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축의금으로 받은 "4만 8천 8백원"
게시글 주소: https://dev.orbi.kr/0003644162
안녕하세요 ^^*
작년 5월, 모두의 축복속에서 결혼식을 올린 행복한 새댁입니다.
아직 새댁이란 말이 어색하지만 하루하루 '아.. 내가 정말 결혼을 했구나
' 라는 사실을 깨달으며
신랑과 알콩달콩 깨를 볶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직장에서 점심시간마다 네이트 판을 읽으며 웃고, 울고, 화내다가 다시 웃고 하며 활력을 얻고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축의금' 과 관련해서 여러 글들이 많이 올라오더라구요
결혼한 입장에서 공감가는 부분도 많이 있었습니다
.
그러던중, 정말 고맙고 소중한 기억이, 아니 추억이 하나 떠올랐습니다.
제가 글쓰는 재주가 참 없는지라 잘 전달될지도 모르겠고,
저와 신랑에게만 감동적인 이야길수도 있지만,
그래도 여러분들과 함께 이 추억을 나누고 싶어서 글을 써봅니다.
우선 저는 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사입니다.
현재 담임을 맡고있어서 아이들이 알아보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래도 제 직업을 밝히지 않으면 이야기를 들려드리는데 있어
여러모로 불편한 점이 많을것같아서..
'뭐야? 요즘 교사들은 바쁘지도 않나, 정말 할 일 없나보네
' 라고 생각하시기 보다는
'아 이런 일이 있었구나, 이 사람은 이 추억을 나누고 싶었구나' 라는 마음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과는 달랐지만 대학 때 부터 절 유난히 따르던 여후배가 한명 있습니다.
동아리 후배로 들어와서 알게됬는데, 이거이거 참 사람이 보면볼수록 진국이네요^^*
둘이서 맛집도 많이 찾아다니고 유럽 배낭여행도 같이 다녀오고
정말 친하고 친동생보다 더 사랑스러운? 그런 친구에요.
다들 아시겠지만 교사가 되기위해선 임용고시에 붙어야합니다.
운이 좋았던지, 전 대학 졸업과 함께 합격을 했고 발령을 받았습니다
. 칭찬해주세요.
아! 아무튼 같이 사범대를 다녔으니 이 아이도 임용고시에 붙어서 발령을 받아야 하지만
전공과목이 티오가 잘 나지않는 과목이라.. 공부를 열심히했지만 두번을 떨어졌습니다.
그렇게 동생이 삼수를 준비하던 2012년,
저는 3년동안 제게 믿음과 사랑을 아낌없이 준 남자친구와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너무나도 아끼고 좋아하는 동생이니만큼 웨딩촬영도 같이 하고 싶었고
같이 손도 잡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쇼핑도 하고싶었지만
삼수를 준비하면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동생에게 부담을 줄순 없어 차마 말을 꺼내지 못했습니다.
자기는 아래로 동생 2명이 있어서 부모님이 티는 안내시지만 경제적으로 많이 버거우실 꺼라며
올해는 꼭 붙어야 한다면서 부담감을 가지고 있었거든요.
부모님이 돈을 부쳐주셔도 다시 부모님 통장으로 돈을 부치곤 했습니다.
'좋은 알바자리를 구했다. 돈은 넉넉하니 걱정말아라. 동생들 학비에나 보태써라.' 라면서요.
하지만..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학생이 돈을 벌어봤자 얼마나 많이 벌겠어요.
공부할 시간도 모자른데.. 서점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한달에 약 40만원으로 생활했습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한달 원룸비로 20여만원이 빠져나갈테고
도서관에 왔다갔다 하는 교통비를 생각하면 밥값이 남기나 하나? 하고 걱정이 될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청첩장을 교통비와 함께 동봉해서 보냈습니다.
맛있는 밥이나 한끼 먹고 갔으면 해서요. 당연히 축의금은 기대하지도 않았었고 받을 생각도 없었습니다.
제 결혼식에 온 동생은 오랜만에 입은 정장이 어색하다며 수줍게 웃었었습니다.
그렇게 모두의 축하를 받으며 결혼식을 올린 저는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갔다가 돌아왔습니다.
돌아오고 며칠 뒤, 신랑과 함께 축의금 봉투를 정산하고 있던중
문득 고개를 들었는데 신랑이 울컥한 표정으로 왠 편지를 읽고 있더군요.
