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러분만의 기출 데이터베이스를 머릿속에 만드세요.
게시글 주소: https://dev.orbi.kr/00038361280
프롤로그 : https://orbi.kr/00038361070
*프롤로그를 먼저 읽고 1번을 읽으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기출. 또 그놈의 기출. 기출이 중요하다는 말은 어지간한 칼럼에서 정말 지겹도록 듣는 말일 겁니다. 국어 공부에 대한 갈피를 잡지 못했던 저 역시 그랬어요.
‘기출 좋은 건 누구나 아는데, 기출을 공부했는데도 성적이 그대로거나 떨어지던데?’
아직까지 한 번도 기출을 풀어보지 못한 학생의 경우에는 본인의 성실성을 탓하는 게 맞고, 지금은 기출을 풀고 공부했음에도 성적이 오르지 않거나 떨어지는 경우에 대해 얘기해봅시다.
사실 기출을 공부했다는 기준 자체가 굉장히 모호하죠. 그러니 이번 글에서는 제가 생각하는 ‘기출을 공부했다’의 정의를 먼저 제시하고자 합니다.
기출을 공부했다는 것은, 본인만의 단순하고도 일관된 생각의 틀을 만들었음을 말합니다.
다시 말씀드릴게요. ‘본인만의’ 단순하고도 일관된 생각의 틀을 만드는 게 기출 공부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국어 공부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고의 교정’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 사고는 개인마다 천차만별이죠. 즉, 본인의 상황에 맞게 기출을 활용하여 우리의 사고를 ‘평가원의 사고’와 일치하게끔 만들어야 합니다.
1-1 기출은 몇 개년을 보는 게 좋을까요?
위 질문에 대한 답변은 ‘가능한 최대한 많이’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근데 제가 2년 반 동안 수능 국어를 공부하고 있는 입장에서 감히 사견을 덧붙이자면, 최근 5개년 정도가 가장 적절하지 않을까 싶고, 그 외의 지문들은 전문가들의 선별을 통해 접해본다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옛날 지문들 중에서도 나름 쏠쏠한 게 많아서, 선별로라도 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1-2 그래서 어떻게 기출을 활용하라는 거죠?
이게 이 글의 핵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수능 국어 공부의 95%는 기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그렇기에 더욱 기출의 학습 방법은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은 본인이 직접 시간을 재고 문제를 풀어보는 겁니다. 반드시 기간을 재고 직접 풀어보시고 다음 과정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직접 풀지 않는다면 후술할 내용이 전부 쓸모없어요. 시간은 문제 하나당 1분 30초 정도로 잡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직접 시간을 재고 풀어보셨다면, 시간제한 없이 천천히, 납득할 수 있을 만큼 최대한 깊게 사고하면서 읽어보세요. 이 과정에서 문장, 어휘 등을 비롯해 헷갈렸던 부분들을 전부 표시하시고, 시간을 재고 읽었던 부분과 대비해보세요.
그 다음에는 채점을 합니다. 채점을 하면 총 4가지의 유형으로 문제가 분류될 겁니다.
가. 시간제한을 두고 풀었을 때 맞았고, 시간제한 없이 풀어도 맞은 문제.
이 경우에는 여러분들의 내면에 암묵적인 형태로나마 사고 과정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시간제한을 두고 풀었을 때 생겼던 논리적 비약이 있다면 그 부분을 보완하세요.
나. 시간제한을 두고 풀었을 때 맞았으나, 시간제한 없이 풀었더니 틀린 문제.
본인의 잘못된 사고를 검증할 수 있는 유형입니다. 이 경우에는 해설을 보기 전에 본인의 생각 순서를 쭉 나열해보시고, 이를 해설의 내용과 대조하세요. 차이점을 짚고, 그 잘못된 사고를 반드시 찾아서 교정하셔야 합니다.
다. 시간제한을 두고 풀었을 때 틀렸는데, 시간제한 없이 풀었더니 맞은 문제.
이 경우에는 대개 시간이 촉박해서 풀지 못했던 게 큽니다. 이 경우 전반적인 한 세트 단위의 시간 관리 실패 혹은 특정한 문제에서의 시간 관리 실패로 유형을 나눌 수 있는데요. 전자의 경우에는 지문 읽는 과정에서의 문제일 수도 있고, ‘다 유형’에 해당하는 문제가 하나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후자에 대해 주목해봅시다. 후자에 해당하는 경우, 어디에서 시간 관리를 하지 못했고, 왜 못했는지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이를 교정하셔야 합니다.
라. 시간제한을 두고 풀었을 때 틀렸고, 시간제한 없이 풀어도 틀린 문제.
이건 본인이 체득하지 못한 논리에 해당하는 문제들입니다. ‘라 유형’에 해당하는 문제만큼은 해설을 수용하고 일반화하는 과정을 통해서 여러분들에게는 없는 사고를 배우셔야 합니다.
지금까지 말한 건 문제에 대한 내용인데, 지문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하시면 됩니다. 다만 지문은 정오를 판별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므로 해설을 참고하며 하지 못했던 생각들 중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부분들을 얻고 가시면 됩니다.
혹자는 어차피 수능 현장에서는 그렇게 분석해서 풀지 못하는데 왜 그리 시간을 소모해가면서 분석해야 하냐고 반문할 수도 있습니다. 허나, 저는 이러한 분석 과정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스스로 분석해보는 것만큼, 본인의 사고를 정확히 알 수 있는 방법이 없거든요. 여러분들이 분석하는 행위는 ‘현장에서는 써먹지 못하는 분석을 위한 분석’이 아닌, 약점 진단을 위한 것임을 유념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여기에서 조금은 참신한 개념을 하나 소개하고자 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사고의 교정’과 직결되는 내용인데요. 바로 행동영역이라는 개념입니다. 알고리즘(Algorithm)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네요. 우리는 수능 당일에 그리 많은 생각을 하면서 풀지 못하기 때문에, 기존에 배웠던 지식을 써먹기 위해서는 그런 지식들이 기계적으로 도출되어야 합니다. 이를 보다 현실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나름의 방법인데요. 행동영역의 목적은 단 하나입니다.
행동을 통해 사고를 통제하는 것.
앞서 말한 과정을 통해 각자의 약점을 면밀히 체크했을 것입니다. 허나 그 약점을 극복하고 실전에서 써먹을 수 있기 위해서는 단순히 관련된 문제를 더 풀어보거나, 다음에 잘해야겠다는 다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긴장해서 손이 떨리고 머리가 굳어도 어떻게든 풀 수 있게끔, 기계적인 알고리즘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어떻게 풀어야 할지 아는 것과 실제로 행하는 굉장한 차이가 있으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특정한 행동’을 통해 ‘특정한 사고’를 강제적으로 유발시켜야 합니다.

