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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놀고시퍼용 [936437] · MS 2019 · 쪽지

2021-03-25 00:5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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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성적순이 절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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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렸을 때 본 만화에서 공부를 하지 않는 주인공이 변명으로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고 말하던 장면이 기억난다. 나는 그때 물론 성적이 높으면 무조건 행복하지는 않겠지만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깐 그 말이 맞았다. 행복은 성적순이 절대 아니다. 

난 행복하게 살기위해, 미래를 위해 어렸을 때 부터 책상머리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물론 모든 시간을 책상에서 보낸 것은 아니다. 격투기도 해봤고 취미 폭 자체는 넓었다. 그런데 '논다'라는 단어에 부합하는 행동은 거의 하지 않았다. 중3 때 일상이 학교-독서실-복싱장-독서실-집 이거였었다. 난 고3까지만 해도 성적이 잘 나오고 대학을 잘 가면 행복할거라고 생각했다. 근데 이제 와서 보니 그건 아주 바보같은 생각이였다. 내 친구들 중에 공부를 그렇게 잘하지는 않지만 소위 말하는 '인싸'인 친구들은 나보다 아주 행복하게 잘 사는 것 같다. 연애도 하고, 정말 '청춘'을 즐기는 것 같다. 그에 비해 나는 아직까지 여자 손 못 잡아보고 스스로 불행하다고 생각해서 수험생 사이트에서 이런 징징거리는 똥글이나 쳐 싸고있다. 물론 미래의 수입 자체는 내가 더 높을 확률이 월등히 높다. 그렇지만 직장인이 되고 나서도 행복할 확률은 그 친구들이 월등이 높다. 돈만 잘버면 뭐하나, 인생이 행복하지를 않은데. 친구들은 연애하고 술 마시고 존나 노는데 나는 또 책상머리에 앉아서 과제에 공부만 하고 있다. 내가 어느 그룹에 있어도 나만 모솔이다. 일종의 열등감인 것 같고 이게 내 불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그냥 공부밖에 모르는 친구들만 있었으면 이렇게 까지는 힘들지는 않았을 것 같기도 하다. 공부밖에 모르는 친구들, 특히 의대생 친구들은 나랑 비슷하게 살았고 살고있다. 

대학교 생활을 해보고 친구들이랑 만나고 놀고 하면서 내 인생에 대한 현타가 계속 왔다. 행복해지리라 라고 굳게 믿고 달려왔는데, 그 길은 오히려 더 불행해지고 끝이 없는 공부의 늪이였다. 책상머리에만 앉아있던 놈이 갑자기 연애를 하고 갑자기 사회성이 겁나 늘어나 맨날 약속 잡고 다닐리는 없지 않은가. 너무 발을 깊이 담궈 여기서 빠져나가지는 못 할 것 같지만 이거 보는 사람들은 공부만이 인생의 행복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그 생각했다가 인생이 상당히 불행해졌다. 

행복하지가 않다, 그 반대이다.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까 라는 고민을 정말 많이 해봤는데 솔직히 결론이 정말 나지 않는다. 공부는 잘했지만 이런 건 도저히 모르겠다. 


오르비 분들은 행복하십니까? 저는 행복히지 않습니다. 내일이 고3 모의고사라고 들었는데 시험 보시는 고3분들 잘 보시고 오르비 유저분들 모두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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