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 지망생들을 위한 조언(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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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 2차장의 네이버 블로그
외교관이 되겠다는 커리어 목표와 꿈이 있는 것은 좋은 것 같습니다.
인간은 희망이 있어야 진화하니까요. 이스라엘에서 시몬 페레즈 전 총리를 만났는데 “모든 꿈이 이루어지더라. 더 큰 꿈을 꾸지 않아 후회스럽다.” 고 언급한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외교관의 최우선 과제는 국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실리를 챙기는 것입니다. 제 견해로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자질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문성과 통찰력 및 역사에 기초한 안목입니다.
통찰력과 안목은 알파고와 같은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자질이죠.
외교관이 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에서 큰 틀을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패권국이 되기 위해서는 에너지, 물류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을 장악해야 합니다. 팽창하는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은 “누가 중동에서
동북아까지 에너지를 무사히 수입할 수 있도록 항로를 보호해 주는가”라고 중국에게 반문합니다. 물론 그 답은 미해군 7함대가 중동에서 아시아까지 오는 에너지 루트를 지켜준다는 것입니다. 시진핑은 미국에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13년 동안 끌던 러시아와의 천연가스협상을 2014년 4월 13일 체결했습니다. 시 주석은 러시아가 일대일로를 지지하면 시베리아에서 중국으로 연결되는 제2의 가스관을 연결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2014년 3월 일본은 신칸센을 홋카이도까지 개통했습니다. 홋카이도에서 시베리아까지 철도와 가스관을 연결하게 되면 한반도만 소외됩니다. 시베리아에서 북한을 통과하여 한국까지 가스관을 연결시킬 경우 우리의 총 가스 소비량의 약 18%를 15%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카타르와 오만에서 천연가스를 높은 프리미엄을 주며 수입하고 있습니다.
많은 국가들도 마찬가지지만 우리나라 외교는 중국을 고려해야 합니다. 중국이 G2로 진입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도시화입니다. 지난 30년간 4억 5천만명이 도시로 이동을 했는데, 4억 5천만명의 농민공을 수용하기 위해서 지난 10년간 매년 분당 같은 도시를 60개 건설해야 했습니다.
앞으로 7억명이 도시로 진출하게 되면 선진국처럼 95% 이상의 도시화율에 근접하게 되죠. 우리가 지난 30년간 경험했듯이, 중국의 1인당 소득이 현재 6천5백불에서 1,2만불로 증가하면 중국의 소비 패턴 역시 바뀌게 되겠죠. 미국이 5%의 인구로 25% 에너지를 사용하고, 중국이 20% 인구로 25%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는데, 만일 도시로 7억명이 더 이주하면 에너지 소비가 더욱 증가할 것입니다. 그 에너지를 어디서 수입하여 충족시킬 지가 문제가 될 수 있겠죠. 중국의 에너지소비 급증에 따라 한정된 자원을 두고 벌어질 미국과의 갈등 관계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유능한 외교관의 임무 중 하나라고 봅니다. 미중 관계가 갈등구조로 가지 않도록 해답을 찾는 것이 숙제입니다. 그 이유는 미중 갈등구조에서는 통일이 멀어지기 때문입니다. 물론 미중 간에 문제가 많이 발생할수록 자신의 존재감이 부각되는 일본은 두 나라 간의 갈등을 최대화하려 노력할 것 입니다.
물류 분야에서는 과거 4개 value chain이 존재했습니다. 즉, 향신로, 실크로드, 남항로 그리고 수에즈와 파나마 운하입니다. 새로 등장하는 value chain은 온난화로 인한 북극항로입니다. 부산에서 네덜란드의 로테르담 항구까지 북극항로를 이용하면 남항로를 경유할 때 보다 10일의 기간이 단축되며 비용은 25% 절약됩니다.
북극항로를 개척하려면 러시아와 협상을 잘 해야 되겠죠. 북국항로의 중요성을 눈치챈 싱가포르는 원산항구를 개발하여 북극항로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역사는 늦게 오는 자를 배려하지 않습니다. 배려하지 않을 뿐 아니라 뼈저린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따라서 외교안보 정책은 뒷북을 치면 안 되는 것이죠.
대학교육 과정에서 이런 분야와 관련된 과목들을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금융경제학을 공부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미국 금융지주사들은 금융(finance)이란 수단으로 에너지, 물류, 커뮤니케이션을 장악했습니다. 제가 이런 사실관계를 나열하는 이유는 외교관이 되기 전에 금융기관에서 2,3년 경력을 쌓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걸로 보기 때문입니다. 사실 130개 넘는 우리 대사관의 업무 중
경제 이슈들이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미국의 힘의 원천은 무엇일까요?
