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미친 짓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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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들은 기억이 있다.
아마 그것은 재종반 수업 도중에 나왔던 말이었을 것이다. 그는 모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사람이었다. 그랬기에 그는 강사라기보다는 선생에 더 가까운 부류였고, 그만큼 우리에게 더 가까이 다가왔던 사람이었다.
올해로 3년차에 접어드는 이 빌어먹을 짓은 정말 다행히도- 정말 '다행'이라 불러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결론적으로는- 상대적인 종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비록 안식과 시작과 허무가 소용돌이치는 마지막 수능 날 저녁 그리고 그 날 이후를 나는 상상해본 적은 없으나, 두 번이나 그 날을 경험해봤음에도 쉬이 예상하기 어려운 것임은 분명하다. 첫 번째는 해방, 두 번째는 허무, 그리고 세 번째는 무엇이 되려는가. 알 수 없다.
나는 그 말에 동의한다. 그 말이 불현듯 생각났던 이유는, 첫째로는 메인에 올라온 그 글때문이었을 것이고, 좀 더 깊게는 아마 그 말을 강렬하게 받아들였었기에, 아직까지도 저편에 비수처럼 박혀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 글은 축축하고 어두운 무의식에서 검은 덩어리 하나를 건져낸 것에 불과했다.
글은 이어지지 않는다. 문단과 문단은 응집성 없이 해리된 상태로 존재하나 내 생각은 그리도 길게 이어진다. 언어라 함은, 누군가가 말했듯이, 문자적 언어와 은유적 언어였고, 사회와의 소통은 이 둘을 융화시키는 역할이었다. 나는 그로부터 단절되었기에 그 둘은 분리되었다.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문자는 더욱 정교해졌다. 이제 내 생각과 의표는 외부를 향해 글로써 완전히 표현된다. 그러나 그에 반비례하여 내 감정과 내면은 안으로 깊이 파고들었다. 누군가와 말로써 평범한 대화를 나눠본 것이 언제였는지는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화법 문제를 틀려본 적은없으나 누군가와 편하게 이야기하는 나 자신은 쉽게 상상하기 어렵다. 생각하지 않으면 잊듯이, 사용하지 않으면 녹슬듯이 대화도 그런 것이다. 의도는 녹슨 혀 끝에서 맴돌다가 문자로 치환되어 머릿속에 머문다. 말보다는 글이 편하고, 글보다는 생각이 편하다. 남는 것은 영원한 아이러니스트일 뿐이다.
또한 그는 말했다. 재수생들은 크나 작으나 모종의 정신병자나 마찬가지다. 사람은 사람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 서로 이야기하고 싶어하고, 만나고 싶어하고, 그래서 사랑하고 싶어하는 것은 너희들의 오롯한 권리이며 젊음의 특권인 것이다. 너희는 지극히 정상이다. 잘못된 것은 우리다. 이건 정말로, 정말로 비정상적인 일이고 우리는 지금 미친 짓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그러나 미친 짓을 하려면, 미쳐버리는 수밖에 없다. 니체의 격언과는 정반대인 격이지만 실로 그러하다. 우리는 이렇듯 미친 짓을 해나가다가 간혹 빛나는 돌을 마주치게 되는데, 이는 대개 그릇되거나 허황된 것이며 결국은 본질적이지 않은 허상이다.
어둠 속을 잘 걸어나가는 방법은 어둠에 적응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영원히 그 동굴에서 살 수는 없기에 결국은 미칠 수밖에 없다. 자신을 온전히 보존하는 것은 과거에 안주하는 것이고,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은 자신을 잃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많은 것을 얻었으나 또한 많은 것을 잃었다.
세상은 등가교환이며 노력과 열정은 촉매인 것이지 질료 그 자체가 아니다. 원래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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