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수능 때의 심리적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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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센치해질 때
그 당시의 심리상태들만
기억 속에서 가만히 꺼내
글로 끄적여본다면
9월에서 이례적인 물모평이라는
좌절을 맛보고서
희망이 이미 한차례 꺾인 상황일 때
사설모의 성적표들을 받아들 때마다
점점 늘어나는 안 좋은 숫자들은
희망 대신 절망만 지속적으로 선물했었던 기억
거기에 대학생활을 하다가
갑작스렇게 자유를 스스로 박탈시킨 채로
시작했던 반수생활은
지속적으로 공부 동력 자체에
지장을 주는 편이기도 했었고
사설모의에서의 안 좋은 소식들이
대학생활의 그 자유로움과 대비되면서
"내가 이 성적 받으려고 여기에 있는건가"
같은 좌절감을 키우기도 했던 듯
물 모평에서 받았던
안좋은 성적들은
'이런 난이도에서조차도
이런 성적을 받아든 내가 과연 본게임에서 잘해낼 수 있을까'
'나의 실력은 이미 전성기 때에 비하면 이미 꺾였고
수험생으로서의 능력은 이미 상당부분 상실되지 않았나'
하는 불안감과 좌절감도 자주 느끼기도 했었고
그런 일련의 부정적인 감정들은
생활패턴에도 영향을 줘서
망가진 생활패턴이라는 결과를 낳았고
그 부정적 결과들은 다시 또 나에게
'이렇게 불성실하게 임하는 내가 잘 볼 수도 없을텐데...'
라는 생각과 함께 다시 부정적 결과를 낳는 원인이 되는
원인이 결과를 낳고 결과가 원인이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기도 했었던 기억
동력 상실과 부정적 결과들의 연속적 결합으로 인해서
뭐... 10월 쯤 되면 사실상
포기라고 한다면 할 수 있을 만큼
이미 큰 기대는 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
당시에 주변 사람들한테
"아무래도 이번 도전은 실패인 것 같다. 이젠 그냥 복학하면 가던 길이나 마저 갈 수 있도록 바랄 뿐이다."
"그냥 이젠 뭐... 복학하면 학과 생활 다시 정상적으로 바로 복귀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죠."
등의 말들을 자주 했었던 기억인데
어느 날
군대에 있었던 친구녀석한테
전화가 온 적이 있었는데
그 친구가 나한테
"그래. 이번에 공부는 잘 되어가고 있냐?"
라는 안부인사를 전한 적이 있었음
그게 아마 수능 며칠전이었던 기억인데
그 때 친구 녀석과 이런 대화를 나눴던 기억
"아무래도 나는 이번에 복학할 것 같다. 사람 마음이 참... 이게 물수능인 이상 환경도 도와주지 않고 나도 더이상 버티지를 못 하겠더라. 성적도 잘 안 나오고."
"그러면 네가 지금까지 가졌던 목표는... 어떻게?"
"슬프지만... 뭐 환경도 안 되고, 내 능력도 여기까지인데... 이제 내 인생에서 의사라는 꿈을 놓아줄 때가 왔나보다. 안 되는데 어쩌겠냐. 그냥 운명이 아니었을 뿐인데."
"그래도 평생 가졌던 꿈이었는데, 괜찮냐?"
"뭐... 의사 안 되도 지금 다니는 데서 학점 잘 따서 대학원 진학하고... 연구 쪽으로 가면 그래도 낫겠지."
"대학원 진학이라.. 그 쪽으로 진로를 잡을 예정인가보네."
"뭐... 이게 어떻게 보면 한 학기를 날렸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게, 내가 적어도 이걸 하지 않았다면 평생을 내가 시도하지 않았다는 후회 속에서 고통스럽게 살았을텐데, 아쉬운 점은 많지만 적어도 한 번 내 스스로 선택을 했고 시도를 했고 깔끔하게 실패했잖아. 사람은 자기가 해서 실패한 것보다도 자신이 할 수 있는데도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평생을 후회하고 미련을 가진다는데. 일단은 해봤으니 미련은 없겠지."