답은 여럿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통화패권입니다. 전 세계 화폐거래량 약 1,600조 달러 중 (그 중 20조가 무역 대금 결제--중국 7.2조, 한국 1조 사용) 80%, 전 세계 외환보유고의 60%가 미국달러입니다. (Craig Pullman, Michael Comstock, "The Mighty Dollar," http://www.premiercares.net/_uploads/May-Comm-2014.pdf, May 2014.) 이게 미국의 진짜 경쟁력입니다. 미국 달러가 세계 화폐 거래량의 80%를 차지한다는 것은 미국이 필요할 경우 얼마든지 달러를
찍어 내어 그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금융 전문가에 의하면 우리는 반도체,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하고 흰 종이에 초록색으로 물감들인 종이를 받는데 100달러짜리 인쇄하는데에 드는 비용은 고작 30센트 입니다. (전병조, 중국 경제금융연구소장, "중국 금융 대전략-대기회" 특강, 2015. 10.2.) 어떤 상품도 이렇게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은 없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돈 되는 사업은 돈 찍어서 돈 버는 것입니다. 이 금융 전문가에 의하면 중국도 바로
이것을 하려고 하는 것이죠. 중국의 전략은 2015년까지 무역대금을 위안화로 결제하고, 2017년까지 브릭스, 아세안 국가들한테 위안화를 쓰게 하고 2030년까지 전세계 화폐 30%를 중국이 차지하겠다는 것입니다. (전병조, 상동)
금융위기는 어디서 올까요? 금융위기 원인 중 하나는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미국이 금리를 올렸을 때 많은 나라들의 주식시장이 급락했습니다. 1982년 중남미 국가들 위기는 미국의 Fed가 금리를 올렸을 때 일어났고, 2008년 금융위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돈이 수익을 찾아 저금리 국가에서 미국으로 이탈하고, 이는 취약한 나라들에 외환위기를 초래하고, 외환위기로 부도가 나면 IMF가 엄격한 조건으로 구제금융을 제공해주고, IMF가 들어오기 직전에 헤지펀드가 와서 주식을 대거 매입하는 사이클을 경험했습니다(예를 들어 론스타가 외환은행 주식을 헐값에 인수한 것). 여담인데 몇 개월 전 제 지인인 라가르드 IMF총재를 워싱턴에서 만났을 때 새 건물을 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비용은 어떻게 충당했는지 물어보니 IMF가 1997년 번 돈으로 짓고 있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한마디로 우리 세금으로 짓는 거죠. 참담한 심정이었습니다.
이런 중요한 분야에 financing과 돈의 흐름에 대한 이해는 필수입니다. 통일 이후에도 남북을 연결시키는 고속도로, 철도, 가스관 건설에 financing이 필요할 테니까요. 외국 금융회사들은 벌써부터 통일을 대비하여 대규모 프로젝트 financing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외교분야에서도 피보다 돈이 더 진합니다. 중국이 주도하는 AIIB에 가입하지 못하도록 미국이 동맹국들에게 압박을 가했지만 제일 먼저 가입한
국가는 같은 앵글로색슨 계열의 영국이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여러가지 이유 중 하나는 돈입니다.
영국은 돈을 벌기 위해 중국에 아편을 수출한 역사도 있습니다. 아시아 개발 은행에 의하면 AIIB가 10년 동안 약 8조 달러의 비용을 조달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 금액의 50%인 4조 달러를 발행시장인 런던에서 조달할 경우 금융사 수수료를 보수적으로 2%만 계산해도 800억 달러죠.
그래서 외교관도 금융을 공부하는 것과 금융기관에서 일해본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통찰력과 안목을 갖기 위해서는 열강국들의 정서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천안함폭침, 연평도폭격 이후 조지워싱턴 항공모함이 충청도 앞바다까지 진입하자 중국측은 비공식적으로 우리에게 한국은 역사책도 안 읽느냐며 불만을 터뜨렸죠. 구미세력이 중국을 분할지배하기 위해 침입해 온 루트가 서해인 사실을 모르느냐는 거였죠. 중국 학자들이 한반도 통일 조건 중 하나로 북한의 3,000명 핵 과학자와 기술자들을 중국으로 넘기라고 하는 것을 보면 이들의 정서가 명, 청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기야 미국도 2차대전 이후 독일의 과학자 폰 브라운을 데려가 미국 핵 프로그램을 완성시켰죠.
미국의 정서와 의사결정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런 책들을 읽을 필요가 있습니다: Running the
World (David Rothkopf—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의 의사결정에 관한 책), 독일 통일과 유럽의 변화
(김태현 번역—독일 통일 관련 미국 외교안보 엘리트들의 생각과 정서를 적나라하게 설명함), Plan of
Attack와 State of Denial (Bob Woodward—부시 행정부가 왜 이라크를 침공했는지에 관한 책),
Kissinger (Walter Isaacson—미국 외교안보 대가인 키신저 전 국무장관 관련 책), American Search
for Opportunity 1865-1913 (Walter LaFeber—미국을 움직이는 힘과 철학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책) 등 입니다. 이외에도 한반도 분할의 역사(이완범), 병자호란(한명기), 북한의 국가전략과 파워엘리트
(현성일), 코리아 다시 생존의 기로에 서다(배기찬)를 추천합니다.
이름 김현종
출생년도 1959년생
정당 더불어민주당
학력 미국 윌브램앤먼선고
컬럼비아 대학교 정치학과 학사, 석사
컬럼비아 대학교 로스쿨 법무 박사
약력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주UN 특명전권대사
삼성전자 해외법무사장
WTO 상소기구 위원
한국외국어대학교 LT학부 교수
현직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 2차장
좋은 글인데 새벽에 올려서 많이 못 보신 거 같더라고요
다시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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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내내 외교관 희망했던 학생으로서 관련 글을 보니 재밌네요, 좋은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님 저번에 써주신 서울 구 특징글이 감명깊은데, 연재해주실 생각 없으시나요
하고는 싶지만 저도 지금 수험생이라서요ㅜ 다음 파트 저도 써보고 싶지만 이제 수험모드 들어가신 학생분들이 많으셔서 잘 안 읽으실거 같네요
별빛님도 여유로우실 때 오시면 아마 올라와 있을 거 같네용
저 역시 외교관을 오랫동안 지망했던 학생인데 이 글을 이제서야 봤네요.. 좋은 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네요 ㅎㅎ 가급적이면 글을 안 지워주시길 희망해봅니다 ㅋㅋㅋ
늦게 댓글을 봤네요 ㅋㅋ 김현종 차장, 강경화 장관보다도 더 뛰어난 외교관이 되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