'뭐야? 무슨편진데 그런데?' 라고 물으며 편지를 받은 저는 그만 울어버리고 말았습니다.
편지에는 바로 이렇게 긴 글이 쓰여져 있었습니다.
언니 안녕? 나 ㅇㅇ야 결혼 진심으로 축하해
언니가 드디어 오빠랑 결혼을 한다니까 믿기지가 않아
음 뭐랄까 딸을 시집보내는 엄마의 기분이랄까?
으흐흐 언니가 비웃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네
그치만 뭔가 아쉽고 막 그래.. 이제는 같이 여행도 못가고, 찜질방에서 자지도 못하잖아
언니야 제멋대로 왜? 이러면서 예전처럼 굴려고 하겠지만!
결혼한 아줌마는 그러면 안돼~ 오빠가 나 미워할껄?
오빠가 나한테 살짝 말해준건데 자기는 최소 3명은 낳을꺼래
그러니까 언니는 나랑 외박하면 안돼! 아이 부끄럽다
있지 근데 나 언니랑 오빠한테 정말 미안해
둘다 일하느라 피곤하고 데이트 하기도 바쁠텐데도 자주자주 올라와서 챙겨줬잖아
그래서 정말 둘 결혼식만큼은 제대로 축하해주고 싶었는데
웨딩촬영도 같이 못해주고.. 축의금도 너무 적다 아고고
두사람이 나한테 해준것만큼의 몇만분의 1도 못해줘서 정말 미안
몇달동안 모은다고 모으긴 했는데.. 어제 너무 배가고파서 조금 써버렸어
에그 그거 하나 못참고 나도 참 돼지같다 안그래도 시험 준비하느라 살 쪘는데..
반성해야겠어! 정말 고맙고 내가 사랑하는 우리 언니야
다시한번 결혼 축하하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 신혼여행 잘 갔다오고
올해는 시험 꼭 붙어서 언니한테 받은거 다 보답할게. 사랑해
편지에는 저렇게 적혀있었고, 봉투에는 4만 8천 800원이 들어있었습니다.
분명히 이 돈을 모으겠다고 겁도 많은애가 밤에 버스대신 걸어다니고,
밥도 안먹고 굶었을꺼에요. 그런 아이니까.
그러다가 결혼식 전날 너무 배가고파 고작 천이백원짜리 무언가를 사먹었겠지요.
배고픔을 이기지 못하는 자기자신을 원망하면서요.
어떻게 모았을지 짐작도 가지않는 이 소중한 돈이
너무나도 고맙고 또 고마워서
차마 말로는 표현할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못해 눈이부신 이 마음이
과연 내가 받아도 되는건가.. 싶었습니다. 내가 뭐라고 이런 사랑을 받는걸까..
혹시라도 밥을 먹이려고 청첩장을 보낸것이 또 다른 부담으로 다가간건 아닐까 후회되고 미안한마음에
신랑 앞에서 펑펑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아 질투나 우리 부인은 좋겠네~' 라고 옆에서 신랑이 울음을 그치게 하려고 노력했지만
그렇게 저는 한참을 눈물을 그치지 못했습니다.
이야기가 끝이 났네요.
텅 빈 집에서 혼자 판을 읽다가 옛 추억이 생각나서 글을 써봤습니다.
지금 그 동생은 시험에 합격했고 저와 같은 지역으로 발령이 나서 자주자주 얼굴을 보며 지내고 있습니다.
더더더 해주고 싶은게 많은데 오히려 절 챙겨주네요.
이럴때는 저보다 언니 같아요. 기집애.
이뻐, 몸매도 좋아, 착해, 예의범절도 좋아, 친화력도 좋아, 도대체 부족한게 뭐야? 에잇!
제가 참 복을 많이 받은것 같아요
. 주위에 좋은 사람들이 많아서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글이 조금 두서 없을수도 있는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짧게 쓰려고 했는데 이게 또 쓰다보니까 길어졌네요.
벌써 새벽 한시네요.
긴 글 읽어주신 모두들 좋은 꿈 꾸시고 일교차가 큰 요즘, 감기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http://pann.nate.com/talk/318051775
공부에 지친 학생여러분들을 위해 가슴 따뜻한 이야기 ㅜㅜ 네이트판에서 퍼왔습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수학 4등급만 받으면 2 0
쫀득하게 인서울 할 수 있는데
-
엘든링 왜 자꾸 멈추지 1 0
컴퓨터 좋은건데 씨발
-
목 졸라줘 5 1
켁켁켁 숨막혀 ㅜㅜ
-
시험지에 따라서 난이도가 가장 극단적으로 달라지는 번호같음....
