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G 시행 이후...무엇이 문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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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올해 정부에서 주관한 공중보건의사 교육 때 자료입니다.
먼저 사무장 병원이란 곳에 대한 이야기부터 꺼내보겠습니다.
현행 의료법 상 의료기관은 의료법인 아니면 의사와 같은 의료인만 개설할 수 있습니다.
내가 돈이 많고 병원을 세우고 싶다고 하더라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뜻이죠.
하지만 이 제약을 비웃고 생긴 게 사무장 병원이란 곳입니다.
즉 돈을 대주는 사무장이 있고, 의사는 일종의 바지사장처럼 고용되는 곳이죠. (물론 불법입니다.)
돈을 대줬으니... 돈을 벌라고 하겠죠? 근데 사무장 병원 주인은 의사가 아니다보니, 의사로서 최소한의 양심 이런 거엔 1g도 관심 없습니다.
그래서 흔히 이야기하는 부당청구, 과잉진단 및 치료 등이 가장 빈번히 일어나는 곳이 사무장 병원입니다.
보험공단 재정을 갉아먹는데 1등 공.신이고, 사무장 병원에 취직한 의사들도 부당의료행위로 인해 처벌받기 때문에 의사들에게도 나쁜 곳입니다.
의료법인 같은 경우에도 사무장 병원 정도는 아니지만, 투자한 자본이 있기 때문에 당연히 돈을 벌라고 유도를 하게 합니다.
더 많이 환자를 보고, 더 많이 검사를 하고, 더 많이 치료를 할수록 돈을 벌 수 있는 행위별 수가제 현실 상 이러한 행위를 하도록 유도하죠.
대학병원만 해도 교수들에게 매달 마다 실적을 보고하게 하고 실적이 나쁜 의사들에게는 유무형의 압박이 가해지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개인이 병의원을 설립하더라도, 그 자본은 의사가 직접 도입해야 하기 때문에 그로 인한 금융비용과 위험부담은 고스란히 의사 몫이 됩니다.
돈을 벌지 못하면 빚쟁이가 되는거죠. 마찬가지로 돈을 벌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과잉 진료일까요?
사실 여기에 대해서는 명확한 기준은 없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와 미국 간 비교해서 우리나라에서 CT나 MRI 검사 빈도가 너무 높다는 이야기가 많다보니 과잉 진료라는 이야기가 많은데,
그 이면에는 우리나라의 CT, MRI 검사 비용이 미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싸다는 점이 있습니다.
슈바이처 박사 조차 병원 경영에 있어서 돈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듯이, 의료 행위라는 것은 가격 대 효율이란 비율을 고려해야 하고,
이러한 것은 시간의 경과나 신 기술의 발달로 바뀔 수 있다는 겁니다.
현재 200만원하는 PET-CT가 5만원에 찍을 수 있다면?
저라도 암을 조기 진단하기 위해 1년에 1번 씩은 찍어볼 용의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행위별 수가제가 일단 과잉 진료를 유발하는 방향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겠죠.
예들 들어 검사 한번 하는데 100만원이 들고, 이 검사로 100명 중 1명 꼴로 있는 질환을 찾을 수 있고 이로 인한 이익이 5000만원이라고 치면,
1억 비용이 들어서 5000만원의 이익이 생겼으니 분명히 과잉 검사가 맞겠죠. 그리고 현재 수가 구조에서 의사들은 이렇게 진료하도록 강요받고 있습니다. (의료 자본에 의해서 말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100명 중 1명은 발견하지 못했으면 큰일 날 뻔 한 병을 찾은 셈이 되고, 이러한 환자들이 좋아졌다는 건 좋은 일이겠죠.
또한 1만원 짜리 재료와 3만원 짜리 재료가 있으면, 3만원 짜리 재료가 대개 품질이 좋긴 하지만 과연 그 가격 차이 만큼 좋냐는 의문이 따르기 마련이죠.
(그냥 밥만 해도 3만원 짜리가 1만원 짜리 밥보다 3배 더 만족을 주지는 않잖습니까. 1만원 짜리로 3번 먹는게 더 나을 수 있죠.)
역시 의료 자본은 이문이 더 많이 남는 3만원 짜리를 사용하도록 하고, 의사들도 대개는 따릅니다.
