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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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이라는 시간. 그래. 어찌보면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성실히 준비를 해왔던 옯붕이라먄 공부를 하며 뜯어나간 달력이 어느덧 열댓장.
고3 들어와서, 재수학원 가서, 반수로 달리던 옯붕이라도 최소한 대여섯장의 달력이 넘어갔을 것이다.
남은 기간 20일. 이미 포기한 옯창들과 벌써부터 새 교육과정을 준비하고 있는 의지박약 옯붕이들에게
어찌보몀 20일의 기적이라고도 불릴 수 있는
유진이 누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유진이 누나는 본디 공부를 그리 잘하는 편은 아니었다.
내신으로는 하위 지거국을 겨우 붙을 정도였고
오히려 6모 성적이 3등급 초반대라 6월부터 수능으로 대학가겠다고 학원 여기저기 다녔었다.
7모때는 13223 정도를 맞고는 조금씩 자신감을 가지던 누나.
역시나 자만을 했던 탓인지 여름방학 때는 친구와 캐비까지 갔다오더니
9월 모의고사 4등급대의 처참한 성적을 맞고는 떡볶이 집에서 그대로 1시간을 내리울었다.
얼마나 서럽게 울던지 떡볶이집 아줌마가 집에 초상이라도 났냐고 흘리듯 물었을 정도...
그 날 이후로 누나는 진짜 '수험생의 자세'로 변했다.
분기가 짙던 얼굴과 짙던 섀도우는 점점 본연의 뽀얀 얼굴로 변해가고
교복에 후리스를 걸치곤 아침에 조퇴해 이곳 저곳 학원을 옮겨 다니며 걸어다니는 도중에도 영어 단어장을 보곤했다.
그런 누나를 간간히 지켜보던 당시 고1의 나는 "와, 고3은 저런거구나..." 하는 일종의 경외심까지 가지게 되었고
그 수험생의 태도는 삼반수인 지금까지도 본받고 싶어하는 태도다.
각설, 정말 하루 하루를 경기장의 검투사처럼 치열하고 독하게 공부만 해오던 누나였지만, 어째선지 그 결과가 좀처럼 나타나질 않았다.
10모. 자살방지용이라고도 불리던 시험에서도 뭔가 좀 아쉬운 3등급 초반대의 성적을 맞았다.
10모 당일, 메가스터디에서 자기 예상 등급을 확인한 누나는 또르륵 떨어지는 눈물을 한방울 머금은 채 그 회포를 튀김우동 한 컵에 털어냈다.
그리곤, 더더욱 공부에만 매진했다. 정말 삼수나 하는 버러지인 나조차도 도달못한 순공 16시간의 영역.
마치 열정의 화신이 내 눈앞에 나타난 것만 같았다.
다니던 학원에 신청한 마지막 모의고사. 10월 사설모의고사도 여전히 2등급대 후반 이었지만, 회포조차 풀지않고 당일날 바로 공부를 하러 가더라.
그때가 딱 오늘처럼 20여일 남던 날이었다.
슬슬 그 학년대 형누나들의 포기소식이 들려오는 와중에도 누나는 눈 하나 깜짝 안하고 입을 굳게 닫은 채 그동안 공부해온 것들을 정리해나갔다.
그렇게 물흐르듯 20여일이 지나고
응원 초콜릿을 전해주러 간 수능 전날, 누나는 초콜릿을 받고는 이렇게 말했다.
"옯붕아. 나는 수능이 어떻게 돼도 정말 상관없어. 내 인생에 열아홉은 정말 행복한 시간으로 남을거야. 응원해줘서 고마워.수능 잘볼게"
정말 담담한 말투였지만 그 작은 어깨에선 마동석을 연상케하는 늠름한 자신감이 붙어있었다.
그리고 대망의 수능 다음날.
누나는 정말 해맑은 표정으로 연신 꺄아 꺄아 거리며 역대 최고의 성적을 맞았다고 자랑했고 그 덕에 애슐리까지 얻어먹을 수 있었다.
수능 최종성적
12111.
결국 고려대학교(당시엔 정시 비중이 높았다) 경제학과에 합격한 누나는 1년을 휴학하곤, 올해 대학 졸업을 준비하고 있다.
정말, 너네들도 할 수 있다.
물론 유진이 누나는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다.
"뭐지 이 떡관종새끼.그럼 왜 쓴거지"
하는 생각이 들겠지만
다시 생각해보자.
방금, 이 글을 읽어내려가는 와중에 "오 나도" 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는가?
네 안의 뜨거운 무언가가 핏줄을 타고돌아 너의 몸을 데피지 않았는가??
그거다. 그 열정.
그 열정이면 20일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
20일의 전사는 카더라로 들은 유진이 누나도 아닌 바로 너.
옯.붕.이.
20일, 늦지 않았다.
치타, 늦었지만 미친듯이 달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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