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꿈은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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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아니라 꽃으로 살아 가겠다고, 다짐한 적이 있습니다.
지난 학기 서울대 인문대학에서 개설한 '창작의 세계' 강좌를 수강한 적이 있습니다.
창작의 세계 수업은 시, 수필, 소설, 극 등 다양한 갈래의 문학 작품에 대해서 배워보고
이를 실제로 창작해보면서 학생들끼리 합평도 하고 교수님께 평가도 받는 수업이었습니다.
강사님은 인문대 노어노문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시고 번역가와 작가를 겸업하시는, 40~50대의 여성분이었습니다.
글의 첫 문장은 그 때 창작을 하면서 떠올린 말이었습니다.
어쩌다가 저런 거창한 다짐을 하게 되었느냐고 돌이켜 생각해보면, 막연한 인상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용산역에서 삼각지역으로 걸어가는 뒷골목에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는데, 그 꽃들을 보면서
그 문장을 떠올렸던 것은 생각이 납니다. 꽃은 논의를 필요로 하지 않는 '미'의 대명사이니까요.
논의가 필요하지 않지만서도 굳이 논의를 해 보자면, 꽃은 식물의 생식기관입니다.
식물이 다음 세대와 조우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로 하는 기관일 뿐더러, 꽃으로부터 많은 곤충들이
영양분을 얻어 살아가기도 합니다. 여러모로, 생명력이 넘쳐나는 녀석입니다.
또, 꽃은 적절한 시기에 화창하게 피어오르기 위해 1년 중 남은 시간을 조용히 움츠리고 앉아있는 부위입니다.
겨울에 가지치기를 하며 얼어버린 움이 똑, 하고 떨어지는 경우가 있더라도,
그리고 벌레가 파먹어버려 썩어 곪아버리는 경우가 있더라도,
잘 지킨 움에서는 반드시 아름다운 꽃이 피어오르리라는 보장을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꽃이 지는 때에도 꽃은 아름답습니다.
굳이 자신이 필요하지 않은 정경에서는 자신의 아름다움을 쉬이 거두고 땅으로 돌아가 귀천하니까요.
땅을 빛깔로 물들이며 조용히 무대에서 퇴장하는 꽃은, 지켜보고 있자면 참으로 묘한 인상을 받는 객체입니다.
어떤 인상인지 말하라고 하신다면, 자기 스스로 완전한 존재라는 인상이라고 말해야만 하겠습니다.
자신의 일생을 자신의 리듬에 따라 움직이고, 나타나고, 지속하며, 사라지는 그 삶을
멋있다고 감히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요.
반면 개가 무슨 인상을 주는 지를 물으신다면, 그것에 대해서도 조금 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다만 어디까지나, 제가 이 글에서 쓰고자 하는 것은 온전히 제가 받은 '인상'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약간은 차별적인 언급이 있더라도 너그러이 양해를 바랍니다.
개는 명랑하고 귀엽고 활발합니다. 지금 굳이 고백하자면 저는 개와 고양이 중 개를 더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개는 주인에게 많은 정을 주고 충성을 다하며 인간에게 가장 협력하는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나 내게 많은 것을 주는 개를 도무지 미워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녀석들의 검은 눈동자 안에서는 많은 생각이 오갈 것입니다.
'주인은 언제 밥을 줄까?'
'저 사람은 주인보다 높은 사람일까, 낮은 사람일까?'
'주인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닐까?'
참으로 귀여운 생각들이겠지만, 한편으로는 참으로 섬뜩한 생각입니다.
시선이 자신을 향하는 경우가 좀처럼 없습니다.
최소한 우리에게 보여지는 개의 모습은 그렇습니다.
위와 같이, 제 상상력의 한계이겠지만, 만약 개가 생각한다는 사실이 발견되고 더 나아가 그 내용도 밝혀진다면,
아마 개가 사고하는 많은 문장의 대부분의 주어는 '주인'이지, '나'가 아닐 것입니다.
예외를 생각해보자면 자기 새끼를 보살필 때를 고려할 수 있겠지만, 모든 생물의 본성이 그러하니
그것을 깊게 따지고 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논리적으로 흠이 되는 말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개에게서 어떤 인상을 받았냐고 물으신다면, 자기 스스로 완전하지 않은 존재라는 인상이라고 말하겠습니다.
개는 우리에게 의미를 부여받아야만 비로소 의미가 있는 존재입니다.
우리가 이름을 붙였을 때에 개는 그것을 받아들이고 꼬리를 흔들며 우리를 바라봅니다.
하지만 꽃은 우리가 이름을 붙여도, 또는 붙이지 않아도 그저 자기 자리에서 자신의 일을 끝내려 경주할 뿐입니다.
짤막한 몇 줄의 인상을 설명하기 위해 이렇게 구구절절 (길지도 않지만)한 설명을 붙일 필요가 있었겠냐마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저는 저 스스로를 위한 삶을 살고 싶다는 것입니다.
