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을 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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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슴에 독(毒)을 찬 지 오래로다
아직 아무도 해한 일 없는 새로 뽑은 독
벗은 그 무서운 독 그만 흩어 버리라 한다
나는 그 독이 벗도 선뜻 해할지 모른다 위협하고,
독 안 차고 살아도 머지않아 너 나 마주 가 버리면
누억천만(屢億千萬) 세대가 그 뒤로 잠자코 흘러가고
나중에 땅덩이 모지라져 모래알이 될 것임을
‘허무한디!’ 독은 차서 무엇 하느냐고?
아! 내 세상에 태어났음을 원망 않고 보낸
어느 하루가 있었던가, ‘허무한디!’, 허나
앞뒤로 덤비는 이리 승냥이 바야흐로 내 마음을 노리매
내 산 채 짐승의 밥이 되어 찢기우고 할퀴우라 내맡긴 신세임을
나는 독을 품고 선선히 가리라
마금날* 내 깨끗한 마음 건지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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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毒)을 차고, 김영랑
TMI) 판본에 따라 마지막 연에서 '독을 품고'가 '독을 차고', '깨끗한 마음'이 '외로운 혼'이라고 되어 있기도 합니다
저는 후자가 익숙한데 전자는 재작년인가 3년전인가 연계교재에서 처음 봤음
2020학년도 수특
허무한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