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같지만 형법상 죄가 아닌 것들
게시글 주소: https://dev.orbi.kr/00017485775
-죄같지만 형법상 죄가 아닌 것들
살다 보면 화날 때가 있다. 운전하는데 누군가 끼어들 때, 말없이 나를 치고 사과없이 갈 때, 뭘 노려보냐며 취객이 쌍욕을 날릴 때 우리모두 참아야 한다. 원칙적으로는. 참지 못할 땐, 행동한다. 이 때도 기준은 있다. 경찰서 처벌받지 않는 정도로만 화풀이를 하고 싶다.
뭐가 죄인지 대충은 안다. 누군가를 죽이거나 만지면 안 된다. 남의 것을 훔쳐도 안 된다. 이건 다 안다. 그런데 길가다 떨어진 물건을 가지면 안 되는 것인지는 의외로 모른다. 차 안에서 택시기사에게 쌍욕을 해도 처벌안받는다는 것도 의외로 모른다.
국가엔 형법이 필요하다. 형법은 어떤 행동을 처벌할지 기술한다. 그런데 우린 형법을 읽어보지 않는다. 상식적으로 행동하면 죄가 안 된다고 믿는다. 근데 실상은 다르다. 당연히 죄가 될 것 같은 것도 안 되고, 안 될 것 같은 것도 된다.
얼마 전 김군은 등록금을 내느라 진땀을 흘렸다. 할머니에게 받은 돈을 술값으로 흥청망청했기 때문이다. 간혹 통장에 장학금 혹은 할머니에게 입금되는 때가 있어 연명했지만 이번엔 심각했다. 그런데 어느날 체크카드 내역을 보니 300만원이 입금되었다. 장학금인가? 할머니가 주신 돈인가? 들뜨는 마음에 인출하려 등록금에 충당했다. 김군은 행복했다. 경찰서 소환명령이 올 때까지는. 김군은 입금자를 확인했고 생면부지의 사람인 걸 알았다. 당장 부모에게 사정하여 300만원을 마련해 송금자에게 되갚았다.
이윽고 출석. 경찰은 말했다. 당신은 횡령죄로 처벌받는다고. 김군은 날뛰었다. 멋대로 입금해놔서 쓴 것 뿐이고 이미 다 갚았는데 무슨 소리냐. 내 통장에 들어온 돈인데? 그러자 경찰은 말했다. 이 돈은 부산에 사는 여대생 이양이 부모님에게 송금할 돈을 착오로 잘못 송금한 돈이라고. 그러니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김군은 경찰은 말이 안통한다 생각했는지 검사에게 호소했다. 검사의 입장은 단호했다. 왜 누가 보내준 돈인지 확인도 안 하고 썼냐는 것. 김군은 평소 그렇게 돈이 들어온 사정이 있었기에 써도 된다고 생각했다 말했다.
결국 법원 판결이 내려졌다. 판사는 착오로 송금된 경우 신의칙상 보관관계가 성립한다 했다. 결국 김군은 횡령죄로 처벌받았다. 나중에 국회의원이 꿈인 김군에게 '횡령'이라는 무시무시한 범죄경력은 꽤나 뼈아플 것이다.
죄가 될 것이냐 안 될 것이냐. 이는 1차적으로 입법자(국회)가 결정하고 2차적으로 해석자(사법부)가 결정한다.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 해석이 들어가니 주관이다. 주관적이니 일관될리없다. 대법관들끼리도 죄가 되네 안 되네 다툰다. 운좋게 죄가 안된다는 법관이 더 많은 안 되는 것이고 나쁘면 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이 애매한 경계에 있는 현실을 다루고자 한다. 어떠해야 한다기보다 어떠하다고 보여주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다.
당신은 죄를 정말 안 짓고 살 자신이 있는가. 그렇다면 이 글을 보아야 한다. 문제가 있다면 나서야 한다. 이 글을 쓰는 이유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오르비문학 1화 0 0
오르비문학 1화
-
Test 0 0
Tetsteyey
-
수학 4등급만 받으면 2 0
쫀득하게 인서울 할 수 있는데
-
엘든링 왜 자꾸 멈추지 1 0
컴퓨터 좋은건데 씨발
-
목 졸라줘 5 1
켁켁켁 숨막혀 ㅜㅜ
-
시험지에 따라서 난이도가 가장 극단적으로 달라지는 번호같음....
