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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지 대머리 [956006] · MS 2020 · 쪽지

2020-12-30 18:23:22
조회수 7,610

가끔씩 드는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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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실 엘리트 코스(?) 같은건 밟아보지는 못했어요. 사립학교는 구경도 못해봤고, 흔히 말하는 강남 8학군 지역도 아니었어요. 그냥 평범한 초중고를 다녔어요. 제가 나온 고등학교는 일반고였는데, 오르비에서 흔히 말하는 ㅈ반고도 갓반고도 아니었어요.


그냥 평범한 학교를 다니다 보니 정말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을 볼 수가 있었는데, 항상 전교 1등을 도맡아 하는 그야말로 '서울대 의대감'인 학생도 있었고, 중학교 때 전교권이었다가 고등학교 때 공부를 놓아서 망해버린 머리 좋은 학생도 있었어요. 근데 학교를 다니면서 보니 점심 시간에 항상 도서실에 가서 공부하거나 쉬는 시간 같은 자투리 시간에 시간을 내서 복습했던 친구같이 정말 누가봐도 얘는 열심히 한다고 느낄 만 한데 성적은 잘 오르지 못한 학생들도 있었어요. 근데 그런 친구들한테 '너는 공부를 안한 거야' 라고 말 할 수 있을까요?


저도 사실 지금은 에피에 의뱃을 붙이고 다니지만 현역, 재수땐 중경외시 라인 학교들에서 정시, 수시 모두 광탈했어요. 그때 당시 전 수능을 보고 논술도 보고 성적표를 받은 뒤 수시 광탈을 확인하고 정시 지원하고 나서 정말 간절하게 합격을 바랬었던 입장에 있었어요. 지금이 마침 원서철인데, 서울대 의대를 간절하게 붙고 싶은 학생도 있을 것이고, 의치한, SKY, 서성한, 중경외시, 건동홍, 지거국 등등 다른 라인의 학교들도 마찬가지에요. 근데 그런 학생들이 자신이 원서를 쓴 학교를 까내리는 글을 본다면 마음의 상처를 크게 받을거에요.


'인서울이 뭔 대수인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일반고에서 인서울만 하면 선생님이나 다른 친구들한테 공부를 열심히 한 학생이라고 인정받아요. 중학교때 공부를 꽤 잘한다고 생각했던 친구가 건동홍 라인의 학교를 갔고요.


지금이야 거의 모든 학생들이 대학 진학의 길을 택합니다. 아마 여기 계신 분들 부모님들은 대체로 60년대 후반에서 70년대 초중반에 태어나신 분들이 대부분일텐데, 그때 태어나신 분들의 대학 진학률은 30%대였어요. 당시에는 대학만 나와도 상위 30% 안에 드는데, 그중에서도 인서울이면 진짜 엘리트라고 봐도 될 정도에요. 학벌 컴플렉스를 가질 수는 있지만, 그래도 대학을 들어가지 못한 분들에게는 그것도 엄청난 것이죠.

학벌사회 1] 한국의 대학진학률은 본래 30%대였다


물론 학벌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학벌이 아무리 좋더라도 인간성이 좋지 않다면 그 사람은 사회에서 훌륭한 사람으로 인정받지 못하는게 현실이에요. 사회에 나가게 되면 엘리트끼리만 살 수는 없어요. 의사를 예를 들면 개인 병원을 열었을 때 방문하는 환자들의 학력 수준이 천차만별이겠죠. 그런데 환자의 입장에서 그 의사가 지나친 엘리트주의에 빠져서 다른 학교를 무시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그 의사의 실력과는 상관없이 평판이 떨어질 거에요. 평판이 떨어진 병원은 경쟁에서 밀릴 것이고요.


어차피 혼자 살 수는 없는 사회에요. 혼자서 모든 것을 할 수는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도움이 필수적이죠. 소방관이 있기에 불을 끌 수 있고, 경찰관이 있기에 치안이 유지되고, 환경미화원이 있기에 거리가 깨끗하고 등등... 모든 사람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그렇기에 어떤 사람이 남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았다면 인간으로서의 존중을 해줘야 해요. 자신이 다른 사람을 존중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에게 존중받고 싶은건 지나친 욕심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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