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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VR [851241] · MS 2018 (수정됨) · 쪽지

2020-12-24 03:4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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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너무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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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막내 동생이 세상을 떠났어요

6살이나 어리지만 시시콜콜한 얘기도, 고민도 나눌 수 있는 몇 안 되는 존재였어요

어릴 때부터 18살이 된 최근까지도 누나 같은 누나가 없다, 누나랑 대화를 많이 나눠서 좋다, 우리 같은 남매가 또 있을까라며 누나가 좋다고 수시로 얘기해주는, 너무 사랑스러운 동생이었어요

저랑 관심사부터 가치관, 개그 코드마저도 너무 잘 맞아서 둘이 얘기를 시작하면 시간 가는 줄을 몰랐어요



동생이 떠나기 전날 저녁

평소처럼 같이 깔깔거리며 얘기를 하다, 어제 흉몽을 꿨으니 오늘 보리 산책할 때 조심하라고 동생한테 그랬어요

동생이 막 해몽 찾아보면서 자기 죽는 거 아니냐고 그랬을 때,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며 타박을 줬어요

그런데 그 다음 날 아침, 동생은 아무리 깨워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저는 왜 부정맥이 그렇게 위험한 건 줄 몰랐을까요

왜 동생이 피곤해할 때마다, 가슴이 답답하다고 할 때마다 별 거 아닌 건 줄 알았을까요

왜 그런 게 심장마비 전조증상인 것도 몰랐을까요

왜 병원에선 별 거 아니라고 그랬을까요

왜 저는 이렇게 무지했던 걸까요


화목하고 좋은 가정에서 태어나 행복하다던 동생은 왜 이렇게 빨리 떠난 걸까요

커서도 가족들한테 사랑한다는 말을 수시로 해주던, 그런 착한 애를 왜 이렇게 빨리 데려갔을까요

서로 미워하는 남매도 많은데 

나쁜 사람이 그렇게 많은데

왜 하필, 너무 착하고 사랑스러운 제 동생을 데려갔을까요


마음 속의 저는 마구 소리지르며 울부짖는데 겉으로는 그럴 수가 없어요

제가 아무리 슬프고 괴로워도 부모님이 더 슬프실 거고, 타인은 공감하기 힘들테니까요..

동생과 함께한 순간들이, 행복한 순간들이 너무 많은데

더 이상 그런 순간들은 오지 않을 거라는 사실이 너무 고통스러워요 

제가 어딜 가든 하도 막내 얘기를 많이 해서 다들 절 만나면 막내 안부를 물어보는데..



저 다 그만두고 동생 따라가고 싶어요

부모님만 아니면 동생 곁으로 가고 싶어요

엄마도 아빠도 저와 같은 마음이시겠지만..



가슴이 터져버릴 것 같은데, 제 마음을 온전히 얘기할 수 있는 상대가 없어서.. 갑자기 오르비가 생각나 여기에라도 글을 썼어요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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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VR [85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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