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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쿤 [659585] · MS 2016 (수정됨) · 쪽지

2018-09-14 20: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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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제일 좋아하는 고전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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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선화가 - 작자 미상



규방에 일이 없어 백화보(百花譜)를 펼쳐 보니 

봉선화 이 이름을 뉘라서 지었는고 

신선의 옥피리 소리 선경(仙境)으로 행한 후에 

규방에 남은 인연이 일지화(一枝花)에 머무르니

유약한 푸른 잎은 봉황(鳳凰) 꼬리가 넘노는 듯

태연자약 붉은 꽃은 신선(神仙) 옷을 펼쳤는 듯 

백옥섬 깨끗한 흙에 촘촘히 심어 내니 

춘삼월 지난 후에 향기 없다 웃지 마소 

취한 나비 미친 벌이 따라올까 저어하네 

정숙한 저 기상을 여자 밖에 뉘 벗할꼬

옥난간 긴긴 날에 보아도 다 못 보아

사창(紗窓)을 반쯤 열고 계집종을 불러내어 

다 핀 꽃을 캐어다가 수(繡) 상자에 담아 놓고 

바느질 그친 후에 안채에 밤이 깊어 촛불이 밝았을 제 

나옴 나옴 바로 앉아 흰 구슬 가루로 갈아

빙옥(氷玉)같은 손 가운데 난만히 개어 내어

파사국 저 제후의 홍산호를 펼쳤는 듯 

심궁 풍류(風流) 절구에 도마뱀을 빻았는 듯 

섬섬옥수 열 손가락에 수실로 감아 내니

종이 위에 붉은 물이 희미하게 스미는 양 

미인의 얕은 뺨에 붉은 이슬 어리는 듯 

단단히 봉한 모양 비단 옥자(玉字) 편지 한 통 서왕모에게 부치는 듯

춘면을 늦게 깨어 차례로 풀어 놓고 

거울을 앞에 두고 눈썹을 그리려니

난데없는 붉은 꽃이 가지에 붙었는 듯 

손으로 잡으려니 분분히 흩어지고

입으로 불려 하니 안개가 섞여 가리었다

동무를 서로 불러 낭랑히 자랑하고 

꽃 앞에 나아가서 두 빛을 비교하니

쪽잎에서 나온 물이 쪽빛보다 푸르단 말이 이 아니 옳을쏜가

은근히 풀을 매고 돌아와서 누웠더니 

녹의홍상(綠衣紅裳) 한 여자가 표연히 앞에 와서 

웃는 듯 찡그리는 듯, 사례하는 듯 하직하는 듯

몽롱하게 잠을 깨어 정녕히 생각하니 

아마도 꽃 귀신이 내게 와 하직했는가 

방문을 급히 열고 꽃 수풀을 살펴보니 

땅 위에 붉은 꽃이 가득히 수놓았다

암암히 슬퍼하고 낱낱이 주워 담아 꽃다려 말 붙이네

그대는 한치 마소. 시세 연년이 꽃빛은 의구(依舊)하니 

하물며 그대 자취 내 손톱에 머물렀지 

동산의 도리화는 편시춘(片時春)을 자랑 마소 

이십 번 꽃바람에 적막하게 떨어진들 뉘라서 슬퍼할꼬

규방에 남은 인연이 그대 한 몸뿐이로세

봉선화 이 이름을 뉘라서 지었는고 

일로 하여 지었어라 



고1때 마지막 부분에서 처음 보고 뭔소린가 했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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