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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어K [574147] · MS 2015 (수정됨) · 쪽지

2017-11-02 22:27:39
조회수 8,464

뭐! 백석이 나올것 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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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에 하나 걸리지 않을 까요?

제가 알기로 지금 까지 나온 백석 작품이

수라, 여우난골졳, 나타샤, 박시봉방 이 4개인데, 이제는 다른 작품 나올 수도....


주막(酒幕) - 백석



호박잎에 싸 오는 붕어곰은 언제나 맛있었다

부엌에는 빨갛게 질들은 팔모알상이 그 상 위엔 새파란 싸리
를 그린 눈알만한 잔(盞)이 뵈였다

아들 아이는 범이라고 장고기를 잘 잡는 앞니가 뻐드러진 나
와 동갑이었다

울파주 밖에는 장꾼들을 따라와서 엄지의 젖을 빠는 망아지도
있었다




팔원-백석

-서행시초 3



차디찬 아침인데
묘향산행 승합자동차는 텅하니 비어서
나이 어린 계집 아이 하나가 오른다
옛말속같이 진진초록 새 저고리를 입고
손잔등이 밭고랑처럼 몹시도 터졌다
계집아이는 자성(慈城)으로 간다고 하는데
자성은 예서 삼백오십리 묘향산 백오십리
묘향산 어디메서 삼촌이 산다고 한다
쌔하얗게 얼은 자동차 유리창 밖에
내지인(內地人) 주재소장(駐在所長) 같은 어른과 어린아이 둘이 내임을 낸다
계집 아이는 운다 느끼며 운다
텅 비인 차안 한구석에서 어느 한 사람도 눈을 씻는다
계집 아이는 몇해고 내지인 주재소장 집에서
밥을 짓고 걸레를 치고 아이보개를 하면서
이렇게 추운 아침에도 손이 꽁꽁 얼어서
찬물에 걸레를 쳤을 것이다   





바다 - 백석



바닷가에 왔드니
바다와 같이 당신이 생각만 나는구려
바다와 같이 당신을 사랑하고만 싶구려

구붓하고 모래톱을 오르면
당신이 앞선 것만 같구려
당신이 뒤선 것만 같구려

그리고 지중지중 물가를 거닐면
당신이 이야기를 하는 것만 같구려
당신이 이야기를 끊는 것만 같구려

바닷가는
개지꽃에 개지 아니 나오고
고기비눌에 하이얀 햇볕만 쇠리쇠리하야
어쩐지 쓸쓸만 하구려 섧기만 하구려

<1937년 4월 발표>




추야일경(秋夜一景) - 백석



닭이 두 홰나 울었는데
안방 큰방은 홰즛하니 당등을 하고
인간들은 모두 웅성웅성 깨어 있어서들
오가리며 석박디를 썰고
생강에 파에 청각에 마늘을 다지고

시래기를 삶는 훈훈한 방안에는
양념 내음새가 싱싱도 하다

밖에는 어디서 물새가 우는데
토방에선 햇콩두부가 고요히 숨이 들어갔다




정주성 - 백석



山턱 원두막은 뷔었나 불빛이 외롭다
헌겊심지에 아즈까리 기름의 쪼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잠자리 조을든 문허진 城터
반딧불이 난다 파란 魂들 같다
어데서 말 있는 듯이 크다란 山새 한 마리 어두운 골짜기로 난다

헐리다 남은 城門이
한울빛같이 훤하다
날이 밝으면 또 메기수염의 늙은이가 청배를 팔러 올 것이다

<1935년 등단시>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 -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燒酒)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에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1938. 3월 발표>



사슴

백석

소와다리 2016.02.25.

 1936년 1월에 발간한 첫 시집.

1935년 8월 30일 '정주성' 발표로 등단하여 짧은 기간에 창작한 33편의 시 수록.


이중 네 편 소개합니다.




고야(古夜) - 백석



아배는 타관 가서 오지 않고 산비탈 외딴 집에 어매와 나와
단둘이서 누가 죽이는 듯이 무서운 밤 집뒤로는 어느 산골짜기
에서 소를 잡아먹는 노나리꾼들이 도적놈들같이 쿵쿵거리며 다
닌다.

날기멍석을 져간다는 닭보는 할미를 차굴린다는 땅아래 고래
같은 기와집에는 언제나 니차떡에 청밀에 금은보화가 그득하다
는 외발가진 조마구 뒷산 어느매도 조마구네 나라가 있어서 오
줌누러 깨는 재밤 머리맡의 문살에 대인 유리창으로 조마구 군
병의 새까만 대가리 새까만 눈알이 들여다 보는 때 나는 이불속
에 자지러붙어 숨도 쉬지 못한다.




오리 망아지 토끼 - 백석



오리치를 놓으러 아배는 논으로 내려간 지 오래다
오리는 동비탈에 그림자를 떨어뜨리며 날아가고 나는 동말랭
이에서 강아지처럼 아배를 부르며 울다가 시악이 나서는 등 뒤
개울물에 아배의 신짝과 버선목과 대님오리를 모두 던져 버린다

장날 아침에 앞 행길로 엄지 따라 지나가는 망아지를 내라고
나는 조르면 아배는 행길을 향해서 커다란 소리로
―매지야 오너라
―매지야 오너라

새하러 가는 아배의 지게에 지워 나는 산(山)으로 가며 토끼
를 잡으리라고 생각한다
맞구멍난 토끼 굴을 아배와 내가 막아서면 언제나 토끼 새끼
는 내 다리 아래로 달아났다
나는 서글퍼서 서글퍼서 울상을 한다




흰 밤 - 백석



옛 성(城)의 돌담에 달이 올랐다
묵은 초가지붕에 박이
또 하나 달같이 하이얗게 빛난다
언젠가 마을에서 수절과부 하나가 목을 매어 죽은 밤도 이러
한 밤이었다




비 - 백석



아카시아들일 언제 흰 두레방석을 깔었나
어데서 물쿤 개비린내가 온다





靑枾- 백석



별 많은 밤
하누바람이 불어서
푸른 감이 떨어진다
개가 짖는다
(하누바람:하늬바람. 농가나 어촌에서 북풍을 이르는 말.
강원도에서는 서풍을 이르기도 함.)


출처 초록창 지식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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