"그래... 기왕 그래도 이렇게 도전해본게 어디냐."
"뭐 평생을 안 했다는 후회를 하면서 그 굴레 속에서 사느니 차라리 이렇게 깔끔하게 시도하고 내 능력의 한계를 경험했으니까. 난 그저 이젠 평생의 굴레로부터 벗어난 것으로 만족한다. 복학하면 깨끗한 새출발해야지."
그리고 전전날 쯤에
부모님께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면서
마음의 준비를 하셨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했었을 때
"뭐... 이거 해보고 안 되면 뭐 깔끔하게 새출발 하기는 해야지."
"그래서 그냥 모레에는 뭐... 큰 기대는 안 하고 무리는 하지 않고 편안하게 보고 오려고요. 그래도 응시료는 냈으니까.
"그래도 가서 대충 보고 오지는 마라. 인생 모른다. 사람은 항상 최선을 다해야지."
"나름 가성비는 뽑겠다는게 제 철칙이니까... 그 시간 만큼은 최선을 다해볼게요."
"그래. 남은 기간 잘 마무리하자."
뭐 그래서 당일 날에 시험지를 마주했을 때
어려운 문제들을 마주할 때마다
"내가 이걸 못 풀면 어쩌지?"라는 불안감보다는
"어차피 나는 이제 뭐 복학인데. 즐기자."라는 마인드였던 기억
(그러다보니 그냥 재미있는 퀴즈 푸는 마인드로 풀었...)
집에 가는 길에
페북에다가 "내가 이 짓을 다시 하나봐라."
글 투척하고서
(그 당시에는 '내가 다음에는 절대 딴 생각 안 품는다.'라는 의미로 올렸던 기억)
집에 도착해서 빠른채점 열고서
"자... 기왕 망한거 복권이나 긁어보자."
하고 일괄 답안 입력하고
채점을 긁었는데
......도통 알 수 없는게 인생
인생은... 가봐야 아는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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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분 멋있어요
읽으면서 몰입........ 역시 goat....
와 글 진짜 잘쓰시네요

끝까지 최선을 다해봐야 후회가 없다는것을 다시세기게되었내여???: 띵가띵가 풀어도 의대 합격 ㅋ
여담으로 가성비라는 철칙 때문에
퀴즈같은 것도 한 번 풀기 시작하면 집중해서 푸는 스타일
(부담감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고대반수>의대 신가여?
네. 그렇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마지막에 소름 ㅋㅋㅋㅋ 멋있네요..ㅠ
와..
갓쩝접.. 멋있어요
ㄹㅇ 인생의 묘미
???: 아 이번에도 꽝이네!
복권긁기 비유 쌉오진다;; 캬
올해 주인공은 나야나 나야나!
올해 제 처지와 비슷한것 같네요. 이번에 대학다니다가 반수를 하고있어요. 전 반수를 결심하기 전에 엄청 많이 고민했어요. 내 실력은 이정도인데 과연 한번 더 하면 오를까, 남들보다 1년 뒤쳐질 수도 있는데 그만큼 가치가 있을까하고요. 그런데 작성자님 생각같이 평생 안해서 후회할 바에야 그래도 내가 비록 실패할 수도 있지만 내가 그래도 한 번 해봤다는 거에 의의를 두자 라는 생각에 반수를 시작했습니다.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되돌아 생각해보면, 비록 수능을 못보더라도, 후회는 안할 것 같아요. 정말 열심히 했고, 그냥 한 번 후회없이 해봤다라는 거에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이런 글 남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필력 ㄷㄷ
뱃지 스포일러 너무합니다 ㅡㅡ
ㄹㅇ 공감되네요...
ㄹㅇ 쩝저접님 글잘씀
너무 공감됩니다 ㅜ 저도 시험 편하게 잘 마무리 했으면 좋겠네요...!
정말 멋있으십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