-
개쉽게 풀리는데 이거 맞나
-
정시로 갑시다 8 0
내신반영을 노려서 내신 깡패 정시러
-
나왔어 12 0
다시감 근데 저게 왜 이륙햇냐
-
갑자기생각난썰 1 1
고1 2학기 학급회장선거때 후보가 2명이엇는데 그 친구들 둘이 합의하고 한명이...
-
그만하고 잘까 1 0
흐름이 끊겨버렷네
-
세기말 수능 1 1
200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
강은양t 0 0
현역 고3이고 작년까지 모고 3~4등급 나왔는데 지금부터 강은양t 들으려고 합니다....
-
2시열차 1 0
출발
-
지금 강민철 현강 다니고 있는데 저랑 너무 안맞는 느낌이 심하게 들어서...
-
뭘 해야하나요 0 0
이번에 고등학교 2학년 된 이공계 지망하는 지방 일반고학생입니다. 생기부를 제대로...
-
이게 오르비를 재밌게 오래하려면 10 4
수험생활을 지속해야 함
-
에ㅔㅔㅔㅔㅔㅔㄴ들리스레인ㄴㄴ 0 1
폴온마이헐트 코코로노 키즈니ㅣㅣㅣ
-
내 이상형 중단발에 속눈썹 1 0
-
우와 보추야동 많이떴다 2 2
보다자야지
-
심심한데 무물보 5 0
응애 나 아가학생
-
본인 물1 점수 꼬라지 0 1
3모 48점 (99) 5더프 47점인가였는데 시험이 어려웠어서 전국석차 30등쯤...
-
오후8시부터자다가깼더니 1 0
다시잠이안오네.. 비상..!!
-
생각나는구나
-
ㅇㄴ근데 0학점 패논패과목을 오ㅑㄹ케 빡세게시켜 0 0
그냥 좀 봐주면 안되나
-
시발점 한 다음 스블 0 0
고2이고대수 개념원리, 쎈, 고쟁이 했습니다개정 시발점 사놓은 게 있어서...
-
러셀 외부생 더프 성적표 0 0
문자로 발송되나요?? 아님 직접 찾으러 가야햐나요??
-
원래 사람은 별을 쫓아 달려갈 때 가장 빛나는 법이여설령 닿지 못할지라도적어도 내...
-
저걸 어케 함 진짜 와.. 원과목 중 생1만 수능공부로 안해봤는데 안하길잘한듯
-
시발 나 개폐급임 2 1
조별과제 하는족족 내것만 교수님 피드백 나오고 술처먹다 팀원들한테 자료 제출 개늦게하고 자퇴마렵다
-
딱 한 마디만 하고 자러감 9 3
미쿠 ㅈㄴ 예뻐어~~~~~~~~~~~~
-
중앙대 가기 59일차 3 1
안녕하세요 중앙대29학번 부산사나이 이동현입니다 음 오늘이 벌써 59일차군요...
-
이제 좀 자보실까 11 1
음음
-
리젠존나느리네 1 0
오르비망함?
-
너무멍청해짐 1 0
ㅜㅜㅜㅜㅜ
-
생윤 진짜 1도 모르는 쌩노베인데 누구 듣는 게 좋을가여
-
15살과 엄마 그 사이는 2 0
뭐라함 급함
-
대신 연세대 가겠다 선언
-
작년 10모 20번 0 0
이렇게 푸는거 맞나..?
-
위키하우 도움 ㅈㄴ 안되네 6 0
ㅗㅗㅗㅗㅗㅗ
-
새르비 할수록 4 0
헛소리가 늘어가는듯
-
아니 난 신라면 쳐돌이라 5 0
신라면만 먹는데….
-
내가사실은생명과학을좋아함 1 0
수능말고 그냥생명과학
-
. 11 1
-
님들 최애 과목 말해보셈 7 0
난 국어
-
님들 최애 라면 말해보셈 10 0
난 신라면
-
라면이랑 과자 안먹은지 6일차 2 0
후후
좋은 글 잘 읽었어요
남에꺼 맘대로 주서가면 점유 이탈 횡령죄였나 것보다 아이민이 ㄷㄷ
원칙적으로 과실범은 몇가지 예외를 제외하고
처벌을 안받는다고 배웠는데
이 사례는 그 예외에 들어가는건가요?
아니면 법원이 고의성이 있었다고 판단한건가요?
그냥 예시로 든 거 아닐까요? 저정도면 선처 안해줄거같지 않은데
내카드 쓸데도 확인 똑바로 안하면 범죄자된다는거네요ㅋㅋㅋㅋ 법 진짜 말도 안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