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종X전홍철 팬픽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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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그대라는 봄_01
홍철은 눈동자를 굴리며 아메리카노를 빨았다. 한적한 오후였다. 그는 지그시 눈을 감고 몇시간 전 처음 만난 남자와 점심식사를 함께한 후 카페에나란히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는 상황에 대해 생각했다. 사실 이러한 과정은 사회생활에 있어서 드문 일은 아니다. 그러나 상대방이 두 눈에 하트를붙이고 날 빤히 보고만 있다면 얘기가 달라지지. 홍철은 회의 때를 떠올렸다.
회의 내용을 경청하는데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다. 몇분 전 첫인사를 나눈 새 동료강사였다. 우연히 나를 봤겠거니 싶었으나 시선은 비껴가지 않았다. 국어강사 유대종은 독수리가 먹이를 주시하듯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영어강사 전홍철을 쳐다보고 있는 것이었다. 그걸 의식한 홍철은 회의에제대로 집중할 수가 없었다. 아주 작은 먹잇감이 된 것 같았다, 그것도 분명 키도 자신보다 작은 사람한테!
귀로 들었는지 코로 들었는지 모를 회의가 끝나자 점심시간이었다. 홍철은 본인 연구진 사람들과 점심을 먹으러 가려 했으나, 대종이 붙잡았다.
"저, 제 이름 아시죠? 유대종입니다."
"아 네."
"제가 같이 밥먹을 사람이 없어서 그러는데, 홍철쌤과 먹어도 될까요?"
그러고는 홍철의 뒤에 배경처럼 서 있는 연구진 사람들을 훑어보고는 은밀히 말하는 것이었다.
"홍철쌤이랑만, 단둘이요."
홍철은 거절하려 했다. 그런데 순간 회의 때 대종이 자신을 뚫어져라 봤던 게 생각이 났고, 사람들 앞에선 말 못할 무언가가 있구나 싶었다. 그는 그렇게 믿기로 했다. 설마, 뜨거운 눈길을 느끼며 머릿속 아주 작은 한켠에 스멀스멀 들었던 의심 하나, 그것만은 아니겠지. 홍철은 대종과 눈을 맞추며 고개를 끄덕이곤 사람들을 물렸다.
대종은 자기 자신에 대해 아주 잘 아는 사람이었다. 홍철과 처음 눈이 마주쳤을 때의 그 찌르르한 전율을 기억했다. 그는 본능적으로 알아챘다. 이건동료를 새로 맞이했을 때 느끼는 반가움이 결코 아니었다. n년 전 여자친구와 만났을 때의 감정을 대종은 똑같이 느끼고 있었다. 답을 내리기까지는오래 걸리지 않았다. 대종은 이 감정의 이름이 사랑이라고 정의 내렸다. 회의 내내 그는 홍철을 주도면밀하게 관찰했다. 그리고 명석한 두뇌를 굴리며 어떻게 하면 홍철과 가까워질 수 있을지 생각했다.
멀티태스킹이 능숙하게 가능한 대종은 회의 3시간 동안 회의 내용을 머릿속에 집어넣음과 동시에 홍철을 사로잡을 계획까지 마쳤다. 대종은 오랜연애 경력으로 여러 노하우를 알았다. 처음 만난 사람에게는 직진보다 천천히 다가가는 게 현명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게 더 안전하니까. 그러나 대종은, 들끓는 감정을 억누르기 힘들었다. 그래서 처음으로 아주 무모한 짓을 하기로 했다. 바로 '닥치고 직진'.
"선생님."
조용히 홍철을 부르자 눈을 감고 있던 그가 파닥 반응했다. 밥 먹으면서 바로 본론을 꺼내면 체할까봐 일부러 점심 식사 때는 실없는 업무 얘기만 했다. 카페에 가서 커피를 사주며 소화도 시켰다. 이젠 정말로 수를 꺼내는 거다.
"회의에서 제가 선생님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었는지 느끼셨죠."
홍철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 사람이 뭔 얘기를 하려고? 그는 목소리가 떨리지 않도록 애쓰며 대답했다.
"네... 제게 따로 할 말이 있으시구나 했죠."
"그것뿐입니까?"
대종이 안경을 치켜올리곤 씨익 웃었다. 동그란 배를 쓸어내리며 입을 열었다.
"쌤이 생각하시는 그거 맞습니다."
"...?"
"아마 회의 때부터 짐작하고 계셨겠죠."
"..."
"쌤이 피하려 하셔도,저는 오늘부로 쌤한테 마음껏 들이댈 작정입니다."
"..."
"거부하지 마시고 절 받아들이세요."
"..."
"얼른 우리가 가까워져야,"
대종이 상체를 숙여 홍철과 거리를 좁혔다. 통통한 배가 테이블에 껴 호흡이 곤란해졌지만 대종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의 초등 5학년을 연상시키는 똥글한 두 눈이 빛났다.
"... 선생님이 제게 넘어오죠."
홍철은 작게 탄식했다. 회의 때부터 대종의 머릿속을 잠식하던 불안감. 내 예상이 맞았구나.
이 남자가, 내게 첫눈에 반한 걸지도 모른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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