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수능날 아침이었다
게시글 주소: https://dev.orbi.kr/00016552303
수능날 아침 6시 30분
갤럭시 플레이어에서 흘러나오는 Viva La Vida - Coldplay
경쾌한 알람소리에 즐거운 기분으로 눈을 떴다.
아.. 이 얼마나 상쾌한 아침인가, 수능날 아침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다.
너무 오랜만에 집밥을 맛있게 먹고
샤워기에 자연의 이치를 느끼며 따뜻한물을 20분간 쐐고 5분만에 샤워를 마치고 나온다.
주섬주섬 오늘 치를 시험에서 사용할 0.5 B 샤프심을 챙긴다.
평가원은 B의 부드러운 촉감에 대해선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냉혈인간들..'
그동안 내 손을 거쳐갔던 책들이 눈에 띈다.
입가에 옅은 미소가 흐른다.
평소완 다르게 가벼운 짐을 지고 집을 나서 배정받은 학교로 향했다.
입실시간 20여분 전에 정문앞에 도착한 나는
몇년도 수능이나 한결같을 북치고 장구치는 응원인파를 뚫고 유유히 교실로 향했다.
수능은 이미 내 일이 아닌것마냥, 나는 나 자신을 마치 액자형 소설의 화자처럼
여기고 있었던 것이다.
1교시 시작종이 울리기 전까지는 내 의식은 마치.. 한명의 어부(漁父)였다.
1교시 국어
제아무리 수능이라해도 모국어 아닌가? 긴장조차 되지않는다.
훈민정음을 만드신 세종대왕님의 천재성에 감탄하며 문제를 풀어나갔다.
마킹을 끝냈을땐 5분정도가 남아있을 뿐이었다.
2교시 수학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으로 29번까지 50분에 주파해주지!
나는 마치 100m 달리기 선수처럼 타종소리에 온 신경을 기울였다.
역시 수학의 묘미는 첫장을 1분이 채 되기전에 넘기는것 아니겠는가
같은 교실의 고3녀석들이 숨죽여 자아내는 탄성을 뒤로하고 어느새 B샤프심이 그려내는 곡선위의 접점이 너무도 당연하다는듯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마지막 30번의 답을 적었다.
3교시 영어
나는 섬세한 사람이다. 실수는 이미 내 의식속에 일말의 가능성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마치 모국어인듯, 영어지문을 읽고 당연하게 답을 고른다. 역시 수능문제 답게 정답은 너무도 명징하다.
4교시 과학
가벼운 마음으로 지구과학을 푼다.
자연스럽게 지나가는 무의식의 흐름에 저항하며 실수와 함정을 캐치해낸다.
천문 문제를 만났을때 난 이미 갈릴레이가 되어있었다.
마킹을 하고, 수험표뒤에 답을 적은후 눈으로 검토를 해본다. 실수는 없다.
2분후 시험지가 교체되고, 마지막 과목인 물리2만이 남아있었다.
배기범T의 수학강의로 단련된 내게 오개념따위는 존재하지않는다.
지금 이 시험이 수능이라는 사실도 유성우 모의고사로 단련된 내 담력은 위협하지 못했다.
빠르게 풀어나간다. 하지만 역시 물리2, 다 풀고나서 5분이상 남질 않는군..
하지만 실수는 없다. 시험을 보는 30분동안 뉴턴, 맥스웰, 드브로이, 아인슈타인, 슈뢰딩거 등
수많은 거인들의 어깨위에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수많은 인파를 뚫고 교문을 나왔다.
한치의 오차도 없었던 시험에 기분이 좋아진 나는 살며시 눈을 감았다.
나는 다시 눈을 떴다.
컴퓨터 화면에 익숙한 오르비 배너가 보인다.
으음..?
지금은 2014년 10월 26일 일요일 2시 41분이잖아?
나는 다시 재수생이되어 파이널 강의를 듣고있다.
벌써부터 기분이 좋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코인시장을 스캠판 취급하는 지금 분위기가 너무 좋음 2 2
국장을 무시하던 사람들이 넘쳐나던 작년 코스피 2천대 시절의 모습을 보는 느낌임
-
진짜 씹돼지 되어가는중 7 0
키빼몸 85;;;
-
서성한 문/이 과 중에 어디가 제일 고평가라고 생각함 6 3
반대로 어디가 저평가라고 생각함?? 전 서강대 문이과 전부다 저평가같음. 생각보다...
-
인스타 라이트 개 좋네 1 1
실수로 데이터로 릴스 십 몇붕 봤는데도 20mb밖에 안 달았음 화질 괜찮았는데 뭐지
-
점점안들어오게되네 9 3
오르비
-
리플 붐은 온다 0 0
-
개피곤해서 운도가기실음 4 3
그치만운동아가아면
-
이제 하다하다 학원까지 여네 29 35
서울에서 하기엔 자본력이 부족하여 동탄에 조촐하게 학원을 차렸습니다. 강의 뿐만...
