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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짝 [246718] · MS 2008 · 쪽지

2012-09-18 23:12:04
조회수 703

평생 합리화하며 살아가는 인간의 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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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자신의 삶이 불합리하지 않다고 자신을 확신시키는데 인생을 다 바치는 존재다'    -Albert Camus


 1957년, 사회심리학의 가장 중요한 이론가 중 한 명인 레온 페스팅거는 '인지부조화 이론(theory of cognitive dissonance)'을 주창했다. 이 이론은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을 합리화하는지를 설명하고 예측하는 이론이다. 일치하지 않는 두 개의 인지요소를(생각, 신념, 견해) 동시에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언제나 부조화가 발생한다. 페스팅거의 주장에 의하면, 이런 불일치 상태는 아주 불편한 심리상태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자신의 갈등을 경감시키려고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하나 또는 두 개의 인지요소를 모두 변화시켜서 인지요소들이 '서로 잘 어울리도록' 만든다고 한다. 사람들의 자존심이 걸려있는 상황에서는 특히 더 그렇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과거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왜곡, 부정, 자아설득을 할 수 있는 데까지 하게 된다. 자신의 과거 행동 때문에 자존심이 위협받을 때, 사람들은 합리화하는 동물로 변하는 경향이 아주 강하다. 

 사람들은 어떤 행동을 하면 할수록 자신의 행동과 배치되는 정보에 더 저항감을 느끼게 된다. 심리학자들의 보고에 따르면, 흡연의 위험성을 가장 잘 믿지 않는 사람들은 바로 금연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사람들이라고 한다. 그들은 이미 흡연에 가장 많이 빠져들었기 때문이다. 

 부조화를 감소시킴으로써, 사람들은 자아를 지키고 자기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자기 정당화로 인해 엄청나게 극단적인 결과에 이를 수도 있다. 심지어는 위험을 무시함으로써 자신의 죽음이나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 초래된다고 해도 사람들은 부조화를 피하기 위해 그렇게 할 것이다. 이론상으로는 그렇다.

 전쟁 프로파간다의 가장 파괴적인 기능 중 하나는, 한 국가의 사람들이 다른 국가의 사람들을 죽이는 것을 심리적인 부담없이 쉽게 만드는 것이다. '나와 내 조국은 훌륭하고 공정하며 합리적이다' 라는 생각은 '나와 내 조국은 죄 없는 사람들을 살상했다'라는 생각과 부조화를 이룬다. 이런 상황에서 부조화를 감소시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인간적인 요소를 최소화하거나 당신에 의해 희생된 자의 죄를 극대화시킴으로써 희생자들이 그만한 죄 값을 받은 것이라고 자신을 확신시키는 것이다. 

 현대의 거의 모든 전쟁은, 적을 인간으로 보지 않는 특성을 갖고 있다. 적을 비인간화(dehumanization)하면, 적을 잔혹하게 다룬 우리의 행위 때문에 야기되는 어떤 부조화도 잘 해결된다. 그러나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잔혹성을 정당화하면 할수록 더 잔혹해지기 쉬워진다는 사실이다. 합리화의 올가미는 회오리바람처럼 파괴력을 더해 간다. "나는 잔인한 행위를 했다. 희생자는 정당한 대가를 치룬 것이라고 믿으며 나의 행동은 정당했다고 생각한다. 만일 희생자들이 그런 잔인한 일을 마땅히 당해야 한다면, 그들은 더 당해야 하고 나는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 오늘날 보스니아, 르완다, 코소보 같은 곳에서 벌어지는 '인종 청소'는 이런 잔인한 올가미를 보여주는 또 다른 잔인한 예에 불과하다. 

 이 장에서 우리는, 자신의 과거 행동을 정당화하려는 경향이 합리화를 부추겨서 이것이 결국 재앙을 불러오는 것을 보아 왔다. 자신을 어리석거나 비도덕적으로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더 어리석고 더 비도덕적인 행위를 한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이다. 합리화의 올가미를 피할 대책은 없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무슨 짓이라도 다 하겠지만, 만일 일이 그렇게만 된다면 인간은 경험으로부터 배우는 게 결코 없을 것이다. 인간은 조화(consonance) 하나만으로 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우리 주변을 보면, 자신의 잘못을 용기있게 인정하고 자신의 과오를 통해 교훈을 깨달음으로써 합리화의 올가미를 깨고 나오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가? 그리고 어떤 조건에서? 이상적으로 본다면, 우리가 잘못하였을 때, 부정하거나 왜곡시키고 합리화하는 식으로 자아를 방어하는 것 보다 '그래, 내가 잘못했어.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번에 깨우쳐야 할 것이 무엇인가?'라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 더 이롭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사람들이 갖고 있는 방어적 특성과 부조화를 감소시키려는 경향을 이해해야 하고, 둘째, 정당화할 것이 아니라 고쳐야 할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직시할 수 있는 강력한 자아가 필요하다. 

 사람들은 이런 것이 말로는 쉽지만 행동으로는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우리는 잘못이 쉽게 용인되지 않으며 실패가 죄악시되는 문화권에 살고 있다. 시험을 망친 어린이가 때로 놀림을 받고, 노련한 메이저 리그 야구 감독이라도 한 시즌 실패하면 퇴출당하는 세상이다. 아마도 다른 사람의 실패에 대하여 우리 자신이 더 관대해질 수 있다면 우리 자신의 부족함도 더 허용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길 것이며,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의 행동은 무엇이나 본능적으로 정당화하려는 경향을 차단시킬 수 있을 것이다. 


프로파간다 시대의 설득전략, 안토니 R. 프랫카니스, 엘리엇 아론슨 (커뮤니케이션북스) 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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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캔두댓 · 404914 · 12/09/18 23:15 · MS 2012

    수능완성에 있는거네요ㅋㅋ

  • 문짝 · 246718 · 12/09/18 23:16 · MS 2008

    앗 역시 읽으며 뭔가 명저라고 생각하긴 했는데 수능완성까지 진출한 책이었네요ㅎㅎ

  • 집게사장 · 411753 · 12/09/18 23:25

    인터넷 수능2에도 비슷~ 한 지문 있었던듯

  • 김다솜이 · 399397 · 12/09/18 23:28 · MS 2011

    인수에선 그 내용이 자기가 쩌는 줄 알지만
    실제로는 그와 괴리되는 걸 알때 인지 부조화가 일어나고
    뭐 어쩌구 저쩌구 했던거 같네여
    근데 난 왜 이걸 내용을 기억하고 있지,

    듄아일체 별로 잘 안 됬는데 호옹이!!

  • 김다솜이 · 399397 · 12/09/18 23:16 · MS 2011

    으아니 인지부조화는 ebs에도 나왔던 건데...ㄷㄷㄷ

    웬지 생각나는 종자들이 있는건.....

  • 문짝 · 246718 · 12/09/18 23:16 · MS 2008

    오늘 책 읽다가 흥미로워서 가져와봤습니다.

    최근 과거사 관련해서 자꾸 판단을 유보하고 '미래를 봐야 한다'는 둥 '불가피한 일이었다' 라고 합리화 하는 분이 계시기도 했고요.

    일곱번째 문단 가장 마지막 문장

    " 정당화할 것이 아니라 고쳐야 할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직시할 수 있는 강력한 자아가 필요하다. "

    이 중요한 것 같아요

  • 김다솜이 · 399397 · 12/09/18 23:21 · MS 2011

    아 이거 정치권에 들어야할 사람이 한 분 계신데...
    그냥 미안하다 잘못했다 라는 말 한 마디면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