간단한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저는 작년 9월 모의평가에서 38번 문제를 틀린 경험이 있습니다. 선지에서 제시한 ‘관념적’이라는 어휘에 대한 판단 기준을 모호하게 잡고 간 경험인데요. 그래서 저는 저 단어에 대한 정의를 통해 판단의 기준을 찾아 사고를 교정했고, ‘관념적’이라는 표현 한정으로 ‘관! 념! 적!’이라고 속으로 크게 발음한다는 행동영역을 만들고 훈련했습니다.

이 덕분에 이번 6월 모의평가에 ‘관념적’이라는 개념이 출제되었음에도 막힘없이 풀 수 있었죠. 행동영역은 생각이 자동적으로 튀어나오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유용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앞서 말한 사고 교정도 있지만 배경지식도 있습니다. 단순한 어휘나 문학 개념어도 있겠지만, 기출 개념 사이의 연계된 지식을 체득할 수도 있는데요. 배경지식을 목적으로 한 공부는 지양되어야 마땅하지만, 공부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는 지식의 경우에는 굉장히 쏠쏠합니다.

다음은 작년 수능 ‘예약’ 지문의 1문단과 2문단 일부를 발췌하여 가지고 온 것인데요. 밑줄이 그어진 부분에서 알 수 있듯이 채권과 계약이라는 개념의 정의가 제시되어 있습니다. 근데 이거. 어디서 많이 본 개념이 같다는 생각이 저는 현장에서 들더라고요. 바로 2019학년도 수능 ‘계약’ 지문과 2011학년도 ‘수능’ 채권 지문이요. 저는 두 개념을 이전에 이미 기출을 통해 익숙하게 접한 바 있었고, 때문에 현장에서 정의를 거부감 없이 바로 받아들여 지문을 잘 독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기출 사이의 연관된 지식들은 충분히 써먹을 수 있으니 이 또한 기출 공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메리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계속 이어서 적겠습니다.
다음은 연계와 기출 외 콘텐츠에 대한 얘기입니다.
2편 : https://orbi.kr/00038362113
3편 : https://orbi.kr/00038366235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수학 4등급만 받으면 2 0
쫀득하게 인서울 할 수 있는데
-
엘든링 왜 자꾸 멈추지 1 0
컴퓨터 좋은건데 씨발
-
목 졸라줘 5 1
켁켁켁 숨막혀 ㅜㅜ
-
시험지에 따라서 난이도가 가장 극단적으로 달라지는 번호같음....
-
개쉽게 풀리는데 이거 맞나
-
정시로 갑시다 8 0
내신반영을 노려서 내신 깡패 정시러
-
나왔어 12 0
다시감 근데 저게 왜 이륙햇냐
-
갑자기생각난썰 1 1
고1 2학기 학급회장선거때 후보가 2명이엇는데 그 친구들 둘이 합의하고 한명이...
-
그만하고 잘까 1 0
흐름이 끊겨버렷네
-
세기말 수능 1 1
200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
강은양t 0 0
현역 고3이고 작년까지 모고 3~4등급 나왔는데 지금부터 강은양t 들으려고 합니다....
-
2시열차 1 0
출발
-
지금 강민철 현강 다니고 있는데 저랑 너무 안맞는 느낌이 심하게 들어서...
-
뭘 해야하나요 0 0
이번에 고등학교 2학년 된 이공계 지망하는 지방 일반고학생입니다. 생기부를 제대로...
-
