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쩝쩝접 [591036] · MS 2015 · 쪽지

2017-12-27 03:59:47
조회수 1,025

새벽에 심심해서 써보는 단편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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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새내기 때 일이다.



당시 내가 다니던 대학은


인문계 캠퍼스와 이공계 캠퍼스가


사거리 양 옆을 기점으로 해서


대각선 방향으로 나뉘어 있었다.



(말이 문캠 이캠이지, 그냥 똑같은 안암캠이다. 횡단보도를 건너야 한다는게 번거로웠을 뿐이지)



그러다보니 


문캠 소속 학과들은 이캠을 갈 일이 잘 없게 되고


이캠 소속 학과들은 문캠을 갈 일이 잘 없게 되는


시간표도 종종 만들어지곤 했었다.



(이게 생각보다 시간표를 짜고나면 귀찮아진다. 과연 캠퍼스 전체를 쏘아다니게 될까... 곰곰이 가슴에 손을 얹자.)



당시 내가 듣던 수업 중에는


이학관에서 진행하는 일반화학 수업이 있었다.



그 학기에 있었던 일반화학 수업은


시간표 상으로 화목 오후 수업이었는데



당시 본인이 짰던 시간표에 의하면


이 날, 이 시간대의 일반화학 수업은


4연강이라는 기록적인 스케쥴의 마지막이자


(하나과학관->우당교양관->과학도서관->이학관, 점심은 사치다.)



본인이 제일제일 싫어하는 


물리화학수학 3종세트 중 하나였기 때문에


(지금도 싫어한다. 당연하게도.)



수업이 시작하자마자


바로 유체이탈을 시전하고선


시계만 계속 쳐다보며


수업이 빨리 끝나길 기도하는게


당시 일반화학 수업을 듣던 내 태도였다.



어느 날 하루는


나른한 오후 속 고통스러운 화학 개념들과


줌달의 고문을 견디지 못한 채


나는 조심스레 강의실 뒷문으로 다가가


슬그머니 강의실 바깥으로 나왔다.



"후... 그래... 나는 출튀하는게 아니라, 화장실을 갈 뿐이야... 화장실에서 10분 넘게 쉴 뿐이야... 곧 들어갈거야..."



이렇게 자기최면을 조심스레 걸고서


이학관 3층?을 거닐면서


휴식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저 멀리서 익숙한 얼굴이


나를 보더니 인사를 건넸다.



"어? 여기서 뭐하는 중이냐?"



조심스레 보니


고등학교 동창 얼굴이었다.



'얘는 사범대인데, 웬일로 이학관이래...? 것보다 파마했네.'


나도 반갑게 인사를 건네면서 안부를 되물었다.



"어. 그냥 뭐 일반화학 수업 듣다가 잠시 나와서 쉬는 중이었지. 너는 여기 웬일이야?"


"여기서 잠깐 볼일 있어서 와봤지. 그럼 수업 마저 들으러가고."


"오케이. 그럼 마저 볼일보고"



뭐... 수업 마저 들으러 가라는데


양심에도 찔리고


계속 어슬렁거리고 있으면 폼도 안 나니까


나는 마저 수업을 듣기 위해 강의실로 다시 들어갔다.



일반화학 수업이 끝나고


드디어 4연강도 끝났다.



"아.. 집에 가서 게임이나 마저 해야지."



하던 게임이나 마저 하러


집으로 향하던 도중


지하철에서 문득 아까 봤던


고등학교 동창 생각이 났다.



"야... 그래도 한동안 내가 재수하느라 애들 얼굴도 못 봤는데... 같은 캠퍼스에서 봤으니 후속 인사라도 해야지?"



조심스레 페북을 키고


페메로 "ㅎㅇ"라는 메세지를 보냈다.



"오 ㅎㅇ. 웬일이냐."


"웬일이긴. 아까 이학관에서 얼굴 봤었는데 되게 반가웠다 ㅋㅋㅋㅋ"


"이학관? 나 오늘 이학관 안 갔는디..."


"엉? 오늘 이학관에 오지 않았음?"


"나 오늘 문캠 수업만 있어서 이캠은 안 갔음."



순간 당황스러웠다.


"......이건 뭔 상황이여?"



이 상황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던건


며칠 뒤가 되어서였다.



"어 ㅎㅇ. 주점 준비하는 중인가?"



과 주점을 준비하기 위해


민주광장 쪽에서 짐을 나르던 중


그 고등학교 친구를 만난 것이었다.



그 친구랑 반갑게 인사를 하던 도중


며칠전에 봤던 그 모습과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어... 진짜배기는 파마를 안 했네?'



아무튼 간단한 안부와 함께


인삿말을 주고받은 뒤


그 친구는 다시 갈길을 가기 시작했다.



"방금 누구랑 인사했던거야?"


과 동기의 질문에


"고등학교 친구랑 간만에 봐서."


라고 대답을 한 나는



그 며칠전에 겪었던 일들을


살포시 이야기하면서


"야. 이런 경우는 도대체 뭐였던거냐?"


라는 질문을 옆에 있던 과 동기에게 던졌다.



"그거 도플갱어 만난거였네."


"도플갱어였나? 근데 허 참... 서로 동시에 착각하는 것도 완전 드문 일인데."


"그거 너 도플갱어가 따로 있었던거 아닐까? 그 사람에겐 네가 도플갱어인거고."


"내 도플갱어라... 세상에 별별 경우도 다 있네."



어쩌면 이 때의 사건이


내가 유일하게 도플갱어를 직접적으로 체험했던 


사례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지금 생각해도


참 미스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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