의사들로써는 비용이 많이 나오는 것으로 인한 찝찝함은 분명히 있겠지만, 적어도 환자에게 + 해준다는 점은 있으니까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총 의료 비용이 많이 나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우리나라 전체 의료비 자체는 적은 편이더라도 증가율은 문제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즉 증가하고 있는 의료비용 만큼 사회에 효용적이냐?는 질문을 던지면 예일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다는 거죠. (1만원 짜리 밥과 3만원 짜리 밥 처럼 말입니다.)
그걸 막기 위해서 정부는 포괄 수가제를 시행한다고 합니다.
포괄 수가제는 얼핏 보기에는 괜찮은 제도입니다.
정부 입장에서는 지출되는 의료 비용을 제한할 수 있으니 과도한 의료 비용 상승을 막을 수 있습니다.
의사 입장에서도 행위별 수가제에서 들어가는 청구 등에 소모되는 낭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이익입니다.
더군다나 백내장 수술을 제외한 다른 수술은 행위별 수가제보다 돈을 더 많이 준다고 합니다.
(물론 의사들은 1-2년 인상해주고 향후 동결해서 결국 인상율이 미미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건 일단 별개로 칩시다.)
그런데 행위별 수가제에서는 검사 및 처치가 많을수록 돈을 많이 줬지만,
포괄 수가제에서는 오히려 검사 및 처치가 많을수록 병원에 손해입니다.
즉 가이드라인으로 제시된 검사 및 처치를 초과할 경우 그 비용은 고스란히 병원의 손해라는 거죠.
자 그럼 위에서 언급한 사무장 병원이나 의료법인, 자본을 투자한 의사들은
'그럼 이제 돈을 버는 건 포기하고 봉사한다는 심정으로 살아야지 ^^'
라고 할까요? 그럴리가 없겠죠.
이제는 돈을 벌기 위해서 최소한의 검사나 처치를 하도록 유도할 것이고,
DRG 분석하여 검사나 처치를 가이드라인 이상으로 한 의사들에게 의료 자본은 압박을 가할 겁니다.
이렇게 되면 3만원 짜리는 절대 쓰지 못하고 1만원 짜리를 써야 하고
(1만원 짜리가 문제가 있는 물건은 아닙니다. 그 제품도 충분히 좋은 제품이겠죠. 다만 더 좋은 제품이 있을 뿐입니다.)
가이드라인 이상의 검사는 시행하기 힘들기 때문에 발견하기 어려운 질환을 놓치는 경우가 증가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의사들은 소위 말하는 멘붕 상태가 되는거죠. '이러이러할 때 이런 것을 하는 게 환자에게 더 좋긴 한데, 그렇게 하다간 내가 병원에서 잘릴 지도 모르는데...'라는 상황이 된다는 거죠.
그렇다면 유럽 같은 선진국에서는 잘한다는데 왜 우리나라에서만 문제가 될까요?
우리나라 의사들이 유별나게 양심이 없어서일까요?
(여러 의료 지표를 봤을 때 우리나라 의사가 유별나게 실력이 없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소위 말하는 유럽의 선진국들은 의료에 들어가는 자본의 60-80% 이상이 공적자본에서 나왔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고작 10% 밖에 안된다는 게 차이점입니다.
공적자본도 물론 병원 자체가 돌아갈 수 있는 정도의 이윤 추구는 하겠지만, 그 이상의 과도한 이윤 추구는 하지 않죠.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대병원인 셈인데, 서울대병원에서는 자신이 병원에 1년에 10억원 넘게 손해줬다고 말하시는 소아외과 교수님도 계시지만 다행히 잘리지는 않습니다.
(사립대병원이었으면...하얀거탑처럼 지방 브랜치 병원으로 좌천시켰을라나요?)
즉 포괄수가제가 제대로 돌아가려면, 병원에 들어간 자본이 과도한 이윤 창출에 관심이 없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의료질을 떨어뜨리면서까지 이윤 창출을 하려고 하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포괄수가제라는 제도의 특성 상 공적의료 비율이 10% 밖에 안되는
(참고로 식코에서 신랄하게 비판받는 미국 조차도 무려 30% 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시행했을 때 폐악이 너무 뻔히 보이는 제도라는 겁니다.