이게 오르비를 재밌게 오래하려면 10 4
수험생활을 지속해야 함
-
에ㅔㅔㅔㅔㅔㅔㄴ들리스레인ㄴㄴ 0 1
폴온마이헐트 코코로노 키즈니ㅣㅣㅣ
-
내 이상형 중단발에 속눈썹 1 0
-
우와 보추야동 많이떴다 2 2
보다자야지
-
심심한데 무물보 5 0
응애 나 아가학생
-
본인 물1 점수 꼬라지 0 1
3모 48점 (99) 5더프 47점인가였는데 시험이 어려웠어서 전국석차 30등쯤...
-
오후8시부터자다가깼더니 1 0
다시잠이안오네.. 비상..!!
-
생각나는구나
-
ㅇㄴ근데 0학점 패논패과목을 오ㅑㄹ케 빡세게시켜 0 0
그냥 좀 봐주면 안되나
-
시발점 한 다음 스블 0 0
고2이고대수 개념원리, 쎈, 고쟁이 했습니다개정 시발점 사놓은 게 있어서...
-
러셀 외부생 더프 성적표 0 0
문자로 발송되나요?? 아님 직접 찾으러 가야햐나요??
-
원래 사람은 별을 쫓아 달려갈 때 가장 빛나는 법이여설령 닿지 못할지라도적어도 내...
-
저걸 어케 함 진짜 와.. 원과목 중 생1만 수능공부로 안해봤는데 안하길잘한듯
-
시발 나 개폐급임 2 1
조별과제 하는족족 내것만 교수님 피드백 나오고 술처먹다 팀원들한테 자료 제출 개늦게하고 자퇴마렵다
-
딱 한 마디만 하고 자러감 9 3
미쿠 ㅈㄴ 예뻐어~~~~~~~~~~~~
-
중앙대 가기 59일차 3 1
안녕하세요 중앙대29학번 부산사나이 이동현입니다 음 오늘이 벌써 59일차군요...
-
이제 좀 자보실까 11 1
음음
-
리젠존나느리네 1 0
오르비망함?
-
너무멍청해짐 1 0
ㅜㅜㅜㅜㅜ
-
생윤 진짜 1도 모르는 쌩노베인데 누구 듣는 게 좋을가여
-
15살과 엄마 그 사이는 2 0
뭐라함 급함
-
대신 연세대 가겠다 선언
-
작년 10모 20번 0 0
이렇게 푸는거 맞나..?
-
위키하우 도움 ㅈㄴ 안되네 6 0
ㅗㅗㅗㅗㅗㅗ
-
새르비 할수록 4 0
헛소리가 늘어가는듯
-
아니 난 신라면 쳐돌이라 5 0
신라면만 먹는데….
-
내가사실은생명과학을좋아함 1 0
수능말고 그냥생명과학
-
. 11 1
-
님들 최애 과목 말해보셈 7 0
난 국어
-
님들 최애 라면 말해보셈 10 0
난 신라면
-
라면이랑 과자 안먹은지 6일차 2 0
후후
-
자지 버섯 4 0
나는 자연인이다에 나온 버섯입니다
-
통합사회 미녀 선생님 0 0
최성주 쌤 보고 의대 가겠습니다

자~ 드가자~네!

선생님은 수능 안 보시잖아요...!국어만 못 하는 반수생인데 ㄹㅇ 감사요 ㅈㄴ 도움됨 ㄳㄳ

아유 도움이 된다니 제가 더 감사합니다:)지금 3편 쓰고 있으니 끝까지 읽어주시길...!

동테옯창 ㅊㅋㅊㅋ
칼럼러로 테두리 다는 건 오히려 좋아요:)이 가독성이라면 금테도 ㅆㄱㄴ

가독성 괜찮나요...?저 2년 만에 글 쓰는 거라 너무 어색해서 이상하지 않을까 싶었는데ㅠㅠ

최고입니다 선셍님글 너무 좋아요! 스크랩하고 두고두고 볼게요!

오 스크랩 기능은 모르지만 저장도 가능하군요:)제 글을 스크랩까지 해주시니 영광입니다...!

와 국어칼럼! 감사합니당저야말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시 속으로 관념적이라고 크게 발음하신다는 행동영역을 만든 의도가 관념적이라고 크게 발음함->관념적이라는 개념을 떠올림 이것인가용..?! 조금 헷갈려서요ㅠㅠ 좋은 칼럼 감사합니다!
관념적이라고 크게 발음 -> '관념적'이라는 표현 인지 -> 관념적이라는 개념을 떠올림과 같은 3단계를 거치는데 연습 때는 1-3의 과정을 차근차근 떠올렸지만 훈련을 통해 1만으로도 3까지 닿을 수 있게 하는 거죠. 0진0님이 이해하신 게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