개처럼, 누군가에게 이름을 호명당하고 누군가에게 먹이를 제공받고 누군가를 위해 복종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보다는 꽃처럼, 이름이 뭐라고 불리건, 계절과 스스로 붙인 사명에 순응하여 혼자 빛나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살지 못하는 와중에, 나 혼자 그렇게 살아가는 삶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라고 물어보실 수도 있겠습니다. 그것은 저 또한 오랫동안 고민해왔고, 앞으로도 고민할 문제입니다.
당분간 좀 더 고민해봐야겠지만 지금까지 잠정적으로 내린 답은 다음과 같습니다.
'세상에 나 혼자 왔으니, 나 홀로 살아가는 것이 옳다.'
타인과의 연대를 거절하겠다는 뜻은 아닙닙다.
다만 꽃을 볼 때 처럼, 스스로 움트고 피어올라, 그 아름다움에 감히 만지지도 못하고
그저 멀리서 바라만 보는, 그리고 그것이 '옳은', 그런 사람이 되겠다는 뜻입니다.
꽤나 욕심많은 꿈인 것 같습니다.
개가 아니라 꽃이 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많은 난관에 봉착할 과제입니다.
하지만 뭐, 이미 수많은 난관들을 나름대로 견뎌내고 돌파해낸 우리가 아니겠습니까.
저만 해도 심각한 조울증에 울부짖던 나날들이 있었지만 그게 지나고 나서는 이렇게 태연히 글도 쓰고 있으니까요.
여러분들 중 많은 분들은 분명 저보다도 더 힘든 일들을 아무렇지 않게 해내고 있을테니,
뭐가 됐든 저보다 더 잘 하시리라 믿고 응원하고 있습니다. (말로만... ㅎ)
이 꿈을 여러분에게도 제안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오르비에 글을 쓰게 됩니다.
어떠세요, 여러분은?
여러분도 개가 아니라 꽃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세요?
혹은 제 짧은 상상력이 감히 떠올리지도 못한 더 큰 무언가가 되고 싶지 않으세요?
P.S. 글의 짜임새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보고 싶습니다. 두서없이 의식의 흐름대로 한 번에 휘갈겨 쓴 글은 왠지 정감이 안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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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려깊은 님은 어떤 시어를 좋아하셨나요? 저는 김춘수 시인의 꽃에서 '하나의 몸짓'에 깊이 꽂혔던 것 같습니다. '이름' 보다는 '하나의 몸짓'이 더욱 본질적이고 구체적이어서, 어떤 사물의 본질을 가리킬 때 더욱 적절한 용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글에서 제가 말했던 것과 일맥상통하다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ㅎㅎ
오.. 관점을 바꾸면 그렇게 생각할수도 있겠네요.. 저는 '이름을 불러주는 행위'에 초점을 맞추어서 시를 읽어서 '꽃'처럼 아름다운것도 필요로하는 존재가 없다면 무의미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신선한 해석이네요
쌌다..bro
,프린트해서 읽겠습니다
어떤 인상인지 말하라고 하신다면, 자기 스스로 완전한 존재라는 인상이라고 말해야만 하겠습니다.
자신의 일생을 자신의 리듬에 따라 움직이고, 나타나고, 지속하며, 사라지는 그 삶을
멋있다고 감히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부분 너무 좋네요
감사합니다!
글 진짜 잘쓰시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1!!!!1

필력 멋지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작성자 분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본다면 참 풍요로울 것 같네요.
꽃 한 송이를 봐도 이런 단상을 할 수 있다는게
참 부러운 재주 같습니다.
베르나르님 글 읽을 때마다,, 안면도 없는 사이라 이런 말 하는 게 참 뭐하지만 ㅋㅋ 이런 사고를 하시고 또 글로써 표현하시는 모습이 저희 아빠와 많이 닮았습니다. 어릴 땐 아빠와 대화를 나누는 게 어렵다는 생각만 했는데 커가면서 그런 시각을 가진 사람들을 부러워하게 되네요. 진짜 본받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써주세요 ㅎㅎ
이글 나에겐 너무 과분합니드아
나무같은 사람이요
나무의 굳건함 포옹력 변함없음 풍요로움
모두 본받고싶습니다..evergreen
나무는 새들도 비를 피하는 행인들도 모두 받아들이져... 떠나는 이에게 잘가라고 인사할뿐 붙들지도 않아요 꽃으로 사는건 너무 힘들어보입니다...높은곳에서 가만히 서있는 사람이 좋아요...

'개'하면 그것밖에 떠오르지 않음 죄송 ㅠㅠ아스날은 왈왈왈..
내 꿈은 내년에 대학가서 섹스마스터 되서 올해처럼 기출n회독 대신 콘돔 n통 쓰기
왜이럴까
베르베르
모든 것을 똑같은 잣대로 보고 선의에 보답을 바라지 않는 삶을 사고 싶네요
이잉 앗살라말ㄹ라이꿈
글 술술읽히네요 독해력이 증진된 것 같은 착각이 듭니다
인문학적인 사람이 너무 존경스럽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