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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래퍼가 꾸민 시인 [898270] · MS 2019 (수정됨) · 쪽지

2020-11-17 08:3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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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는 뻐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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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는 동이 틀무렵
겨울에는 어두운 아파트 단지
눈은 오로지 자동차 본넷위.
나를 뭐하는 년일까 쳐다보는 시선은
내손에 들린 걸레로 이내 닦아버렸다...

새들의 아침 알람이 울리면
개털같은 긴 머리칼을 흩뿌리며
고양이처럼 눈을 비빈다

그렇게 씻지도 않은 채.
"엄마 나갈시간이야."
청소도구를 준비한다
장미 아파트 단지 내.
내 새끼들을 찾는다

24로 4060 검은 벤츠 세단.
11사 2525 허여멀건. 렉서스
땀이 나지 않아도 매일같이
씨벌건 고무대야에 나를 집어넣고 씻기던
어머니와 같이, 나도 내 자식들을 씻겨야지


"엄마. 왜 뻐꾸기는 지 새끼도 아닌 걸 키우는거야? 

바보같아. 헤헿"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언제부터 자동차가 자신의 자식이 된지도 모른 채

씻지도 않고 아이들을 씻기던,

그 소녀의 조그만 부은 눈을 바라보며
소녀도 엄마에게 쌍커풀 수술을 해달라 말하고 싶겠거니

생각해본다


오늘처럼 비가오는 날은 추가 수당을 받으려나...

내 연민과 동정을 같잖게 여길까 무서워
작년 겨울부터 눈을 치우던 모습에서 이내 눈을 땐다.


낙엽이 샤워하던 밤. 너를 망상하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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