(우리나라 의료법 상 의료법인이나 의사만 병의원 설립이 가능하게 하고, 의료법인에서 생긴 이윤은 배당 같은 게 불가능하고 의료법인 내 재투자만 가능하도록 되어 있는 것도
의료자본이 이윤창출에 과도한 관심을 갖지 않게 하는 장치겠지만...현재 이게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고 믿는 사람은 없죠.)
포괄수가제랑 별 상관 없는 피부과 의사가 하는 이야기니깐 좀 믿어주세요.
의사들의 밥그릇 싸움으로 DRG 문제를 호도하는 건 정부의 페이크에 말려드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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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버기 1 1
오늘 오후 수업 화이팅
1. 포괄수가제가 왜 환자에게 불이익이 되나
이 제도의 빤히 보이는 문제점은
3만원 짜리 재료를 1만원 짜리 재료로 대체하는 게 아니라,
출처 불명의 3천원 짜리 재료로 대체하게 될 수도 있다는 거죠.
1만원 짜리 메이드 인 차이나까지는 어떻게 괜찮을지 모르지만,
3천원 짜리 메이드 인 캄보디아는 환자를 잡을 수도 있을 겁니다.
2. 누가 잘못했나
한 사람 한 사람 봐서 나쁜 사람은 없다고 하잖아요,
그렇게 한 명의 책임 소재가 분명한 문제에는 양심을 요구할 수 있지만
백만 명이 모여 만든 시스템에는 양심을 요구할 수 없습니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이, 시스템은 정해져 있는 대로 흘러갑니다.
주식 때문에 자살하는 사람이 쏟아져 나온다고, 주가가 올라주나요?
시스템은 아무런 감정 없이 자기 길을 갑니다.
포괄수가제를 하겠다는 정부도 시스템의 일종이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건강 신경 안 씁니다. 당장은 수치로 보이지 않고, 지지율에 영향을 주지 않으니까요. 단기적으로는 국가 재정이 호전되어서 오히려 지지율이 오를 가능성이 높죠.
하지만 시야를 넓게 보겠다고 해서,
세금의 일종으로 인식되는 건강보험료를 더 받으면 지지율이 떨어지고 정권이 위협을 받고,
재정이 너무 악화되어도 정권이 위협을 받으니,
그렇게 되면 수지를 맞추기 위해 지출을 줄이겠다는 것일 뿐이죠.
3. 어떻게 해야 문제가 해결되나
시스템은 구조를 뜯어 고쳐야 문제가 해결되지,
문책을 하고 양심에 호소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의료업계 현실을 알고, 의학적인 지식이 있는 의사가 볼 때는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를 게 뻔히 보이니까,
이거 큰일 나겠다고 알람을 울리는 건데 ... 그 뜻이 곧이 곧대로 전달이 되지는 않네요.
누가 시스템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나요?
(1) 거대한 자본과 그로부터 파생되는 권력
(2) 국민의 투표와 여론
인데,
(1)은 포괄수가제 하에서 돈을 편안하게 벌 수 있고,
건강보험이 붕괴하고 의료이원화가 되면 더 큰 돈을 더 빠르게 벌 수 있으니, (뒤에 설명)
당연히 시스템이 포괄수가제로 가도록 힘을 쓸 것이고,
지금 상황이 그렇게 되고 있는 겁니다.
(2)는 지금 문제가 뭔지를 모르고 있네요.
힘이 여기저기로 분산되어서 net force = 0 입니다.
둘을 합하니 일단 우리는 포괄수가제를 벗어날 수가 없네요.
4. 이 변화로 인해 누가 이익을 취하나
항상 하는 얘기인데 의사와 환자가 서로를 불신하고 미워하면,
양쪽 모두에게 손해입니다.
물론 둘 중에서는 환자의 손해가 더 크죠.
건강보험재정=정권은 그렇게 되는 게 이익이 더 크니,
비윤리적일지라도 그런 상황을 조장하는 것이고요.
언론이야 뭐, 그냥 중간에서 클릭 받아먹을려고 자극적인 기사 계속 뽑을테고요.
언론은 특별히 의도는 보통은 없을텐데 어쩌다 보니 문제를 증폭하는 역할을 하게 되겠죠.
의료 자본은 아예 국가가 전부 의료를 소유하는 유럽식이 되지 않는 한, 그리고 자본주의가 붕괴하지 않는 한, 시간이 지날수록 스스로 비대해져 갈 거고, 포괄수가제 하에서는 더욱 빠른 속도로 커나갈 것입니다.