-
개쉽게 풀리는데 이거 맞나
-
정시로 갑시다 8 0
내신반영을 노려서 내신 깡패 정시러
-
나왔어 12 0
다시감 근데 저게 왜 이륙햇냐
-
갑자기생각난썰 1 1
고1 2학기 학급회장선거때 후보가 2명이엇는데 그 친구들 둘이 합의하고 한명이...
-
그만하고 잘까 1 0
흐름이 끊겨버렷네
-
세기말 수능 1 1
200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
강은양t 0 0
현역 고3이고 작년까지 모고 3~4등급 나왔는데 지금부터 강은양t 들으려고 합니다....
-
2시열차 1 0
출발
-
지금 강민철 현강 다니고 있는데 저랑 너무 안맞는 느낌이 심하게 들어서...
-
뭘 해야하나요 0 0
이번에 고등학교 2학년 된 이공계 지망하는 지방 일반고학생입니다. 생기부를 제대로...
-
이게 오르비를 재밌게 오래하려면 10 4
수험생활을 지속해야 함
-
에ㅔㅔㅔㅔㅔㅔㄴ들리스레인ㄴㄴ 0 1
폴온마이헐트 코코로노 키즈니ㅣㅣㅣ
-
내 이상형 중단발에 속눈썹 1 0
-
우와 보추야동 많이떴다 2 2
보다자야지
-
심심한데 무물보 5 0
응애 나 아가학생
-
본인 물1 점수 꼬라지 0 1
3모 48점 (99) 5더프 47점인가였는데 시험이 어려웠어서 전국석차 30등쯤...
-
오후8시부터자다가깼더니 1 0
다시잠이안오네.. 비상..!!
-
생각나는구나
-
ㅇㄴ근데 0학점 패논패과목을 오ㅑㄹ케 빡세게시켜 0 0
그냥 좀 봐주면 안되나
-
시발점 한 다음 스블 0 0
고2이고대수 개념원리, 쎈, 고쟁이 했습니다개정 시발점 사놓은 게 있어서...
-
러셀 외부생 더프 성적표 0 0
문자로 발송되나요?? 아님 직접 찾으러 가야햐나요??
-
원래 사람은 별을 쫓아 달려갈 때 가장 빛나는 법이여설령 닿지 못할지라도적어도 내...
-
저걸 어케 함 진짜 와.. 원과목 중 생1만 수능공부로 안해봤는데 안하길잘한듯
-
시발 나 개폐급임 2 1
조별과제 하는족족 내것만 교수님 피드백 나오고 술처먹다 팀원들한테 자료 제출 개늦게하고 자퇴마렵다
-
딱 한 마디만 하고 자러감 9 3
미쿠 ㅈㄴ 예뻐어~~~~~~~~~~~~
-
중앙대 가기 59일차 3 1
안녕하세요 중앙대29학번 부산사나이 이동현입니다 음 오늘이 벌써 59일차군요...
-
이제 좀 자보실까 11 1
음음
-
리젠존나느리네 1 0
오르비망함?
-
너무멍청해짐 1 0
ㅜㅜㅜㅜㅜ
-
생윤 진짜 1도 모르는 쌩노베인데 누구 듣는 게 좋을가여
-
15살과 엄마 그 사이는 2 0
뭐라함 급함
-
대신 연세대 가겠다 선언
-
작년 10모 20번 0 0
이렇게 푸는거 맞나..?
-
위키하우 도움 ㅈㄴ 안되네 6 0
ㅗㅗㅗㅗㅗㅗ
-
새르비 할수록 4 0
헛소리가 늘어가는듯
-
아니 난 신라면 쳐돌이라 5 0
신라면만 먹는데….
-
내가사실은생명과학을좋아함 1 0
수능말고 그냥생명과학
-
. 11 1
-
님들 최애 과목 말해보셈 7 0
난 국어
-
님들 최애 라면 말해보셈 10 0
난 신라면
-
라면이랑 과자 안먹은지 6일차 2 0
후후
-
자지 버섯 4 0
나는 자연인이다에 나온 버섯입니다
-
통합사회 미녀 선생님 0 0
최성주 쌤 보고 의대 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