합니다.
- 또한, 주어져 있는 제한 조건 (이미 투자된 비용, 앞으로 예상할 수 있는 기대이익 등의 주어진 수치) 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수치화해 두어야 합니다.
2) 어떤 방향으로 주장을 펼칠 것인가
- 사실 상황판단형 문제의 경우에는, 정답이 한 방향으로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철저한 계산을 토대로 내가 선택할 주장의 방향을 결정해야 합니다.
- 하지만, 예외적으로 "주관적인 판단기준 설정"을 요구하는 문제가 출제되는 경우, 같은 제한조건 하에서도 서로 다른 주장이 모두 정답으로 인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이 경우 객관적인 수치만을 제시하다가, 명확한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못한 채 답안을 마무리하게 된다면 좋은 점수를 얻기 힘듭니다.
3. 수리계산유형
최근에 자주 출제되고 있는 유형입니다. 함수, 수열, 확률, 기댓값 등을 활용한 문제가 자주 보이고 있으며, 수리적인 계산을 통해 답안을 도출하도록 요구하는 문제로 보통 전체 배점의 25% 정도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유형의 문제를 풀 때,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자신의 직관적인 수리감각을 믿어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문제를 읽다 보면, 수험생들은 직관적으로 답안의 방향을 추측하게 됩니다. 그 동안 가져 왔던 상식과, 수능 이후에 최고조에 올라 있는 (!!!) 수리적인 감각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게 되는데요, 수리계산 유형의 정답은 “직관”과 반대로 가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직관적으로 답안의 방향을 추측하는 습관이 생기다 보면, 계산의 결과를 자신의 직관에 맞는 쪽으로 잘못 해석하게 됩니다. 혹은 계산의 결과가 출제의도와 부합하는 방향으로 나오더라도, "잘못 계산한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으로 인해 정정하지 못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 유형의 문제를 푸실 때에는 직관에 의존하지 마시고, 직접 손으로 계산을 해 본 이후에 정답에 대해 판단하셔야 합니다.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은, “무엇을 미지수로 놓을 것이냐”입니다. 경우에 따라서, 문제의 발문을 그대로 수식화해 보면 3개, 4개 이상의 미지수가 등장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잘 아시다시피 미지수는 가능한 한 적게 설정하는 게 좋고, 미지수의 개수보다 주어진 조건식의 수가 적다면 풀기에 상당히 불편해 집니다. (^^;) 문제에 답하기 위해 반드시 계산해야 하는 단 하나, 그것만 미지수로 설정하시고 나머지 변수들은 최대한 미지수에 대한 식으로 표현하는 습관을 들이시기 바랍니다.
다음으로는, 미지수의 "범위"에 주의하셔야 합니다. 좌표평면에 식을 올리거나, 미지수가 분모에 들어가야 할 때. 미지수의 범위를 미리 명확히 설정하지 않는다면 큰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미지수의 범위를 특정하지 않아도, 정답을 구하는 데에 지장이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무언가를 정의하실 때에는 반드시 괄호 안에 해당 미지수가 어느 범위에서 움직이는지 생각해서 써 주세요. (2009년 고려대 문제에서, 미지수의 범위를 미리 설정하지 않아 잘못된 답안을 쓴 경우가 꽤 있었습니다.)
간단하게 살펴 보려고 했는데, 쓰고 보니 결코 간단하지가 않네요... 수능 이후에 논술고사를 치르는 학교 중에, 수리논술 유형을 출제하는 학교가 많이 보입니다.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에, 논술을 공부하시는 건 말이 안 되고요. 수능 잘 치르신 후에, 응시하는 학교의 출제유형에 맞게 수리논술 풀이를 준비하시는 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적어 보았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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