저 위에 캡처 보면 포괄수가제의 첫번째 장점이 '경영과 진료의 효율화'잖아요. 경영이 효율화되니 쉽게 돈 벌 수 있는 거죠.
의사가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의료 자본이 돈을 버는 것입니다.
5. 미래의 한국 의료는 어떻게 되나
물론 의사도 어떻게든 먹고 살 수는 있을 겁니다. 아마 현상 유지거나 천천히 나빠지는 정도겠죠.
그러는 와중에 환자의 건강은 '3천원 짜리 재료'로 인해 시궁창이 되겠죠.
그리고 그러다 보면 이대로는 못참겠다! 하는 상류층들과 상위 중산층부터 건강보험에서 분리되어 나가려 할 거고,
결국은 박정희 시절부터 땜질하며 유지되던 건강보험체제가 반드시 붕괴할 겁니다.
그러면 의료는 이원화되는 거죠. 미국처럼.
1%의 상류층과 5%의 상위중산층은
미국처럼, 지금의 10배 되는 의료비와 보험료를 지출하고,
그 대가로 쾌적한 환경에서 고급 기술을 지닌 의료진에게 신속한 진료를 받고
더 오래 건강하게 살고 더 많은 돈을 벌 것이고,
민영 보험회사에 더 많은 보험료를, 의료 자본에 더 많은 치료비를 내겠죠.
지금의 건강보험체제를 지탱하고 있는 거대한 축은
저 6%의 사람들이 상한선 없이 소득의 일정 부분에서 무조건 떼어내는 건강보험료인데,
그게 민영회사로 빠져나가면서 건강보험 재정은 더욱 악화되고,
그렇게 악화된 재정 하에서 정부는 더욱 강하게 지출을 통제하고,
의료의 질은 더욱 나빠지겠죠.
그래서 94%의 사람들은 언제 자기가 수술받을 수 있는 차례가 될지 기약없이 기다리며,
무너질듯하고 불쾌한 병원에서 그저 그런 의료진에게 진료를 받고
이런 저런 질병에 시달리며 더 힘든 삶을 살게 되겠죠.
현직 외과의사의 포괄수가제에 대한 생각 : http://www.slrclub.com/bbs/vx2.php?id=free&no=20985985
현직 산부인과 의사의 첨언 : http://www.slrclub.com/bbs/vx2.php?id=free&page=&no=20992947
자 이제 의료 민영화의 시대가 열린다.
중간의 공.신이란 단어가 왠지 슬프네요 ㅋ..
건희형이 health로 돈벌겠다고했죠 건희형은 돈>생명 인가봅니다
미국도 이런 사건 많아요.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유명한 책에도 나올껄요? 기업이 사람의 생명을 돈으로 환산한 거라든지 돈>생명이라든지...
그리고 이것은 현재 기업 뿐만 아니라 정부도... 우리의 투표로 뽑은 정부도...
좀 멀리가자면 이게 다 역사를 우리나라가 잘못 잡았기 때문이죠...ㅠㅠ;; 냄비근성으로 장기기억 상실증인 우리의 문제기도 하고요,..
하..나 실손보험들어서 비싼재료써서 병원이 비싼돈 받아도 보험사에서 다 내줬는데.. 갑자기 날벼락이네요.
DGR을 DDR로 본건 저 뿐인가요..
아 그리고 밑에 댓글이 150개정도 달린글은 사실 포괄수가제에 찬반보다는 의사가 파업을 한다고하면 무엇이문제인지는 뒷전이고
의사를 욕하는 행태에 대해 답답한 마음에 쓴 글인데요..
쓸데 없는 글 인 것 같아서 1시간정도뒤에 지우려고하는데 혹시 댓글을 복사하시거나 캡쳐해서 보관하고 싶으시다면 지금하세요~
굳이 지우실 필요가 있을까요 ㄷㄷ
그대로 두시는게 나을듯 합니다
의약분업 시 의사들이 반대했는 데, 의사들 드럽게 욕해가며 밀어 붙혀놓고서는 이제 의약분업의 파생효과가 들어나서 새로운 제도 실시하려고 하는 데 또 의사들 욕하는 건... 참 ㅠㅠ;; 제가 비록 의대생이지만 역시 의사는 못 할 직업인 듯 하네요...
오래살수 있어여
토닥토닥...
진짜 오래 살겠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