-
3덮 결과 (+후기장문) 1 0
더프 언매 68 기하 75 영어 2 물리 33 지구 31 서프보단 확실히 나름?...
-
ㄱㄱ~ 0 2
-
얼버기 2 0
좋은아침이에요
-
수학못해서짜증남 2 0
아이디어 연습문제 반을 틀리거나 못풂 왜이렇게 부족한거지
-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전해됴 5 0
판검사는 대체 안될거같은데
-
시발점 대수 종강영상에서 프리드릴인지 뭔지 하면서 애초부터 입문n제를 낼 생각을...
-
저 남자에요 4 1
네
-
3월 공부 계획 0 0
국어 간쓸개+ ebs 연계 열심히 하기 수학 허들링 풀기 가끔씩 실모 보기 물2...
-
아라아라 3 0
-
체리콕 맛있음 4 0
뒷맛에 올라오는 체리맛이 좋음
-
세지 공부법좀 알려주세요 1 1
올해 세지 처음하는데 원래 양이 이렇게 많나요? 아니면 제가 공부를...
-
이감 화작엔제 난이도 1 0
어려운편인가요? ㅅ뷰ㅜ 8회째푸는데 다맞은적이없고 15분걸려요ㅜㅠㅠㅠㅠㅠ
-
체력이문제인가... 4 1
과제해야하는데힘이없어..
-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특이점은 온다...
-
배부르다 2 0
푸흐
-
느억맘 10 1
소스 느억맘 소스는 생선을 발효시켜 만든 베트남의 국민 피시소스로, 특유의 감칠맛과...
-
3덮 수학 15번 질문 5 0
풀때는 정답인 케이스로 그냥 이거지 그랬는데 다시 분석하니까 이런 케이스는 왜 안되죠
-
히비케 우마레 0 0
타테노 유메츠메코온테
-
생윤 임정환ㅕ 1 0
임정환 생윤커리 탈라고 하는데 임정훈 듣는분들 기출은 뭐푸냐요?
-
번아웃 7 0
삼수생입니다 어제 하루 공부 좀 머리 터지게 하긴 했는데( 한달 째 한계까지...
-
이더붐은온다. 6 3
-
펩시 제로 라임 10 0
먹다보니깐 맛없넹,, 역시 근본은 코카콜라인거 같아,,,
-
쌀국수먹고싶다 2 2
쌀국수 그릇에 올라간 고수 한 줌고수 우러나기 전에 육수 자체의 맛 한 숟갈 즐기기...
-
러셀 외부생 2 0
더프 인문으로 신청햇는데 수학 선택과목 같은건 따로 안골라도 되는거에요?
-
반수 탐구 머할까요 0 0
작수 지2 1틀 2등급, 사문 개박 4등급 입니다 지1 지2 가면 시간 너무 많이...
-
美금융당국 “코인은 증권 아닌 디지털 상품”…10년 논쟁 종지부 4 3
미국 금융당국이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주요 가상자산을 ‘증권’이 아닌 ‘디지털...
-
시대인재 김현우 라이브 3 0
스블 공통미적 다 끝냈는데 지금 라이브반 들어가도 되나요? 미적이 좋다해서 앞부분은...
-
진지하게 물어봅니다
-
오늘부터공부머신ON 2 0
내신대비는일단과탐만좀하고 나머지는삼모준비고고... 아근데 스누모기하그건오늘풀어볼거임
-
2번째곡작곡중 이번엔가사컨셉먼저잡아놧음
-
섭웨이 신메뉴 나왔대 10 0
잠봉뵈르래 내가 잠봉뵈르 좋아하는 건 어찌 알고 으흐흐
-
세상에서 제일 귀찮구나
-
와,, 댓글이 없네,,, 2 4
지금 오르비언들 새학기로 다 갈아없어져서 그런가,,, 내 존재 내 밈 내 태그...
-
심찬우 실검 0 0
갑자기 심찬우가 왜 실검 2위인거임?
-
님들 사실 저 남자임.. 12 1
지금까지 속여와서 죄송합니다..하..
-
약대 점수 4 0
제가 정말 아무것도 몰라서요..ㅠ 언매 확통 사탐 선택했을 때 기준 국어 97 수학...
-
더프 3모 한국사 리뷰는 6 2
8시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
-
아무래도 14 1
군대에는 다니지못하겟다 감다뒤라고 선임한테 꼽 개먹을꺼 같애ㅣ진지하게..
-
중2 남자애들 기강 어케 잡음 9 1
아 개시끄러움
-
구름 모의고사 후기 6 2
구름모의고사 후기 일단, 정말 좋은 문제 제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체적인 문항...
-
포모 온당
-
옷을샀는데 6 0
내가생각하던게아니내
한국사 미응시해서 재수하는구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